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계미(癸未) 일주의 특성 분석

청화거사 2017. 7. 31. 09:32

계미(癸未) 일주의 특성 분석

계수는 이슬과 같은 물이다. 큰 호수에서 흘러나와 여러 지류로 갈라져서 흐름이 거의 멈추어선 상태이다. 밖으로는 음기에 의해 위축되어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양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미토는 이음(二陰)이 시작된다. 땅에 흡수된 열기가 복사되어 가장 더위를 느끼는 시간이다. 기상학적으로 보면 하늘의 기운인 계수와 지상의 기운인 미토의 결합으로 지상은 덥고 습기가 많으며 하늘은 찬 기운이 강하다. 이런 까닭에 육십갑자 중에서 일 년 내내 구름이 많으며 폭우보다는 비가 지속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미토 지장간에 정을기(丁乙己)를 품고 있다. 미월은 여름의 마지막 달이다. 가을로의 급격한 전이를 막기 위해 을목이 존재한다. 일간에 대입하면 정화는 편재, 을목은 식신, 기토는 편관을 의미한다. 이들은 쉼 없는 상호작용으로 사주분석의 논거를 제공하며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 논리와 추론은 명리학 이론을 공식화하는 주요한 도구로 쓰이는데 지장간은 내면 깊숙이 숨겨진 마음을 읽어낼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한다.

계미 일주는 식신생재, 재생관, 식신제살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식신이 편재를 도와주고 있어 재물복은 나름 타고났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재물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미토가 묘지에 해당하여 재물 축적에는 일가견이 있으나 재물을 융통하는 데는 서툴다. 자꾸 움켜쥐려고 하므로 한 번 호주머니에 들어가면 여간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미토는 땅에 흡수된 열기로 가장 더위를 느끼는 시기이다. 금 기운으로 일간을 도와주거나 수 기운으로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만약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지 않으면 일간이 간지에 있는 오행들에게 끌려 다니므로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게 된다.

사주팔자의 기운은 각자가 태어날 때 자연계에서 받은 것이다. 간지에 있는 오행들은 여러 정보를 내장하고 있는 상징체로 보면 된다. 계미 일주는 성정은 맑고 깨끗한 정신을 간직하고 있다. 심약하여 소극적이면서 온화한 편이다. 차분하고 조용한 가운데 순간적으로 욱하는 성질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식신과 편재의 영향으로 일을 추진하기는 잘하나 꾸준히 밀고 나가는 뒷심이 부족한 결점을 안고 있다. 신약 하다면 큰 위기가 닥칠 때 이겨내지 못하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반대로 에너지가 강하면 자신이 주도적인 삶을 살려고 하는 기질로 인해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계미 일주는 비밀이 많고 자기 꾀에 자기가 스스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미토를 깔고 앉아 분주하지만 무른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려면 강인한 정신력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운이 오면 자신감이 생겨 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남자는 처궁이 불안하여 한 사람과 해로하기가 쉽지 않다. 편재가 쇠지(衰地)에 임하여 밖에 나가면 눈웃음 살살 치는 여성들로부터 유혹을 받게 된다. 운명에 농락되지 말고 운명을 조종할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다.

계미 일주는 남녀 불문하고 식신생재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재물을 채우려는 욕구가 강하다. 계수가 뜨거운 미토를 만나는 격이라 일주 자체만 본다면 유약해 사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 계수는 물 기운을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밑에서 뜨거운 열기가 증발시키고 있어 도와주는 오행이 반드시 있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직장생활이 어울리는 일주지만 꼭 사업을 해야 된다면 편관 안에서 식신과 편재가 공존하므로 큰 조직과의 관계 속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재성의 덕을 크게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시작해야 한다.

계미 일주는 식재관의 특성답게 성공을 위해 저돌적으로 움직인다. 에너지가 강한 사주라면 근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하지만 조열 되면 끈기가 부족해 쉽게 포기해 버린다. 계수와 미토가 어울리지 않게 만나 다소 이중적이고 간사한 측면도 있다. 을목이 열기에 말라비틀어져 성격이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유형이다. 미토가 화개(華蓋)이다. 덮으려는 속성으로 비밀이 많고 집착이 강하다. 세속적인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종교와 철학,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더 된다.

남명에서 편재는 여자가 된다. 묘궁에 놓여 자칫 마누라로 인해 고달픔 삶을 암시하고 있다. 남자는 배우자를 통제하려는 성향이 짙게 나타나지만 식신이 편재에게 힘을 보태줘 일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마누라에게 잡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식재관이 모두 화개에 놓여 부부 인연이 매끄럽지 못한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편재, 식신, 편관이 함께 어울려져 유흥으로 인한 일탈로 관재에 휘말릴 수 있다. 남녀 공히 편재는 아버지가 된다. 부모와 자식 간에 조화롭지 못한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여명에서 식신은 자식이다. 묘궁에 들어가 있어 자식으로 인한 갈등을 겪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여명에서는 미토가 편관으로 남자가 된다. 편재가 편관을 만나 하나의 세력을 이뤄 재생관을 이루고 있다.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부부간에 서로 상극하여 이별수를 안고 있지만 미토 중에는 을목과 기토가 같이 있어서 지장간 자체에서 목극토(木剋土)로 견제를 하고 있다. 천만다행이다. 부득이하게 미토를 남편으로 쓴다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면 된다. 더군다나 부성 입묘로 남편이 무덤으로 들어가는 격이라 순리대로만 풀리지 않는다. 해로움이 크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남명에서 편관은 자식이다. 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자식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명리학은 운명을 예견하게 하는 백과사전이다. 같은 사주팔자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비록 그들이 다른 삶을 산다고 해도 그들 삶에 내재된 기본적인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이처럼 해석에 필요한 다양한 변수들까지도 감안해서 판단해야 한다. 사주에 담긴 운명의 비밀들을 분별해 내려면 개체와 전체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우주가 만든 프로그램을 해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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