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庚寅) 일주의 분석
천간과 지지가 양적 기운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 경금은 맑고 깨끗한 물을 생성하여 이 물의 도움으로 성장한 목을 수확하여야 한다. 나아가 불로 제련하여 생필품으로 사용되도록 해야 자신의 역할을 다하게 된다. 인은 축에서 숙성기를 거친 새싹이 돋아나 힘차게 뻗어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물상으로는 호랑이다. 위엄을 갖춘 동물로 용맹함과 폭발적인 힘으로 먹이를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경인 일주는 역마의 속성으로 이곳저곳을 움직이면서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인목 지장간에는 무토, 병화, 갑목이 파동으로 감응하면서 끊임없이 운명과 상호작용을 한다. 이들은 밖으로 표출하려고 하는 내면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도록 논거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일간에 대입하면 무토는 편인, 병화는 편관, 갑목은 편재로 거대한 바위와 호랑이의 자형을 둔 재관인(財官印) 구조이다. 일주의 짜임새가 경금에게 힘을 실어주는 오행은 없고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암투를 벌이고 있는 형태이다. 다만 무토가 있는데 그 힘이 약해 일간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일주만 놓고 보면 의지할 곳이 없는 서글픈 처지로 주위에서 힘을 보태주는 육친들이 포진해야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해질녘의 호랑이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숲 속에서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편재가 재물을 좇고 있지만 일간이 절지에 앉아 장악 능력이 떨어진다. 여차하면 일생이 변화무쌍함을 암시하고 있다. 재관인 삼박자가 절지에 빠져 아무런 형체도 없는 공허한 상태이다. 마지막 종점이요 시작이다. 부분적으로 보면 편인과 편관은 장생(長生)으로 관인 상생을 이루고 있다. 성공에 대한 선천적인 욕구로 학업에 뜻을 두지만 성취하려면 무단히 노력해야 된다는 메시지이다. 남모르게 출세욕이 표출되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유형이지만 샛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잠시 우쭐하다 만다.
남명에서 부득이 편재를 부인으로 맞이한다면 재관이 건록과 생지로 사업수완이 뛰어나거나 사회 활동을 하는 여성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역마의 성질까지 더해져 바쁘게 살아가야 하므로 부부간에 오순도순 살려면 이해의 폭이 넓어야 한다. 인목 안에 병화가 암장되어 욱하는 마누라를 만나 잔소리 깨나 듣고 산다. 고분고분 맞춰주면서 살아야 평온하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혹여 일간에게 힘을 보태주는 비겁운이 유입되면 그제 서야 큰소리치면서 평상시 억눌려있던 감정이 폭발하여 부부싸움의 조짐으로 작용한다.
여명은 편관이 편재 안에 숨어있어 번듯한 직장은 아니지만 활동적이면서 돈을 잘 버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애인을 만나더라도 이러한 유형을 선호한다. 대체로 관성이 생지이면서 절지에 들어가면 결혼 초에는 남편에게 의지해 그럭저럭 살지만 중년 이후부터는 가정을 책임지는 일들이 생긴다. 딱히 누구 잘못이라고 탓할 수 없이 서로 외롭고 힘든 부부관계로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남명에서 편관은 자식이다. 역마의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므로 유학을 가거나 부모 곁을 떠나 공부를 할 수 있다. 경인 일주는 일간과 일지가 상쟁으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으므로 탁한 사주라면 조심해야 한다.
경인 일주가 청한 사주라면 순수하고 정의로우며 원칙과 소신이 분명해 결단력이 있다. 이는 일간의 주변 환경이 안정되어 맑은 물을 생성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불로 다듬어 보석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 이러한 성향이 나타난다. 일주만 보면 바위에 눌린 호랑이로 속마음은 겉보기보다 유약하고 무른 성격들이 많다. 인목이 화의 장생으로 성격이 급해 무슨 일이든 느긋하지 못하고 결과를 빨리 보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승부근성과 끈기가 약해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성격을 고쳐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경인 일주들이 대체적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고 돈이 없어도 폼을 잡는 스케일이 큰 부류들이 많은 편이다. 지장간 내부에서 편재가 편관에게 에너지를 보태주는 재생관이면서 이에 더해 편인으로 기세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응집되어 일간에게 전달되는 구조이다. 양간의 특성상 편인의 기질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조직과의 관계 속에서 프랜차이즈, 인허가, 납품 등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한다. 게다가 문서 형태로 재산을 숨겨 놓고 싶은 내면적 욕구를 지녔다고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간에게 도움을 주는 육친들이 없다면 마음만 앞서지 뜻대로 되지 않는 결점을 안고 있다.
자연계의 기운은 매 순간마다 수시로 바뀌는데 해마다 돌아오는 세운에 의해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가령 해수가 유입되어 인해합으로 식신 생재가 매끄럽게 연결되면 사업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 오화가 들어오면 인오 합으로 큰 조직과 연계 속에서 창업을 구상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아니면 재생관이 되므로 직장생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토가 오면 관인 상생으로 시험 합격이나 취업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만약 신금이 도래하면 인신 충으로 반대의 기운끼리 충돌로 부부갈등이나 금전손실과 같은 이상 징후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사화가 오면 인사 형으로 강한 세력끼리 부딪힘으로 사고나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 느슨하게 짜인 사주라면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게 된다.
인간의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자 탄생한 학문이 명리학이다. 사주 분석에서 이론과 실전은 수레의 양쪽 바퀴 같은 존재이다. 한쪽이 모자랄 경우 그에 걸맞은 신뢰를 얻을 수밖에 없다. 이론과 실전을 겸비하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주 분석은 해석을 하는데 하나의 단편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사주팔자를 보고 미분법을 풀 듯 얽히고설킨 복잡다단한 상황을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운명의 정보로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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