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역학 칼럼

음양과 오행의 결합

청화거사 2018. 5. 28. 09:20

음양과 오행의 결합

음양과 오행은 동양철학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개념이다. 이 두 개념은 본래부터 서로 결합되어 사용된 것이 아니다. 별도의 연원에서 발생하고 성장하다가 융합되었다. 음양이란 음과 양이라는 의미에서 점차 복합적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오행 역시 처음에는 오부(五府)에서 육부(六府)로 그리고 오재(五材)에서 오행(五行)으로 그 명칭과 의미가 바뀌면서 균형과 견제의 원리를 가미한 용어이다. 양자 모두 자연학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근원과 성질은 서로 다르다.

음양은 만사 만물에 존재하는 대립하는 두 기운으로 서로 상반상성하며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기운이다. 우주 발생의 기원을 설명할 때 쓰는 개념이므로 그 성격이 추상적이다. 오행은 구체적인 물질로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를 말한다. 우주만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원소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오행은 사물을 이루는 구체적 요소이므로 현실성을 수반하고 있다. 서로 다른 근원을 가진 이 두 개념이 만나 우주 자연을 해석하는 방식은 한층 더 다양해지고 치밀해졌다.

음양은 자연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써 사물을 서로 비교하여 그 특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오행은 시간에 따른 사물의 변화원리와 변화의 작용원리를 다섯 단계로 구분하여 사물의 역동성을 설명한다. 음양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사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오행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사물의 내면에 숨어 있는 작용을 이해하기 쉽게 한다. 음양과 오행을 음양오행으로 묶게 되면 현상과 원리를 동시에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음양과 오행은 서로 독립적이면서 서로 의존적인 관계이다. 각기 그 자체로서 독자적인 이론체계를 갖추면서도 하나의 설명 체계로서 시간과 공간을 표현하는데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음양과 오행은 추연에 이르러 연구되기 시작하여 자연의 질서를 설명하는 개념이 되었다. 추연이 음양과 오행을 모두 사유의 범주 속에 두었으나 그를 따르는 음양가들에 의해 촉진되었다. 음양과 오행의 결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최초의 문헌은 『관자』의 「사시」이다. 음양에서 사시가 나온다는 도식을 제시한 다음 다시 사시에다 오행을 배합시키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음양과 오행이 상호 결합을 이루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음양과 오행의 직접적인 결합은 유가의 동중서에 이르러 완성되었다.

음양오행설은『관자』『여씨춘추』『회남자』『춘추번로』『황제내경』을 지나면서 다양하게 발전하게 된다. 마침내 북송의 주돈이에 이르러 무극→태극→음양→오행→만물로 이어지는 기일원적인 우주 도식을 제시하였다. 주희의 우주 도식 역시 이것을 기본 틀로 삼는다. 음양과 오행이 만남으로써 우주 발생의 원리뿐만 아니라 인간세상의 다양한 현상들을 미세한 영역까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동양 고유의 학술 장르 중 하나인 음양오행설은 음양과 오행이 결합을 이룸으로써 비로소 광대하고 심원한 내용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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