갑목(甲木) 일간이 정화(丁火)를 만나면
갑목 나무가 힘차게 자라나기 위해서는 따뜻한 화(火) 기운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불기운이 강하면 나무는 타버려 잿더미로 변한다. 그 까닭에 사주는 짜임새가 매우 중요하다. 십신으로 정화(丁火)는 상관이다. 상관이 세력을 가지고 있다면 학문성, 교육, 기술 분야, 연구개발, 예체능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지지에 있느냐 천간에 있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천간에 있다면 무형으로 보고 지지는 유형으로 본다. 상관은 일간의 기운을 과도하게 빼앗아 가므로 신강한 사주냐 신약한 사주냐에 따라 활용도 측면에서도 현저한 차이가 난다.
간지(干支)는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것으로 육십갑자(六十甲子)라고도 한다.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하여 하나의 간지가 만들어진다. 십간의 첫 번째인 갑(甲)과 십이지의 첫 번째의 자(子)를 조합하여 갑자(甲子)가 된다. 양(陽)의 십이지는 항상 양의 천간과 결합하고 음(陰)의 십이지도 항상 음의 천간과 결합하게 된다. 이러한 순서로 천간 정화(丁火)는 정묘(丁卯), 정축(丁丑), 정해(丁亥), 정유(丁酉), 정미(丁未), 정사(丁巳)와 짝을 이룬다. 이러한 이치로 목화통명(木火通明)의 사주에서 정사(丁巳), 정묘(丁卯), 정미(丁未)로 들어오면 좋다. 학문을 좋아하고 자신의 몸을 불태워 사회에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정사(丁巳)는 유금(酉金)이나 축토(丑土)가 있으면 합으로 묶이므로 없어야 한다.
갑목 일간이 정화를 만났을 때 신약한 사주라면 설기를 더욱 당하므로 상관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좋은 머리를 나쁘게 쓴다. 위법이나 불법을 저지르고 유흥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파멸로 몰아넣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도 정화가 지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작용력이 더 크다. 가령 정사(丁巳)나 정미(丁未)가 이에 해당된다. 다만 상관은 정인으로 다스림을 받고 편인에게도 약간의 다스림을 받는다. 이렇게 다스림을 받으면 정관을 극하는 것이 현저히 약해진다. 이렇게 조절이 되면 인수의 학문성과 상관의 재능이 만나므로 특정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갑목 일간이 정묘(丁卯)를 만나면 천간은 상관이요 지지는 겁재가 된다. 정화가 묘목의 도움을 받는 목생화(木生火) 형태이다. 마른나무가 불을 지필 수 있도록 불쏘시개 역할을 하므로 상관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한다. 신약한 사주라면 묘목(卯木)이 일간에게 기운을 보태주므로 자신감이 충만해져 상관을 더욱 활용하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신강하다면 겁재로부터 공격을 받아 물질적인 고통과 주위 사람들로 인해 심리적인 갈등을 겪는다. 사주는 천간의 글자가 뿌리를 두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천간보다는 지지의 영향력이 더 크다.
정축(丁丑)을 보면 정화가 십이운성으로 묘지(墓地)에 들어가 갑목에게 별로 보탬이 되지 못한다. 자연학적으로 볼 때 꽁꽁 얼어붙은 땅 위에 촛불이 덩그러니 떠 있는 모습과 같다. 정축(丁丑)은 육친으로 상관과 정재의 만남이다. 강한 사주라면 상관생재가 되므로 고정수입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시기이다. 약한 사주라면 천간과 지지로부터 자신의 기운을 빼앗기므로 해로움이 크다. 남자 사주에서 정재는 부인으로 보고 정관은 자식이다. 축토 지장간에(癸辛己)가 숨어 있다. 은밀하게 신금 정관과 축토 정재가 서로 간에 소통을 하므로 자식을 얻고 싶은 충동이 내면 깊숙이 일어난다. 여기에다가 축토가 신장 방광 기능을 향상해준다. 스킨십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정해(丁亥)는 성질이 다른 정화와 해수의 결합이다. 신약한 사주라면 하늘에서는 설기를 당하지만 지지에서는 해수 편인이 수생목(水生木)으로 일간을 도와준다.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므로 편인의 역할이 강화된다. 사주 중에 식신이 있으면 효신(梟神)이라 하고 식신이 없으면 도식이라 하고 재성이 있으면 편인이라 한다. 대표적인 흉성이라고 하지만 요즘처럼 통섭과 융합이 요구되는 시대에서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육친 중에 하나이다. 편인의 전문화된 지식을 가지고 상관을 통해 표출한다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뛰어난 인재가 된다. 늘 그러하듯이 신왕한 명과 신약한 명에 따라 결과와 내용이 다르게 나타난다.
정유(丁酉)를 보면 상관과 정관의 만남이다. 천간에서 화극금(火剋金)으로 쇠를 녹여 정관이 위축된다. 만약에 취업이나 승진을 원한다면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주에 정인이 있다면 상관을 극으로 억제하고 정관을 보호해주므로 괜찮아진다. 남자 사주에서 정관은 아들로 본다. 혹여 자식 출산이 예정되었다면 걱정할 일들이 생기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여자 사주에서 상관은 자식이고 정관은 남편이다. 남자 친구를 만나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암시다. 그러나 사귀는 과정에서 끌어당겼다 밀어냈다 하면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될 수도 있다. 불과 쇠는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미(丁未)는 동질적인 기운으로 갑목 일간에게 강렬한 햇빛을 제공해준다. 미토는 건조지대의 토양이지만 주위 환경이 좋다면 힘차게 뻗어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화 상관이 관대(冠帶)에 앉아 강하다.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좋지만 부정적으로 쓰인다면 매우 고달픔이 뒤따른다. 사주가 음적 기운으로 치우쳐 있다면 하늘과 땅에서 열기를 불어넣어 주므로 균형 잡힌 사주로 변한다. 정화 상관은 미토 정재의 뿌리가 된다. 지속적인 소득을 만들 수 있다. 알찬 인생설계를 한다면 풍요로운 삶이 보장된다. 반대로 양적으로 치우쳤다면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불기운에 갑목 나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인생이 끝없이 추락한다는 시그널이다.
정사(丁巳)를 만나면 상관과 식신의 조합이다. 창의적인 자유방임주의자의 기질을 드러낸다. 식신은 표현력과 의식주의 힘이다.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을 새롭게 조합해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찾아내는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누구보다도 활용도가 높은 육친들이다. 남녀 공히 조직사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이라면 위축되는 시기이다. 천간과 지지가 세력을 갖춰 여차하면 직장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관재구설을 조심해야 한다. 여자는 자식과 남편 걱정이 따른다, 남자는 자식이 속을 썩여 마음고생을 할 수 있다. 유흥성이 발동하여 기존 틀에 저항하므로 일탈을 조심해야 한다.
상관은 식신과 같이 재성의 생활터전이 된다. 만약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천간의 생각과 지지의 현실이 일치하므로 기술혁신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신강한 사주라면 행동지향적인 성향으로 과감하게 밀어붙여 결과물을 도출해 내려고 한다. 사업 확장을 도모하므로 재성까지 갖추고 대운의 흐름이 좋다면 인간 승리의 역사를 감동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 신약한 사주라면 머리 지향적인 유형이라 실천력의 부재가 따른다. 너무 생각이 많아 좋은 찬스를 놓칠 수 있다.
상관은 글자 그대로 나의 명예와 권리를 맡은 관을 상하게 한다. 정사(丁巳)는 식상으로 관성을 극하여 쪼그라들게 한다. 회사에 납품을 하거나 유통, 대리점, 프랜차이즈 같은 조직과 연계하여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꾸 부딪쳐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은 육십갑자 중에서 갑목(甲木) 일간과 정화(丁火)와의 관계를 육친만 가지고 경험적 사실로서 접근한 것이다. 사주팔자라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보고 상호관계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데이터만 가지고 추론하여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다. 해석의 오류를 일으키게 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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