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과 일본에서의 단오풍습은 『금문의 비밀』에 나온 대로라면 그 뿌리가 고조선 한 곳이라는 것만 알면 된다고 본다. 『주역천문(周易天文)』을 해석한 율곤학회의 이개춘(李開春)의 단오(端午)에 대한 의미를 인용해 보기로 하겠다.
오(午)는 BC 2333년 천문도 상의 하지점(夏至點)이다. 단오(端午)는 고대 하지 날을 축하하는 날이었다. 정월 초하루 설날과 같은 천문에서의 시작 날이다. 이때를 즈음하여 달력상의 계절이 달라지는 것을 고치기 위해 윤달을 넣어 역(曆)을 새롭게 시작한 날이다. 헌원성(軒轅星)이 하지점 좌표였다. 단오(端午)라는 말의 시작점이다. 좌측에 보면 퇴미원(太微垣) 입구에 단문(端門)이라는 좌표가 있다. 단문(端門), 이 또한 시작하는 문이라 했다.
이개춘(李開春)은 우리 민족의 최초 시작 원년을 상원갑자(上元甲子) 기원전 8937년으로 보고 있다. 그의 글을 인용하면, “단오의 뜻은 최초 천문을 시작한 좌표라는 뜻이니 오방(午方)에서 2시간 물러선 사방(巳方)의 자리에 단문(端門)이 있다. 여기서부터 천문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윤달이란 땅에 사는 인간이 만들어낸 하늘의 가상적 시간이다. 따라서 모두가 토(土)의 성정을 갖게 됨으로 5월 5일 오시(午時/午=5)는 토(土)의 정기가 한데 모이는 때이다. 5월 5일 낮 12시 이때를 천중절(天中節)이라 한다. 땅을 중심으로 하늘의 가운데까지 한 줄로 위치하는 날이니 축하할만하다”고 하였다.
천문학적으로 단오를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역학적으로 단오의 의미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계사전(繫辭傳) (上 9장)」에 “무릇 천지의 수(數)는 55이다. 이 수(數)가 변화를 이루면 귀신을 부린다.고 해서 5라는 숫자가 겹치는 55는 하늘의 수, 즉 천수(天數)라 해서 가장 귀함을 받았다”고 하였다. 최남선의 글에는 “설날(음력 1월 1일), 삼짇날(음력 3월 3일), 단오(5월 5일), 칠석(음력 7월 7일), 중구(음력 9월 9일) 등은 바로 음양사상으로 인해 생긴 명절이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월(月)과 일(日)이 양(陽)으로 겹치는 날로 생기(生氣)가 있는 길일(吉日)로 여겨서 명절(名節)로 삼아 제사를 지내고 기념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 때의 맹희(孟喜)는 열두 달을 군주(君主)로 표현한 십이벽괘설(十二辟卦說)을 창안하였다.
십이월괘는 십이소식괘(十二消息卦)라고도 한다. 십이월괘는 십이벽괘(十二辟卦)라고도 불린다. ‘벽(辟)’은 군주(君主)라는 의미인데 이 열두 괘가 차례로 작용하여 해당 달에 군림하는 것이 마치 오행설(五行說)에서 오덕(五德)이 차례로 번갈아 왕(王)이 되는 것과 비슷하므로 십이벽괘(十二辟卦)라고 한다. 십이월괘는 한 단계 더 나아가 72후에 배합된다. 십이괘의 칠십이효는 『예기(禮記)』「월령(月令)」과『여씨춘추(呂氏春秋)』의 칠십이후와 상응한다. 다시 말해 각 효(爻)가 한 후(候)를 주관하므로 한 괘(卦)는 6후를 주관한다.
이는 음력 12개월을 『주역(周易)』의 괘(卦)에 맞추어 나타낸 말이다. 즉 11월 동지(冬至)에 양(陽) 1획이 처음 생겨나 지뢰복괘(地雷復卦)가 되고, 12월에는 양(陽) 2획이 자라나 (地澤臨卦)가 되고, 정월(正月)에는 양(陽) 3획이 자라나 지천태괘(地天泰卦)가 되고, 2월에는 양(陽) 4획이 자라나 뢰천대장괘(雷天大壯卦)가 되고, 3월에는 양 5획이 자라나 택천쾌괘(澤天快卦)가 되고, 4월에는 6획 전체가 양획(陽劃)인 중천건괘(重天乾卦)가 되므로 이를 순양월(純陽月)이라 한다.
5월 하지(夏至)에 음(陰) 1획이 처음 생겨나 천풍구괘(天風姤卦)가 되고, 6월에는 음(陰) 2획이 자라나 수뢰둔괘(水雷遯卦)가 되고, 7월에는 음(陰) 3획이 자라나 천지비괘(天地否卦)가 되고, 8월에는 음(陰) 4획이 자라나 풍지관괘(風地觀卦)가 되고, 9월에는 음(陰) 5획이 자라나 산지박괘(山地剝卦)가 되고, 10월에는 6획 전체가 음(陰)인 중지곤괘(重地坤卦)가 되므로 이를 순음월(純陰月)이라 한다.
양괘(陽卦)는 끝 괘(卦)만 11월부터 복(復), 림(臨), 태(泰), 대장(大壯), 쾌(快), 건(乾)으로 부르고, 음(陰)의 괘(卦)는 5월부터는 구(姤), 돈(遯), 비(否), 관(觀), 박(剝), 곤(坤)으로 부른다. 십이벽괘(十二辟卦) 중에서 단오(端午)는 양(陽)이 가득한 4월의 중천건괘(重天乾卦)의 마지막과 5월 괘(卦)인 천풍구괘(天風姤卦)의 시작점이다. 태극(太極) 문양(文樣)의 역 S자 맨 위 끝 지점이 단오(端午)이다. 양(陽)이 끝나고 음(陰)이 시작되는 달이다. 양(陽)이 극점(極點)에 다다르면 음(陰)이 생성되는 원리이다. 단오의 의미는 다음 글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음양(陰陽)은 짝을 이루면서 쉬지 않고 변화를 이어간다. 이것을 음양(陰陽)의 유행(流行)이라고 한다. 밤이 가면 낮이 오고 낮이 가면 밤이 오고, 달이 차면 기울고 다시 차는 것과 같이 음양(陰陽)이 순환 왕래한다. 즉 음(陰)이 번성하여 극(極)에 이르면 양(陽)이 이어받고, 다시 양(陽)이 번성하여 극(極)에 이르면 음(陰)이 이어받는다. 이런 이치는 만물은 극(極)에 이르면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원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변화 유행은 시간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시간은 천지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의해 성립한다. 즉, 시간은 만물이 가득차고, 차면 비우게 되는 소식영허(消息盈虛)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시는 태극모양처럼 동정음양반복 천변한다. 음력(陰曆) 5월은 절기(節氣) 중에서 하지(夏至)와 비슷한 시기이다. 그림자가 가장 짧다는 하지(夏至)란 여름의 양기(陽氣)가 극(極)한 때에 서늘한 음기(陰氣)가 이른다{지(至)}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양(陽)에서 음(陰)으로 바뀌는 때, 즉 음양(陰陽)이 교차하는 날이 단오날이다.(자료발췌 : 이시송, 동양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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