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동양학/역리학

음양의 조화와 균형

청화거사 2013. 6. 21. 18:52

  음양의 조화와 균형은 천지의 道와 동일하여 그 원리를 터득하여 대응하면 ‘萬事’가 어긋나지 않으니, 天은 우주 만물의 시비선악이 명백하게 판단될 수 있도록 그 사물에 각각 理法을 부여한다. 그리고 地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르게 판단된 도리를 천하에 실행하게 하므로 과실이 없으며, 그들이 여러 가지로 자유롭게 실행하여도 어긋나지 않는다. 그래서 天理를 즐겨하고 天命을 자각하는 경지에 도달하므로 근심을 하지 않게 된다. 또한 마음이 안착되어 자기 마음의 자리에 仁이 주인이 되므로 천하를 사랑하게 된다. 즉 그것은 아래와 같이 모든 사물이 서로 모순되고 대립하지 않으며 중용에 부합하여 순리에 맞게 안정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天地와 더불어 서로 같으므로 어기지 않으니, 지혜가 萬物에 두루하고 道가 天下를 구제하기 때문에 지나치지 않으며, 사방으로 행하되 흐르지 아니하여 天理를 즐거워하고 天命을 알기 때문에 근심하지 않으며, 자리에 편안하여 仁을 돈독히 하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음양의 변화를 가장 신속하고 용이하게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난다고 하는 四時의 변환과 이에 수반되는 기상현상은 태양의 주도적인 역할로 전개되고 있다. 氣象의 측면으로 볼 때 태양은 우리의 시야에 나타나는 최대의 星體로 사계절의 순환에서 도래하는 겨울에 음기의 추위를 막아주고 온난한 열기를 제공하여 지구상의 대기환경을 적절히 조성하여 준다. 그러나 일조량이 充溢한 여름에 일광이 너무 강렬하게 放射되면 지상의 생명체들은 더위와 가뭄으로 시달리게 되므로 이 또한 기온조절의 측면에서 적당한 음양의 조화가 필요하다. 태양열의 강약에 의한 지상세계에의 음양의 消長盛衰는 다음과 같이 환경과 생물의 변화를 촉진하여 창조와 파괴의 무궁한 순환을 초래하게 하였다.

  天地陰陽의 기는 사계절의 교체에 따라 변하면서 위 아래로 솟아오르고 가라앉는 交感작용을 발생시켜 색과 꼴이 다른 만물을 낳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內徑』에서는 “사시음양은 만물의 근본이다.”『素問. 四氣調神』라고 하여 일체의 사물이 陰과 陽이라는 두 氣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만물의 현실적이고 관념적인 형성원리인 음양론을 시원적으로 살펴보면, 세상 모든 물질과 관념은 아래와 같이 대립되는 음양의 胎動으로 시작하여 체계적인 상대적 질서와 유기적인 상호관계가 형성이 된다. 그래서 천지 간 음양의 화합과 조화로 세상 만물이 창조되고 운영이 되어 성장과 발전의 변환과정을 거쳐 종국적으로 완성이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음양의 상호작용의 과정 속에 조화와 부조화의 시공간적인 변화를 반복한 후에 소멸되어 다시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고 순환하게 된다.

  만물은 서로 높고 낮은 것으로 갈라져 貴賤의 질서를 형성하고 動的인 것과 靜的인 것으로 갈라져서 剛<陽>과 柔<陰>의 관계를 맺는다. 만물은 또 그 성질이나 운동법칙에 따라서 제 나름대로의 무리로 갈라지고 상호작용 함으로써 吉凶을 자아내는 것이다. 즉 하늘에 있어서는 象<日月星辰> 땅에 있어서는 形<山川草木>이 바로 그것이며 이들의 상호작용이 모든 변화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제 음양이 조화된 상징과 우주창조의 근본원리인 변화의 관점에서 그 시원으로서의 태극을 살펴 볼 수 있는데, 태극에서 동적인 양이 발생하여 그것이 성장하여 극한에 도달하면 정적인 음이 생성되게 된다. 그래서 음이 확장하여 한계상황에 이르면 양이 태동하고 양이 정점에 도달하여 다시 음을 배출하는 등 우주질서의 조화와 균형 속에서 음양의 변화와 순환의 무궁한 우주원리가 전개되는 것이다.

  태극이 움직여 양을 낳고, 움직임이 극단에 이르면 고요하다. 고요하여 음을 낳고, 고요함이 극단에 이르면 다시 움직인다.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고요함이 서로 뿌리가 된다. 음으로 나뉘고 양으로 나뉘어 양의가 정립된다.

  또한 이러한 태극의 근본원리에서 도출되어 우주 삼라만상과 세상의 모든 이치를 窮究하고 있는 주역의 원리적 응용분야인 64괘에서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진 대표적인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화기제는 천지음양이 자신의 본래의 권역을 초월하여 水升火降으로 서로 결합하고 어울려 이상적으로 조화하고 성취를 이룬 경우이다.

   旣濟卦는 <序卦傳>에 “남보다 뛰어남이 있는 자는 반드시 이루므로 旣濟卦로 받았다.”하였다. 이미 남보다 뛰어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小過卦의 뒤에 旣濟卦로써 받은 것이다. 卦됨이 물이 불 위에 있으니, 물과 불이 서로 사귀면 쓰임이 된다. 각기 그 쓰임에 마땅하므로 기제라 하였으니, 天下 萬事가 이미 이루어지는 때이다.

  그리고 지천태도 양인 하늘이 아래로 임하고 음인 땅이 위로 올라가 음양이 서로 화합하고 상하가 상호 간에 소통이 잘 되어 조화가 이루어진 괘이다. 그래서 군자는 천지조화의 安樂 속에 편안한 마음으로 道伴과 더불어 학문수양을 하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地天泰 화합해서 즐겁다. ......두 澤이 붙어 있는 것이 泰卦의 象이다. 군자는 친구들과 講習하는 것이니라.

  위와 같은 음양의 조화와 균형의 지향은 국가사회 내 계층 간의 갈등완화와 질서의 안정적인 정착으로 귀결되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천지 만물이 자신의 있어야 할 본 위치에 자리하고 인간사회의 구성원들이 본인의 직분과 지위에 충실하여 주위환경의 안정과 국가사회의 번영 속에 서로 공생하게 되는 이상향을 이룩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세상 만물의 조화로운 자리함 속에 公私 간에 사물의 이치에 부합하는 모범적인 인간상인 ‘군자’의 바람직한 사고방식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중화를 이루어야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안정되고, 또 만물이 자란다.

  증자의 말은 주역 간괘에 있는 말로 만물은 각기 그 있을 자리에 머무는 것이 천하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기에 천리를 따르는 군자는 그 생각하는 바가 자신이 처한 위치와 분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물질의 현실세계나 관념의 정신세계에 있어 음양의 조화와 균형의 이상적 승화는 정신과 물질의 이원적인 인식의 도출에서 오는 상호모순의 갈등과 상쟁을 완화하고 해결하여 나갈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이상향의 표상인 음양의 조화와 균형이 여실히 상실되어 일식과 혜성으로 대변되고 있는 각종 천변현상과 자연재해나 사회적 재난 등 여러 가지 다양한 災異가 많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음양조화의 붕괴로 야기된 재변들은 지상에 물심양면으로 지옥과도 같은 참혹한 고난들을 안겨주어 인간사회집단의 깊은 우려와 성찰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근본적인 이유는 古來로 天을 숭배하던 하늘의 자손인 인간들도 현실의 이해에만 구속되어서 천의 거룩하고 숭고한 뜻을 어기어 서로간의 조화를 저버리고 안정된 공동체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게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하늘은 아래와 같이 자신의 자녀들을 보살피는 자애로운 입장에서 긍휼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재변을 내려 특이한 천문현상을 세상에 보임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각성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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