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명리학/전문과정

왕상휴수사와 십이운성(십이운기)의 비교

청화거사 2013. 8. 21. 14:51

    왕상휴수사와 십이운기를 비교하기에 앞서 음양론에서 음생양사(陰生陽死) ․ 양생음사(陽生陰死)와 양극즉음생(陽極卽陰生) ․ 음극즉양생(陰極卽陽生)에 관하여 살펴보면 음생음사와 음생양사라 함은 양이 살아나면 음이 죽고 음이 살아나면 양이 죽는다는 것을 말한다. 즉 새벽이 오면 낮은 살아나나 밤이 죽어가고, 석양이 오면 밤은 살아나지만 낮은 죽어 가는 것이다. 해가 뜨면 달이 가고, 달이 뜨면 해가 가는 이치이다. 그리고 여름이 오면 겨울이 죽고 겨울이 오면 여름이 죽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양극즉음생은 양이 극(極)에 도달하면 음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뜻으로서 양극즉시음(陽極則始陰) 또는 양극도달즉음시생(陽極到達則陰始生)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즉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에 이르면 양이 극에 도달했으므로 이때부터 음이 시작되어 밤이 점점 길어지니 겨울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루의 낮도 양의 극인 정오에 이르면 다시 태양의 고도는 점점 낮아져 밤이 시작되므로 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소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의미와 같다.

  또 음극즉양생은 음이 극에 도달하면 양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뜻으로서 음극즉시양(陰極則始陽) 또는 음극도달즉양시생(陰極到達則陽始生)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인 밤은 그 길이가 가장 긴 동지에 이르면 음의 극에 도달했으므로 이때부터 양이 시작되니 양인 낮이 점점 길어지면서 여름이 오는 것이며 하루의 밤도 극인 자정에 이르면 양인 낮이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양의 개념은 이분법적이면서 상호 대대적(對待的)으로 정의된 것이므로 논리적으로 음과 양이 절대로 동시에 살고 동시에 죽을 수 없다. 만약 음양이 동생동사(同生同死)한다고 하면 그것은 이미 음과 양으로 구분될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음과 양은 서로 상반된 것을 나타내므로 음양은 동생동사하는 것이 아니라 음생양사 ․ 양생음사하게 된다. 음과 양은 서로 이분법적으로 정의된 개념이므로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양이 살아나면 음은 죽어가고 음이 살아나면 양은 죽어가게 되는 것이지 음과 양이 함께 동시에 살아나거나 함께 동시에 죽거나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귀곡자가 “오행은 음과 양으로 나누어져 십간을 이룬다”라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왕상휴수사에 따라 오행의 강약을 판단할 때 천간의 오행을 음양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왕상휴수사론에서는 천간을 음양으로 구분하지 않고 양간과 음간을 동일하게 취급하였으므로 음과 양이 동생동사한다고 주장할 수 밖에없었다. 오행에 있어서 음양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목 ․ 화 ․ 토 ․ 금 ․ 수의 오행만을 논함은 오히려 음양이 동시에 왕성하고 동시에 죽는다고 하는 동생동사론을 취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음양오행을 다루는 명리학에 왕상휴수사론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왕상휴수사는 오행에 대해서만 논한 이론으로서 오행을 음양으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행의 강약은 천간의 오행을 음양으로 구분하지 않으면서 음양이 동생동사한다고 하는 ‘왕상휴수사론’에 의해 판단되어지고 있으나 이와 달리 천간의 왕쇠는 양생음사 ․ 음생양사한다고 하는 십이운기에 따라 판단되어 지고 있다. 십이운기는 양간과 음간에 따라 양생음사 ․ 음생양사하여 양이 생할 때에는 음이 죽고 음이 생할 때에는 양이 죽는 이법(理法)으로 되어 있다.


  갑(甲)과 을(乙)로써 논하면 갑은 목의 양이므로 해(亥)에서 생하고 오(午)에서 죽으며 을은 목의 음으로서 목의 지(枝)와 엽(葉)이 되므로 午에서 생하고 해(亥)에서 죽는다. 갑목은 장차 해월(亥月)에 지(枝)와 엽(葉)이 떨어지나 내(內)의 생기는 이미 충족하고 기(氣)를 수납(收納)하고 있으니 이것이 해(亥)에서 생하는 까닭이다.

  갑목은 오월(午月)에 지엽이 번무(繁茂)하고 있는데 갑목이 죽는 이유는 도리어 외(外)에서 번무한 것 같이 보이나 내(內)는 이미 가진 정기(精氣)를 출진(出盡)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갑목이 오(午)에서 죽는 까닭이다. 이와 반대로 을목은 오월에 지엽이 극성하므로 장생이 되고 해월에 지엽이 떨어지므로 죽는 것이다.

  십이운기는 십간의 음양 각각에 의하여 성립된 이치로서 회전이 순(順)과 역(逆)의 두 방향이 있다. 병(丙과) 정(丁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태양인 병화(丙火)는 인시(寅時)에 장생이 되어 지상에 빛을 가져오고 묘(卯) ․ 진(辰) ․ 사(巳)로 즉 목욕 ․ 관대 ․ 건록으로 점차 천정으로 향하고 오시(午時)에는 천정에 달하여 제왕이 된다. 그 후 점차 하향하여 유시(酉時)에 장생하여 신(申) ․ 미(未) ․ 오(午)와 같이 역방향으로 천정에 달하고 천정 오(午)는 건록이 된다. 그리하여 점차 하향하여 인(寅)에 이르러 죽게 된다. 즉 양에게 장생이 되는 곳은 음에게는 사궁(死宮)이 되는 곳이고 음에게는 장생이 되는 곳은 양에게는 사궁이 되는 곳이다. 이와 같은 이치에 따라 다른 오행도 음생음사하게 된다. 오행의 토는 화토동근(火土同根)의 이치로 화(火) 같이 보면 된다. 

  십이운기에 의한 천간의 생사에 관해서 귀곡자는 “음기가 생하면 양기가 죽어 역(逆)과 순(順)이 서로 인연하니 갑목의 기는 신금(申金)의 방위에서 절(絶)이 되고, 을목은 유금(酉金)의 방위에서 절이 된다고 하여 음생양사 ․ 양생음사함을 이미 밝혔다.

  이와 관하여 이허중은 『이허중명서』에서 “갑과 을이 모두 목인데 갑은 양이므로 해(亥)에서 장생하고 순행하여 오(午)에 이르면 죽으며 을은 음이므로 오(午)에 장생되고 역행하여 유(酉)에 이르러 절(絶)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서자평은 『옥조신응진경주』에서 생기(生氣)를 양간인 갑은 해(亥), 병과 무는 인(寅), 경은 사(巳), 임은 신(申) 등으로 가리켜 말하고, 음간인 을은 오(午), 정과 기는 유(酉), 신(辛)은 자(子), 계는 묘(卯) 등으로 가리켜 장생지를 말하니, 이는 십간이 각각 생기를 받는 자리이다 고 하였다.

  십이운기론은 왕상휴수사론에 근거한 억부용신론(抑扶用神論)과 같은 신강신약론을 비판하고 오행을 음양으로 구분해서 십이운기에 의한 신왕(身旺) ․ 신쇠(身衰)를 판단하는 이론이다. 왕쇠에 관하여 낙록자는 『낙녹자삼명소식부』에서 “만약 신왕하고 관귀(官鬼)가 절(絶)되면 비록 명(命)이 파(破)하게 되어도 장수하고, 관귀가 왕하고 신쇠하면 명이 건록(建綠)을 만나도 요수(夭壽)한다 고 하면서 신왕 ․ 신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적천수』에서는 쇠왕(衰旺)의 참된 기틀을 능히 안다면 이미 그 명리에 관한 깊은 이치의 절반을 터득한 셈이다 고 하면서 역시 왕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설령 음간을 제외하고 양간에 관해서만 왕상휴수사론과 십이운기론을 비교해 보더라도 그것들의 차이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무토(戊土)에 관하여 살펴보면 십이운기론에서는 인목(寅木)에서 장생한다고 하나 왕상휴수사론에서는 인목이 목극토(木剋土)로 무토를 극제(剋制)한다고 한다. 또 경금(庚金)에 관하여 살펴보면 십이운기론에서는 사화(巳火)에서는 장생인데 왕상휴수사론에서는 사화가 화극금(火剋金)으로 경금을 극제한다고 하는 차이점이 있다.

  부연해서 설명하면 무토는 십이운기론의 관점에서 보면 인목에 장생인데 왕상휴수사론의 관점에서 보면 화(火)에 장생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경금도 역시 십이운기론의 관점에서 보면 사화에 장생인데 왕상휴수사론의 관점에서 보면 토(土)에 장생이라는 뜻이 된다. 그렇지만 토(土)에 해당되는 진토(辰土)와 미토(未土)의 지장간에는 금(金)에 해당되는 오행이 암장(暗藏)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경금이든 신금이든 모두 진토와 미토에는 통근되지 않고 단지 오행의 상생원리에 의해 토생금 될 뿐이다.

  그러면 금이 진토와 미토에 통근되지 않으면서 토생금된다고 함은 첫째, 금이 관살(官殺)인 화로부터 극제를 당할 때 토가 화생토(火生土) ․ 토생금(土生金)으로 살인상생하여 금을 화의 극제로부터 구제하고, 둘째 금의 식신 ․ 상관인 수(水)가 많아 금이 심하게 설기되어 약해질 때 토가 토극수(土剋水)로 수를 극하여 금의 설기구(泄氣口)를 억제함으로써 금을 식신 ․ 상관인 수(水)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이다.(자료인용 : 정대봉, 명리학에서 월지중심의 간명법과 격국운용에 관한 연구, 공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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