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己丑) 일주의 특성
무토는 메마른 형상이라면 기토는 수축하는 변화를 위하여 음기를 조금 받아들인 상태이다. 본격적인 가을을 여는 음 운동을 시작하여 일종의 내면적 활동을 한다. 오행 중에서 토는 각 4행을 잘 담아서 중간에서 소통시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축토는 인목의 생명체를 탄생시키기 위한 배양의 흙으로서 역할을 한다. 꽁꽁 얼어 있는 땅으로 해동시켜 주지 않으면 나무가 잘 성장하게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 된다.
기축 일주는 뭉쳐서 끈끈하게 엉긴 기운과 끈끈하게 결합하려는 기운끼리 만남으로 축토의 지장간에는 계신기(癸辛己)가 들어있다. 냉기가 응축되어 봄에 스프링처럼 튀어나올 수 있도록 목 기운으로 변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십신으로 계수는 편재, 신금은 식신, 기토는 비견으로 비식재(比食財) 구조이다. 이들 육친들은 일간을 중심으로 운명과 일정한 패턴 속에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잠재적 본능을 지닌 하나의 생명체로써 행동하고자 하는 내면의 갈등이나 생각을 상세히 알려준다.
기토는 밭이고 축토는 소이다. 우직하고 고집이 센 동물로 내색하지 않으며 앞만 쳐다보고 묵묵하게 일만 한다. 인간을 위해 농사를 짓도록 논과 밭을 일구며 죽어서 가죽까지 내주는 희생하는 동물이다. 이른바 성실하고 부지런함의 아이콘이다. 거친 땅을 쓸모 있게 개간하여 식물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쉼 없이 쟁기질을 하거나 곡괭이로 파헤쳐 기름진 옥토로 만들어야 활용가치가 있다. 이런 까닭에 월지나 일지에 축토가 있으면서 잘못 짜인 사주라면 현실에 부딪혀 고생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식신 생재의 형태로 기본적으로 재물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자수성가형으로 워낙 부지런해 어지간해서는 돈이 떨어지지 않는 유형에 속한다. 비견 안에서 식신과 편재가 공존하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마음속에 창업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뜻 보면 뿌리가 튼튼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간이 묘지에 들어가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는 구조이다. 일간에게 힘을 보태주는 운이 온다면 돈을 벌고 싶은 욕구가 샘솟아 실행으로 옮기게 되므로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비견이 호시탐탐 재물을 빼앗아 가려고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그만큼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일주이다.
기축 일주는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므로 돈이 없어 쪼들리거나 궁색하지는 않은 편이다. 더구나 재성이 고지에 들어가 숨겨놓고 움켜쥐려는 속성으로 차곡차곡 저축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형충(刑沖)으로 툭 건드려 편재가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투기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축토 자체가 비견으로 자존심이 강하지만 어지간해서는 돈을 잘 쓰지 않아 인색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조용하면서 챙길 것은 챙기는 실속파들이 많은데 지출 후에 후회하는 스타일로 보면 된다. 흔히 그러하듯 사주가 일그러지면 한량처럼 살아가면서 게으르고 책임감이 없는 부류들이다.
남명에서 정재는 부인이고 편재는 애인으로 본다. 비견 안에 편재가 있다. 임자 있는 여자 친구를 묘지에 감춰두고 있는 형상으로 가까운 곳에서 은밀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암시이다. 늦게 결혼하는 게 오히려 가정이 안정되어 서로 챙겨주면서 그럭저럭 살게 된다. 여명은 식신이 자식이다. 묘궁에 들어가 열정을 쏟은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와 인연이 약하므로 같이 살지 말고 타 지역이나 유학을 고려해보는 것도 지혜로운 하나의 방법이다. 편재인 부친 역시 묘지에 임하면서 비견에게 두들겨 맞아 혜택이 적다. 코드까지 맞지 않아 갈등을 겪는다. 고달픔 형제가 배우자 궁에 버티고 있으면서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축 일주는 토 기운으로 간여 지동을 이뤄 자존심이 강하다. 비인살(飛刃殺)이 더해져 날카로우면서 싫증을 쉽게 느끼는 까칠한 유형들이다. 황소고집으로 부부간에 해로하는데 문제를 안고 있다. 색욕도 만만치 않아 원만한 가정생활을 이루려면 이해심이 많거나 포용력이 있는 인연을 만나야 무탈하게 된다. 식신의 영향으로 감각이 발달하여 아기자기하고 아담한 것에 매력을 느끼며 꾸미기를 좋아한다. 표면적으로 온화하면서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남녀 공히 부부간에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단점을 안고 있는 일주이다.
기축 일주는 음기가 강하면서 입묘(入墓)되어 정적인 성향을 드러내 외로움을 많이 탄다. 원래 비밀이 많아 남모르는 고민을 속 시원하게 드러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조후적으로 화 기운을 받지 못하면 자칫 움츠러들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지장간의 신금(辛金) 현침이 탕화(湯火)로 감정 기복이 심해 흔히 롤러코스트를 탄 듯 기분이 오락가락 한다. 일지가 화개로 철학이나 종교에 심취해 내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향으로 고독한 것이 특징이다. 축토는 주변여건이 좋지 않으면 식물이 무럭무럭 자랄 수 없는 땅으로 변한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보면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 자신을 학대하거나 주변을 원망할 수 있어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창조적인 지혜를 얻기 위해 일주를 분석할 수 있다면 나름 도움은 되지만 사주팔자를 입체적으로 관찰하여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가치 있는 정보에 근접할 수 있다. 수많은 변수들을 예측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주만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사주팔자를 다면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주를 읽는데 남다른 재능을 가졌다 해도 오류에 빠져들 수 있다. 바코드처럼 각자가 다르게 입력된 정보를 실수를 줄이면서 풀어낼 수 있어야 안내자 역할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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