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동양학/술수학

정기신(精氣神)

청화거사 2013. 10. 9. 19:54

음양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부단히 운동변화하며 환경에 맞으면 새롭게 태어나고 환경에 부합되면 자연적으로 소멸하는데 이 모든 것이 사물의 내재된 음양의 상호 대립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물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음양의 두 기운에 의해서 모순과 대립으로 서로 생하고 극하는 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氣는 천지만물의 기본원소로서 인체의 생명활동을 주관하는 작용을 한다. 
 

인체의 건강여부는 氣의 강약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古語에 이르기를 ‘天有三寶日月星’이고 ‘地有三寶水火風’이고 ‘人有三寶精氣神’이고 ‘佛有三寶佛法僧’이라고 하였다. 精氣神을 韓醫學의 삼보라 하여 이들의 관계를 통하여 사람의 음양생화를 설명하였다. 精氣神에서 精은 생명의 근본이 되는 물질이니 존재의 근거가 되고 氣는 무형으로 생명체내에서 여러 물질과 人身을 움직이게 하는 動力이 되며 神은 가장 상위적인 개념으로 人身의 주인이 되어 정과 기를 운용하는 주체가 된다. 氣門에 이르기를

“氣가 화생하면 만물이 생명을 얻고 氣가 변화하면 만물도 변하며 氣가 왕성하면 만물도 건강해지고 기가 약해지면 만물도 약해지며 기가 정상이면 만물도 조화롭고 기가 끊어지면 만물도 죽는다고 하였다.” 

戰國時代 後期의 管子는 精氣가 만물의 근본이라는 學說을 提示하였다. 宇宙의 本源은 精氣이며 만물 모두가 精氣가 산생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精氣가 만물을 구성하는 本源이며 일종의 극히 미세한 물질 원소임을 설명하고 있다. 인체는 부모로부터 받은 선천의 원기와 음식을 통해 받아들인 영양물질 즉 穀氣 및 자연계에 존재하는 大氣에 근원하여 생성된다. 선천의 정기는 부모의 생식지정에 근원하는 것으로 인체를 구성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이 된다. 
 

선천의 정기는 신체의 근본으로 생장과 發育 및 生殖을 주관한다. ‘精氣神’은 韓醫學的 생명관의 특징이다. 許浚은 그의 저서 東醫寶鑑에도 인체의 생명의 근원은 精氣神의 3요소 라고 하였고 精氣神을 인체의 三寶라고 하여 인체의 五臟六腑와 육체의 구조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요소로 보았다. 氣는 기본적으로 우주를 채우고 만물을 구성하며 물질적이면서 작용적인 실체이다.
東漢의 哲學者 王充은 自然觀의 측면에서 唯物主義적인 元氣학설을 제시하여 완전하게 정리된 사상으로 氣에 대하여 설명하고 氣의 범주를 새롭게 제시하였다. 王充은 天地가 元氣를 포함하는 물질 그 자체이며 만물은 물질의 성질을 가진 氣가 産生하는 것으로 보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이 생하는 것은 이른바 精氣이니 죽으면 精氣가 소멸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받은 氣가 돈독하면 신체가 강하고, 신체가 강하면 수명이 길다. 氣가 희박하면 신체가 약하고 신체가 약하면 단명한다. 수명이 짧으면 병이 많고 오래 살지 못한다. 태어나자마자 죽어 버리고, 나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는 기가 박약한 것이다. 기가 충실하여 신체가 강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수명을 모두 채운다. 가령 외적인 재난을 만나지 않을 경우, 집에서 한가롭게 살면서도 허약해서 죽는다면 이는 받은 氣가 박해서 다 써버린 것이다. 이것은 태어나자 죽는 것, 출생하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명에 속하는데, 모두 받은 기가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백 살까지 살지 못하는 것이다.”

『周易』에 이르기를

“천지의 氣가 서로 엉키어 만물이 化生한다”  라고 하여 氣가 만물을 주재한다고 하였다. 莊子는

“사람의 생명은 氣가 모여서 생긴 것으로 氣가 모이면 살고 氣가 흩어지면 죽는다.”

『滴天髓闡微』 形象論에 劉伯溫이 이르기를

“五氣가 모여 형상을 이루어지면 형상을 해하면 안 된다”  대체로 사람은 음양의 二氣를 받아서 그것이 합하여 形體를 이루니 崔漢綺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과 만물이 생겨날 때는 하늘의 기와 땅의 질을 받는다. 질이란 기가 모여 형태를 이룬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기가 모인 것이고, 죽었다는 것은 기가 흩어진 것이다.....胎란 것은 氣가 처음 모이는 것이고, 長이란 氣가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衰란 氣가 흩어지려는 것이고, 死란 氣가 흩어져 없어지는 것이다”

崔瀣는 『拙藁千百』에 이르기를

“사람은 음(陰)과 양(陽)의 기운을 타고 태어나게 되는데, 살아 있을 때는 氣가 모인 것이고 기가 흩어지면 죽는다. 그 사이에 궁박함과 현달함, 뜻하는 것을 얻음과 잃음, 수명의 길고 짧음, 더디 죽고 빨리 죽음은 또한 각자 타고난 바를 따르는 것이라 괴이하게 여길 것이 없다.” 라고 하였다. 사람이나 동물의 경우 孕胎할 때는 氣가 처음 모인 것이요, 長成한 것은 氣가 모인 것을 完成한 것이요, 老衰한 것은 氣가 장차 흩어지는 것이요, 죽음이란 氣가 다 흩어진 것을 말한다. 張介賓은 精氣神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五臟에는 精이 있는데 傷하면 陰이 虛해진다. 五臟의 精이 모두 陰이기 때문이다. 氣가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러니 死生은 氣에 있으며 氣의 근본은 精이다.”  라고 하였으니 오장의 精이란 음식을 먹고 소화해서 얻은 營養分을 말하는 것이다. 영양이 충실하면 氣로 변화하고 氣에 의해서 생명이 살아갈 수 있으며 영양이 부족해서 氣가 약해지면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皇帝內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血氣가 조화되어 榮衛가 통하고 五臟이 완성되어 神氣가 心臟에 자리 잡으면 혼백이 구비되어 사람이 이루어진다.”  라고 하였으니 사람의 魂魄이 정신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攝生總要』에 精氣神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精은 神의 근본이고 氣는 神의 주안이다. 형체는 신이 머무는 곳이다. 그러므로 신을 지나치게 쓰면 神은 지쳐버리고 精을 지나치게 쓰면 精이 말라버린다. 기를 지나치게 부리면 기가 끊어지게 된다.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은 神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체가 의탁하고 있는 곳은 氣인데, 만약 氣가 흩어지게 되면 형체 역시 쇠약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고도 오래 살 수 있는 사람은 아직 들은 바가 없다.” 

인체의 氣가 쇠퇴하는 이유는 생명력을 주재하는 신을 지나치게 소모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 신이 인간의 모든 생명활동을 조절하고 느끼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때에는 곧 마음을 가리킨다. 결국 마음의 상태가 지나치게 압력을 받거나 억압되어 있으면 이것이 곧 정신적 혹은 육체적 질병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精과 氣, 그리고 神은 동양의 양생과 의학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으로 인체 생명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 핵심이 되는 3대 요소이다. 도교에선 精氣神을 인체 생명의 3대 요소라는 의미에서 ‘삼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음양의 법칙에 순종하면 살고 역행하면 죽으며, 순종하면 다스려지고 역행하면 문란하게 되니, 음양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거스르면 음양내외가 모두 막혀 逆이 되며 운이 막히는 것이다. 
 

精은 피나 진액과 그 근원이 같다. 둘 다 소화된 음식과 호흡된 氣가 융합한 종기를 근원으로 하며, 精이 충족되면 피와 진액이 충족해지고 또한 피와 진액이 충족되면 精이 충족해진다. 또한 精이 쌓이면 氣로 변화하고, 氣가 쌓이면 어느 단계에서 神으로 변화한다. 그 반대로 神이 쌓이면 氣가 생기고 氣가 쌓이면 精이 우러나는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여 精氣神도 중화가 됨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주에는 ‘精神氣’가 있는데 사주의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氣이며 일간을 돕는 것이 精이고 일간의 기운을 泄氣하는 것이 神이다. 일간을 돕는다는 것은 印星으로 生助나 比劫으로 幇身을 의미하며 泄氣한다는 것은 食傷과 財官을 말한다. 사주가 중화가 되면 스스로 자신이 알아서 자기의 할 일을 잘 하지만 일간을 돕는 것이 많거나 설기함이 많으면 자신의 중심을 잃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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