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명리학 두드림

갑오(甲午)일주의 분석

청화거사 2017. 1. 9. 09:23

갑오(甲午) 일주의 분석

 

아름드리나무를 연상시키는 갑목(甲木)이 정열적인 오화(午火)를 만난 모습이다. ()이라는 글자는 싹이 나온다는 의미를 가진다. 갑의 윗부분인 전()은 땅이고 아랫부분의 곤()은 뿌리를 내리는 것을 뜻한다. 십간의 우두머리로 시작이다. 거목과 불꽃의 결합으로 팽창하는 기운이 강하여 밖으로 드러내고픈 욕망을 안고 있다. 하지만 갑목(甲木)이 사지(死地)에 앉아 기초체력이 약하다. 뿌리가 튼튼해야 강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자신의 능력을 무한대로 발휘할 수 있다.

 

갑오 일주 안에는 병기정(丙己丁)이라는 하늘의 기운을 압축시켜 놓았다. 이들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내면적 대화로 소통하면서 운명과 상호작용을 한다. 식신, 정재, 상관이 상보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갑목이 자신의 역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기름진 땅, , 햇빛이 선행돼야 한다. 물이 일점 없는 일주이다. 기토(己土)가 내부적으로 하나의 음이 생성되지만 ()과 정()의 불기운에 끼어 있다. 적당한 물이 있어야 흙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엉성하게 짜였다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무너져 고단한 삶이 전개된다. ()이라는 양과 기()라는 음이 서로 끌어당겨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땅을 터전 삼아 뿌리를 내리려는 속성이다.

 

남자 사주에서 기토는 정재로 부인이 된다드러난 재성이 없다면 은밀하게 숨겨놓은 여자다. 일간이 합으로 견인하여 기토에게 눈웃음을 치며 신호를 보내지만 척박한 땅이라 도움이 되지 못한다반대로 기토 입장에서 갑목을 보면 정관으로 남자다. 안방 깊숙이 있는 기토가 갑목을 쳐다보면 뿌리가 약해 부실해 보인다. 허나 서로 사모하는 관계이다. 옥토로 변해야 여자 덕에 뭔가를 이룰 수 있다. 자양분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토양의 상태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나무가 자랄 수 없는 황무지 땅이라면 마음만 있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제반 여건이 충족돼야 갑목은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일지에 오화(午火)가 세력을 얻어 상관의 기운이 매우 강하다. 상관이 정관을 상하게 하여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간섭을 싫어하는 성격으로 자신을 굽히지 않으면 이혼으로 치닫거나 무늬만 부부처럼 사는 경우가 생긴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식이다. 배우자 궁에 앉아 있어 출산 후부터 남편과는 멀어지고 자녀에게 애정이 더 간다. 식상이 록 왕이면서 사궁(死宮)에 임하여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 자칫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언행일치의 삶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십간십이지는 운명의 변화과정을 추론할 수 있는 진단도구이다. 순환의 법칙에 의해 돌아오는 세운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된다. 갑오 일주가 금()을 보면 정관으로 남편이 된다. 물상으로 금속을 의미한다. 대운이나 세운에서 병정(丙丁), 사오미(巳午未), ()이나 술()이 오면 강렬한 열기에 쇠가 녹아내린다. 불화의 조짐이다. 갈등이 누적되어 왔다면 부부 사이가 더욱 악화되어 이혼으로 치닫게 되는 시기이다. 상관은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질이 있다. 정인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남편에게 독설로 뼈아픈 상처를 주어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다. 여자 사주에서 일지에 상관이 있으면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이혼한 사례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갑오 일주는 식상의 기운이 강하여 다양한 재능을 타고 났다. 인수와 조화를 갖추면 지적능력과 언변이 유창하다. 교사, 변호사, 종교인, 중개사, 강사, 카운슬링의 직업에 어울린다. 관성과 연결되면 도화의 성질도 작용하므로 언론방송, 아나운서, 연예인으로 진출하면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한다. 탁월한 재능으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예체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창의력이 뛰어나 벤처기업, 연구개발 분야에 적합하다.

 

재성과 소통되면 제조 생산으로 사업적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영업을 하면 판매 왕으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상관이 홍염으로 쾌활하고 명랑하며 화술이 좋아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사는 편이다. 풍류 기질로 가끔씩 유흥문화에 빠져 문제를 일으키는 결점을 안고 있다. 식상의 세력이 강해 바른말을 잘하고 아랫사람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천의 얼굴로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지녔지만 장담점이 뚜렷해 잘못 발현되면 인생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갑오 일주는 토()가 부인이며 재물이다. 정재가 암장되어 실리를 추구하며 안정된 재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사궁을 감안하면 자산 관리를 철저히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토는 합()에 의해 변질되는 성질을 지닌다. 음양의 상호 변화에 의해 토가 자주 돌아오지만 자신의 역할이 수시로 변화를 겪게 되므로 고충이 따른다. 이러한 운의 영향으로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변화의 폭이 크다. 재물 역시 끌어당겼다 밀어냈다 하면서 모아졌다 나갔다 하는 과정을 겪는다. 상관의 속성으로 질 좋은 제품은 있지만 판매할 시장이 확장됐다 위축됐다 한다. 그만큼 편차가 심하므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야 마음이 편하다.

 

이러한 합리적 추론은 육십갑자 중에 갑오 일주를 설정하여 단편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운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사주 전체를 포괄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사주라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구조에 함축되어 있는 비밀스러움을 퍼즐 맞추듯이 하나하나 맞춰나가야 한다. 하나의 퍼즐만 보고 해석하면 오류와 친구가 된다기묘하게 얽힌 운명의 실타래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 수 있어야 인생의 재무제표를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