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역학 칼럼

오행의 기원

청화거사 2017. 2. 27. 09:59

오행의 기원

오행은 음양과 함께 우주자연과 인사를 설명하는 핵심개념의 위상을 가진다. 이러한 경향은 고대로부터 이어져왔던 오행 개념을 전국시대의 추연(鄒衍)이 체계화함으로써 촉발되었다. 한대(漢代)에 이르러 오행의 활용범위는 우주는 물론 인간의 심리와 육체 등의 미세한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오행 개념의 기원을 찾는 것은 매우 난해하다. 중국의 고대문헌에서 찾아보면『상서』의「대우모」․「감서」․「홍범」등에서 볼 수 있다. 형식상으로는 오행 개념이 가장 먼저 등장한 자료는『상서』이다.

「홍범」에서 오행에 대해 구체적인 기록이 나온다. 이것을 철학적 의미로 볼 때 오행론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오행이란 첫째는 수요, 둘째는 화요, 셋째는 목이요, 넷째는 금이요, 다섯째는 토이다. 수를 적시고 내려감(윤하 潤下)이라 한다. 화를 타고 오름(염상 炎上)이라 한다. 목을 굽고 폄(곡직 曲直)이라 한다. 금을 따르고 바뀜(종혁 從革)이라 한다. 토를 심고 거둠(가색 稼穡)이라 한다. 또한 흘러내리면 짠맛을 만들고, 타오르면 쓴맛을 만들고, 굽었다가 곧았다가 하면 신맛을 만들고, 변혁시키면 매운맛을 만들고, 심고 가꾸면 단맛을 만든다.

이처럼 오행의 생성순서와 물상, 속성을 자세히 표현하고 있다. 이는 오행을 단순한 물질의 의미로 보는 것이 아니다. 고유의 작용을 하면서 움직이는 기로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홍범」의 오행관념은 오행의 성질을 인식한 오재관념이다.「홍범」은 은(殷)을 정벌한 주(周)의 무왕이 은의 귀족인 기자(箕子)에게 치국의 도리를 물었을 때 기자가 바친 글이라고 한다. 오행은 은나라에서 연원하여 주나라로 계승된 것으로 보인다.

춘추시대『춘추좌씨전』「양공」에는 “하늘이 오재를 내리니” 라고 하여 오행을 민용오재(民用五材)의 개념으로 이해하였다. 하늘은 육(六)이라는 수를 써서 육기(六氣)이고, 땅을 오행(五行), 오미(五味), 오색(五色), 오관(五官) 등 오(五)의 수를 쓴다고 한 것으로 보아 춘추시대에는 오행관념을 생활에 필요한 도구의 재료로 보았다. 오행을 민용오재로 인식하는 관념은 전국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국어』는 하늘은 6의 수, 땅은 5의 수를 쓰는 것이 수의 법칙으로 하늘에는 육기가 있고 땅에는 오행이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춘추전국시대의 오행관념은 생활에 필수적인 다섯 가지 실용적인 오재관념을 지칭하였다.

오행은 오행설의 전개에 중추적 개념이 되어 진한시대의 저작인『여씨춘추』․『회남자』․『춘추번로』․『황제내경』․『백호통』등을 지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심화되었다. 중국에서 오행은 물질에서 기운의 의미로 전환된다. 그 기운의 상호관계성을 중시하여 다양한 영역에 적용시키려 한 점에서 서구 고대의 물질론과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오행은 남송(南宋)에 이르러 주희의 제자인 진순(陳淳)에 의해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 그는『북계자의』에서 화의 속성은 건조함(燥), 수의 속성은 젖음(潤), 금의 속성은 차가움(寒), 목의 속성은 따뜻함(溫), 토의 속성은 중후함(重厚)함이다. 라는 말로 오행의 속성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이와 같이 오행의 기원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원초적으로 오행은 자연계의 다섯 가지 물질로 볼 수 있다. 추연에 의해 오행은 유기적인 관계성으로 목, 화, 토, 금, 수 다섯 가지 기운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추연이 당시의 제(齊) ․ 연(燕)등 동북지역에 산재해 있던 오행개념을 철학적 의미로 승화시켰다. 오행의 개념은 추연 이전에도 민간에 존재했다. 그러나 전국시대의 추연에 의해 비로소 우주자연을 해석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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