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才論
일반적으로 생명을 지닌 有機物과 非活性의 無機物을 포괄하는 만물이란 단어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자를 일컫는다. 만물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면 지구는 지구상에 존재하여 天의 공간으로 둘러싸여 있어 결국 만물의 존재는 천지의 존재를 전제로 할 때만 성립될 수 있다. 따라서 천지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根底에 위치하고 만물은 천지의 시 ‧ 공간에 의존하여 天道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우주적 존재구조 속의 만물이다.
이를 周易에서는 “천지가 있는 연후에 만물이 생겨났다”는 말로 표현하였고 나아가 天은 大始를 주관하고 地는 지어서 物을 이룬다 하여 만물의 생성이 천지 본연의 기능적 속성에 연유하여 발생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만물존재의 본체가 하늘과 땅으로서의 천지임을 밝힌 것으로 만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靈性을 지니고 또한 만물을 주재하는 인간존재의 생명적 본체이기도 하다. 이처럼 만물의 本體者로서의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일컬어 세가지 근원이란 뜻으로 三才라 부른다.
이렇게 본체성 내지 근원성을 지닌 삼재가 인간의 삶 속에서 하나로 조화를 이룰 때 자연과 인간이 상호 감응을 통하여 우주적 운행질서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인간 삶이 天人合一的 건전성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전통적 삼재론의 골자이다. 인간의 삶 속에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데는 곧 인간도 천지자연의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고 절대적 지배를 받는 존재임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하게 다가오는 천도의 실상에 대한 정확한 깨달음을 요건으로 한다. 그 깨우침을 얻는 과정에 주역 六十四卦의 卦象과 三百八十四爻의 爻變이 있다.
이를 통하여 인간은 주체적 한계에 이른 人間靈性을 반성하고 다스려 타고난 性命의 이치에 따르고 변화의 道에 極盡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인간의 삶은 利川 程頤의 말대로 정신의 運과 心術의 動에 법도를 얻어 천지와 그 德을 合하고, 日月과 그 밝음을 합하며, 四時와 더불어 그 차례를 합하고,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合 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이후에야 가히 변화하는 우주적 자연의 실상으로서의 易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주역의 철학적 근간은 이처럼 天 ‧ 地 ‧ 人이 하나로 이루는 삼재론 위에 존재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간 삶의 자연적 건강성을 뜻하는 性命之理에 따르는 것으로 통하고 변화의 道에 極盡함으로 귀결된다. 그럼으로써 천하의 길흉을 판단할 수 있는 大德과 大智를 이루어 천인합일의 천도 ‧ 자연의 삶을 영위하는데 주역의 이상이 있다고 하겠다. 이는 伏羲氏가 易(卦)을 만들 때 하늘과 땅으로 법도를 삼았으므로 능히 천지의 道를 두루 꿸 수 있는 것이니 이를 위하여 위로는 우러러 天文을 觀하고 아래로 굽어 地理를 察하였다. 라고 하여 천문과 지리가 易의 創製根據임을 깨닫게 한다.
다음으로 음양의 변화를 觀하여 卦를 세우고 剛柔의 揮를 발하여 爻를 낳으니 道德에 和順하여 義에 통하고 窮理盡性하여 命에 이르게 하는데 作易의 뜻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것이 주역의 이른바 性命之理를 따르게 하는 것이니 이를 위하여 天의 道를 세워 말하면 陰과 陽이고 地의 道를 세워 말하면 柔와 剛이며 人의 道를 세워 말하면 仁과 義이다. 삼재를 兼하여 두 번씩 하였으므로 易이 六畫으로 成卦하고 陰으로 나뉘고 陽으로 나뉘어 번갈아 柔와 剛을 쓰니 易이 다섯 자리로서 節道를 삼은 것이다.
이러한 삼재론과 음양론은 그대로 사주명리학으로 이어져 이론의 근본 틀을 형성하니 天干地支의 배합으로서의 六十甲子 干支論에서 천간은 天元에 해당하여 天氣를 뜻하고 地支는 地元에 해당하여 地氣를 뜻하며 地支에 所藏된 천간은 人元에 해당하여 六親 및 기타 인간관계의 근거가 되어 人事를 반영한다. 이는 곧 위로 天氣를 받고 아래로 地氣를 받으며 地上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형상으로 곧 天 ‧ 地 ‧ 人 삼재론의 반영에 있다. (자료인용 : 심규철 박사학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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