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계해(癸亥) 일주의 분석

청화거사 2018. 5. 7. 06:42

계해(癸亥) 일주의 분석

 

계해 일주는 음중의 음이다. 물이 물을 만났다. 계수는 씨앗이 싹을 띄워 뚫고 나오려는 상태로 새로운 양을 발생시켜 갑목으로 환원되기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양의 기운이 깊숙이 감추어져 드러나지 않으니 그 본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하늘에서는 우로가 되며 땅에서는 흐르는 물이다. 해수는 겨울이 시작되는 때로 수의 기운이 강해지는 시기이다. 만물을 걷어 들여 씨앗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동물로는 욕심이 많은 돼지이다. 차가운 바닷물이나 호수, 강물을 상징한다.

 

해수 지장간에는 무갑임(戊甲壬)이 내장되어 있다. 육친으로 보면 무토는 정관, 갑목은 상관, 임수는 겁재를 의미한다. 이들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우주 에너지는 당사자인 사주의 주인공과 끊임없이 교감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오행이라는 입자 속에 내포된 육친이 어떤가에 따라 운명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르다. 해수는 사람의 몸에 흐르는 혈관과 같다. 갑목의 생지가 되어 자수보다 활발하게 움직인다. 수생목의 작용이 강하다. 인목이나 묘목을 만나면 합으로 목 기운이 강해진다. 사화를 만나면 충으로 불을 꺼뜨린다. 금을 보면 생조를 받고 토를 보게 되면 물길이 막힌다. 수가 많으면 토나 화가 있어야 하며 목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편이 된다. 해수 안에 있는 무토가 남편이다. 무계(戊癸)합으로 음양의 기운이 결합하여 화()라는 오행을 생성시킨다.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렬히 끌린다. 하지만 남편이 자신의 성질을 잃어버려 점점 무능해져 간다. 거기다가 상관견관이다. 부부 사이에 불길한 조짐이다. 기본적으로 토는 수를 극하는 관계이다. 힘을 가진 토가 아니라면 강한 물줄기를 차단할 수 없다. 오히려 흙이 휩쓸려 간다이런 구조라면 결혼을 고민해 봐야 한다. 능력이 없어 마누라가 무시하고 얕잡아 본다. 그뿐만 아니라 가슴을 후벼 파는 말로 상처를 준다. 거꾸로 무토가 해수를 보면 재성이 된다. 남편의 여자가 되므로 외도를 한다는 시그널이다. 무능하지만 끼가 많고 성욕까지 강해 바람을 피울 확률이 높다.

 

남명에서 화()는 재성으로 부인이다. 일지에 있는 겁재가 재성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처와 인연이 불리하게 작용한다. 해수 안에서 갑목이 설기시켜 주지만 물 기운이 강해 불을 꺼버릴 수 있다. 그만큼 부부 인연이 약하다. 거기다가 일간이 왕지에 앉아 재성을 극으로 쪼그라들게 하므로 경제적으로 궁핍해진다. 독단적인 성향으로 제 잘날 맛에 살아 가정을 지키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화 재성이 지장간에 있는 임수 겁재를 보면 관성이다.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마누라가 도망갈 수도 있다. 재성은 부친을 말한다. 화 기운이 십이운성으로 절 태지에 들어가 부친의 덕은 미흡하다. 자수성가해야 한다. 갑목 상관이 장생에 놓이면서 재성에게 힘을 보태주려고 해 처갓집과는 사이가 나쁘지 않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녀를 말한다. 해수 장간에 있는 갑목이 자녀가 된다. 십이운성으로 장생이면서 물속에서 나무가 자라는 모습이다. 갑목이 무토의 토양과 해수의 자양분을 만나 자식에게 온갖 정성을 쏟게 된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잘난 자식을 둘 가능성이 높다. 상관이 정관을 극하니 남편보다는 자식 덕이 낫다. 다만 역마성으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계해 일주는 제왕지면서 상관이 장생지로 건강관리만 잘하면 장수하는데 문제가 없다. 다만 수 기운이 태과하다면 신장과 방광에 이상이 온다. 화를 극하므로 심장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겁재는 형제, 자매, 동료를 의미한다. 해수는 물이면서 동물로 돼지다. 겁재가 재를 놓고 다투는 격으로 재물욕심도 많지만 강물처럼 재물이 쉽게 빠져나간다. 허황된 욕심으로 투기성이 발동하여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다. 계해 일주의 기본 마음은 목을 향하고 화를 제압하려고 한다. 여기서 목은 식상이고 화는 재성이다. 해로운 친구들과 유흥문화에 빠져 재산을 탕진할 수도 있다. 거기에다가 겁재 형제들과 재물을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물질적인 고통과 심리적인 갈등으로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인성은 모친을 말한다. 계해 일주는 일간이 왕지에 앉아 있다. 하지만 해수 안에서 갑목이 설기하고 해수가 무토의 극을 받고 있다. 인수로 일간을 돕고 화 재성으로 온기를 불어넣어 해동시켜야 한다. 그래야 균형 잡힌 사주가 된다. 인성이 주위에 포진해 있다면 엄마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자존심이 강해 모친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스타일이 아니다. 갈등의 단초가 된다. 반대로 신약한 사주라면 엄마의 도움을 간절히 바란다. 어려운 일들이 발생하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의지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성정으로 강한 사람 앞에서는 자신을 비굴하게 낮추지만 약한 상대는 철저히 무시하는 기질을 드러낸다.

 

계해 일주는 하늘과 땅이 같은 기운으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다. 고난을 비료 삼아 자신의 그릇을 키워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지녔다. 역경을 딛고 일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관인 상생의 구조라면 적응능력이 뛰어나 직장생활도 잘한다. 천문성으로 상황판단 능력과 통찰력이 있다. 성공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활동적인 일보다 정신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아 조직생활에 쉽게 환멸을 느낄 수 있다. 조절 능력이 필요하다. 식상 생재의 형태라면 지혜가 있어 사업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대운에서 화 기운이 유입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해수가 역마성이다. 해수 안에 갑목 상관이 공존해 바쁘게 살아간다. 이동이 많은 사업과 인연을 맺을 확률이 높다. 다만 겁재 안에 상관이 숨어 있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들에게 배신을 당할 수도 있다. 동업 형태는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분석은 일주로 범위를 한정하여 말한 것이다. 일주가 매우 중요하지만 사주의 구성에서는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부분이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전체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만을 가지고 전체인 양 해석해서는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다. 사주 분석을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로 비유하자면 저 삼량진쯤이 일주 분석이다. 거기서 길을 다시 들어 부지런히 달려 서울에 도착해야 사주팔자를 보고 간명했다고 할 수 있다. 서울 남대문 안에 두 발을 들이고 나서야 사주 분석이지 그 전에는 사주 분석이라 판단하면 올바른 정보를 얻었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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