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여유당과 만남

명리학과 인공지능의 관계

청화거사 2018. 6. 23. 08:56

명리학과 인공지능의 관계

 

명리학은 중국에서 태동하여 동아시아에서 15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과 술()이 총합된 응용학문이다. 홀로 독립하여 자생한 학문이 아니다. 주역을 비롯한 경학의 사유체계와 세계관, 우주관의 영향을 받으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대체적으로 명리학의 성립은 당대에 원천강이나 이허중의 문헌을 기준으로 한다. 이러한 명리학은 송나라 초기 서자평의 학설을 기준으로 고법과 신법으로 구분한다. 고법을 삼명학(三命學)이라 하고 일간 위주론으로 간명하는 이론을 자평학(子平學)이라 부른다.

 

명리학이 탄생한 시기는 사회 구조도 단순하고 직업적으로도 사농공상 시대였다. 지금은 다양화, 복잡화, 다원화 사회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간에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사물인터넷,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1차 산업혁명은 1760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증기기관과 기계화이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전기를 이용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한 시대이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정보화 그리고 자동화 시스템이 산업을 주도하게 된 것을 말한다. 이제는 정보화 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일하고 느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전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겪게 될 것이다. 그것도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만약에 10년 후에 지금 종사하고 있는 인기 있는 직업은 존재하고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의 일자리는 급속히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 듀크 대학교 캐시 데이비드손 교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늘날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 중 65%는 대학 졸업 시점에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에 취업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자동화로 인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고 정교하지 않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직업군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기술혁신의 과정을 보면 2030년경에는 전혀 새로운 직업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차 산업혁명의 무서운 점은 직종 자체가 없어질 수 있고 전혀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세계 경제포럼에서는 사라질 직업이 710만 개이며 새롭게 만들어지는 직업이 210만 개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대략적으로 500만 개의 직업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역술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4조 원대로 추정되는 운세 시장이 인공지능에게 먹힐 것인가 아니면 공존할 것인가? 사뭇 궁금하다. 명리학자라면 어떤 위치에 놓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여차하면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주고 홀연히 물러나야 하는 시점에 도달할 수도 있다. 역술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환경변화가 느렸던 시대에 살았던 세대들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를 맞이하여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다행인 것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은 감성, 창의력, 상상력, 비판력이 없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있다. 인간만의 고유한 역량으로 강력한 무기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입력하여 획일적인 답변이 가능하지만 사주상담은 명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직관력과 영감도 요구된다. 거기에다가 깊은 통찰력과 현실적인 응용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 요즘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인지능력과 정보력, 판단능력이 뛰어난 고학력자들이 많다. 폭넓은 지식으로 인공지능에 대처하고 이들의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얇은 지식으로는 안 되며 통섭과 융합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넓고 깊은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