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신사(辛巳) 일주의 특성

청화거사 2017. 7. 17. 15:01

신사(辛巳) 일주의 특성

 

신금은 음으로써 경()에서 복합적으로 수축되어 변화가 된 것이다. 음기가 아래로 강하게 누를 때 경금이 생겼다면 신금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좌우 옆에서 안쪽으로 섬세하게 수축된 것이다. 세공된 보석으로 잘 다듬어진 귀금속에 비유할 수 있다. 사화는 뱀이다. 독성을 가진 동물로 깨끗하고 예민하며 기회를 포착하면 공격성을 드러낸다. 사악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동물이다.

 

지장간의 관계성을 보면 무토, 경금, 병화가 숨어있다. 각각 정인, 겁재, 정관에 해당한다. 사월은 24절기로는 입하와 소만이 있는 달이다. 더운 여름이 시작됨으로 가을의 건조한 경금의 기운을 도입하여 온도 상승을 돕고 있다. 양의 기운이 극에 이르러 음이 자취를 감추는 때로 양기가 사방에 퍼져 끝에 다다른 시기이다. 인간은 천지자연의 운행 원리에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하늘의 기운을 나타내는 무토, 경금, 병화는 운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내면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신사 일주는 관인비(官印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바른 가치관을 지녀 신사다운 기상이 서려 있다. 정열적이고 밝은 성향을 드러내다가도 장간에 숨어있는 경금으로 인해 냉혹해지기도 한다. 매사에 경쟁적이고 최고가 되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면 주위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숙살지기로 냉정하면서 의리를 지닌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쇠가 불 위에 앉아 녹아내리는 형상으로 겉은 차갑게 보이지만 눈물이 많고 여린 성격이다.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여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

 

인생을 지배하는 미묘한 법칙들이 많지만 그중에 사주팔자의 영향은 지대하다. 신사 일주는 무토 정인이 록지(祿地)에 임하여 세력을 갖추고 있다. 코드가 잘 맞는 모친의 그늘에서 교육을 받아 대체적으로 사람 됨됨이가 착하다. 학식을 갖춘 예의 바른 사람들이 많다. 성장과정에서 어머니의 치마 바람이 지나쳤다면 자립심이 부족하여 어려운 일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려고 한다. 겁재가 들어 있어 드러내지는 않지만 시기와 질투심이 대단하다.

 

겁재가 생지(生地)에 임하여 마음속으로는 잔인한 측면도 있다. 일간이 사지(死地)에 앉아 늙은 여우 같지만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겉으로 표출하지 못한다. 서리 맞은 뱀처럼 힘을 못 쓰고 비실거릴 수 있다. 주위에서 인수나 비겁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주어야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신사 일주는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어 사주가 조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 수 기운으로 열기를 적당히 식혀줄 필요가 있다. 만약에 인수가 많다면 재성으로 조절해주어야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신사 일주는 정관과 정인이 관인 상생으로 소통을 이루고 있다. 직장생활에 적합한 조건이다. 학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병화 정관이 건록(建祿)으로 에너지까지 넘친다. 사화는 역마의 속성과 독성을 지녀 생사여탈권을 가진 집단에서 근무하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건전한 사고방식과 품행까지 반듯해 윗사람의 혜택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는 기질을 지녔다고 보면 된다. 아쉬운 점은 카리스마가 부족해 참모로서는 최고지만 리더로서는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해야 한다.

 

사화에 암장된 겁재의 작용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고 있다. 운이 좋을 때는 도움을 주는 동료지만 나쁜 운이 올 때는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로 보면 된다. 신사 일주는 사업가적 기질이 부족해 묵묵히 직장생활이 어울리는 유형이다. 대운에서 재성 운이 오면 사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발동한다. 꾹 참고 인내해야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다만 사주가 식상 생재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 운의 변화를 관찰해 도전해 볼 만 하다.

 

배우자 궁에 겁재가 숨어있어 암암리에 돈을 빼앗아 가는 형제가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여명은 정관이 세력을 갖추면서 병신(丙辛) 합으로 끌어당기므로 학식이 높고 건전한 남편과 인연을 맺기 쉽다. 암합의 작용으로 배우자에게 집착하는 편이다. 치유하지 않으면 부부간에 갈등의 원인이 된다. 남명은 정관이 자식이다. 유정하여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녀가 있다고 본다. 단 마누라보다 자녀에게 애정을 쏟아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지장간이라는 공간에서 정관이 겁재와 마주 보고 있는 형태이다. 정관이 겁재를 극으로 밀어내고 있지만 겁재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흠모하는 사람과 은밀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명리학은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수많은 임상을 거치면서 학문적으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사주에 숨겨진 비밀을 제대로 해독할 수 있다면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꽃 피우려면 일주 분석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사주팔자를 종합적으로 보고 논리적으로 간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인생설계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