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甲申) 일주의 특성
갑목은 씨앗이 싹터 오르는 기상이다. 기본적으로 위로 향하는 성질과 밑으로 쉽게 굽히지 않으려고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자라려는 기질로 의욕이 있고 자존심이 세다. 뿌리는 땅을 헤치고 뻗어 나가려고 하여 인내력이 강하다. 신(申)은 신(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쇠하여 커져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화의 양기가 미(未)에 의해 수렴된 것이 신(申)에서 응축되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결실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행동을 취해야 하는 계절이다. 갑신 일주는 큰 바위 위에 서 있는 곧게 뻗은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지지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간의 기운을 품고 있다. 각 지지가 안고 있는 천간을 지장간이라고 부른다. 신금 안에는 무임경(戊壬庚)이 숨어 있다. 찬 임수의 도움을 받은 수증기가 응축하면서 건조한 경금의 가을 기운이 빨리 진행되도록 촉진시키고 있다. 그만큼 금의 세력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일간에 대입하면 무토는 편재, 임수는 편인, 경금은 편관을 의미한다. 이들 오행들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이 간지에 있는 글자들과 실핏줄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유기적인 틀 안에서 상호반응을 한다.
갑신 일주는 재관인(財官印)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재물(財), 벼슬(官), 학력(印) 삼박자가 절지(絶地)에 놓여 운의 변화에 따른 변동 폭이 심하게 나타난다. 여차하면 쓴맛 단맛을 겪으며 우여곡절을 경험을 할 수 있다. 지장간이 모두 편(偏)의 기운으로 치우쳐 있지만 토생금, 금생수로 에너지가 순환 상생하고 있다. 그러나 바위 안에 있는 무토가 갑목에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넉넉한 토양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 임수 역시 바위 속에 갇혀 있는 물이다. 갑목이 쑥쑥 뻗어갈 수 있도록 자양분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이처럼 주위에서 협동적인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역량이 부족하여 다소 고독한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사주팔자는 간지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인간의 실상을 치밀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원리를 기본으로 하여 일주가 지니고 있는 배우자 성향을 엿볼 수 있다. 갑신 일주가 바라는 배우자는 편관을 깔고 있어 명함이 괜찮은 사람을 선호한다. 편인의 영향으로 지적 수준도 갖추면서 대화가 통하면 쉽게 마음을 연다. 편재의 자극으로 돈도 잘 벌고 잘 쓰는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끌리게 된다. 이러한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에너지가 강한 사주가 돼야 한다. 그래야 컨트롤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만 간절하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설령 만났다 해도 이들에게 끌려 다니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일주는 배우자가 거주하는 공간이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편이 된다. 정관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편관을 남편으로 써야 한다. 갑신 일주가 부득이하게 편관을 남편으로 취용 한다면 애초부터 부부간에 살가운 사이는 아니다. 만약에 신약한 사주라면 호랑이 같은 남편으로부터 시달리게 된다. 반대로 에너지가 강한 사주라면 방어할 수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남편이다. 다른 간지에 식신이 있다면 억제시켜주므로 온순한 남편으로 변한다. 여명은 생활력이 강하여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자존심이 강하여 내려놓지 않으면 배우자로부터 학대를 받게 된다.
갑신 일주는 거대한 바위 위에 소나무가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처럼 환경이 열악하다. 갑목과 신금이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극으로 반대의 세력끼리 투쟁하여 쪼그라들고 깨진다. 에너지가 강한 사주라면 신금 도끼에 찍혀도 잘 견딜 수 있다. 반대로 빈약하면 두들겨 맞아 깨지고 일그러지게 된다. 다행인 것은 임수가 에너지를 소통시켜주므로 과도한 공격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인내하면서 기다려야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일주이다. 참고 기다리지 않으면 실속 없는 인생이 된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재주를 부리는 능력으로 다양한 재능은 타고났다. 하지만 끈기가 약해 쉽게 포기하는 습관을 고쳐야 원하는 것을 거머쥘 수 있다.
편재가 병지(病地)에 임하여 재물과 의식주에 대한 변동이 심하게 나타난다. 재물관리에 실패하면 빈털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역마의 속성으로 바쁘게 살면서 자리를 자주 옮기게 되며 한 곳에 정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편재는 부친이다. 부친의 도움은 별로 없다고 유추할 수 있다. 임수 편인은 생지(生地)로 모친의 간섭이 만만치 않다. 드러내 놓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공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 학문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관인 상생으로 시험운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학문을 바탕으로 편관을 적절히 활용하면 조직사회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찾아온다.
궁극적으로 인생을 지배하는 것은 타고난 운명과 환경적 변수가 큰 테두리 안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전개된다. 갑신 일주는 절지에 놓여 자기 주관이 약하고 세상 물정이 어두운 편이다. 곤란한 부탁을 해도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해 손해를 본다. 위로 솟구치려는 성질로 우직하지만 독단적이고 비타협적 생활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으로는 어질고 밖으로는 강직해 자기통제가 잘된다. 남을 비판하고 음해 모함하는 부도덕한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끔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세우는데 상황에 따라 굽힐 줄만 안다면 생명력은 길다.
사주학은 천체의 운행과 지상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운명과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 사이에 존재하는 상응 관계를 시간의 개념에 따라 연구하는 학문이다. 개인이 부여받은 사주라는 에너지 코드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십간십이지가 가지고 있는 기질과 에너지를 분석하면 운명의 비밀코드를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정밀하게 짜인 프로그램을 해독해 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사주에 감춰진 비밀들을 추론하려면 일주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주 전체를 다면적으로 보고 간명에 필요한 논거들을 취합하여 추명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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