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동양학/역리학

동양학적 氣의 개념

청화거사 2013. 5. 27. 11:20

동양학적 氣의 개념 


중국에서 기원전 123년에 작성된 淮南子의 天文訓에는 氣에 의하여 우주가 창조되었고, 氣의 변화가 만물을 창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가장 오래된 의서인 黃帝內經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氣는 탄생하고 변화하는 모든 생명의 근본이 되는 흐름으로,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한 가지 사물이 氣의 법칙에 순응한다. 곧 태양과 달과 별들이 빛을 얻는 원천이자, 천둥과 비와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는 원천이며, 사계절이 운행하고 이 세상 만 가지의 사물이 나고 자라서 쌓이고, 허울을 벗는 원천이 氣이다. 
 

우주 삼라만상의 무궁한 변화는 陰과 陽이라는 이질적인 두 기운의 작용으로 인하여 모순과 대립이 나타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니, 一陰一陽之謂道라 한 것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한번은 음이 되었다가 한번은 양이 되는 것이 만물이 가는 길(道)이란 뜻이다. 동양에서는 氣의 개념을 ‘우주의 모든 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원천적인 실체’로 보았다. 氣는 텅 빈 공간에서는 자유로운 특성을 가지지만, 어떤 물체에 구속되면 그 물체의 특성에 따라 변하게 되는 성질을 지닌다. 따라서 만물은 각기 고유한 氣의 특성을 가지고, 상호 간에 氣 순환과 교환에 의해 긴밀한 작용을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氣는 색상과 모양, 또는 재질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 땅에는 地氣가 있고 하늘에는 天氣가 있으며, 물(物)에는 각기 고유의 人氣(물체기, 즉 생체기)가 있다. 그리고 氣의 운동에는 일정한 법칙과 흐름의 통로가 있고, 인체에는 경락이 있으며, 땅에는 지맥과 수맥이 있고, 물체에도 나름대로의 통로가 있다. 다시 말해, 만물은 생명체이든 무생물체이든 정신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고유한 氣체계를 가지고 있어 스스로가 완전하고 또한 동일한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단일체로 여겨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氣로 가득 찬 에너지의 바다, 즉 波動의 세계다. 살아있는 생물은 물론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만물은 氣를 내뿜고 있어, 모든 생명체는 서로 氣를 주고받으며 교감을 하게 된다. 사람은 물질로 이루어진 신체를 지니는 동시에, 주변의 각기 다른 진동수를 지닌 에너지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사람은 하늘에 떠 있는 태양, 달, 별 및 그 외의 행성들로부터 天氣를 받고 있고, 땅에서 나오는 地氣 또한 공급받고 있으며, 사람 자신도 人氣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지구상의 생물은 물론, 생명이 없는 무생물까지도 강력한 氣를 발생시키는데, 인간은 이 氣와 교류를 하고 있다. 
 

氣란 개개의 정보를 지닌 파장이나 빛, 혹은 소리 등으로 나타나며, 우리를 둘러싼 우주 공간에는 무한한 힘을 지닌 진동하는 氣가 가득 차 있다. 그러므로 氣란 크게는 우주, 작게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 활동의 힘이자 생명에너지이고, 우주의 에너지이다. 동양에서 형성된 氣에 대한 개념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구분할 수 있는데, 우주의 형성과 존재를 다루는 宇宙論, 사람 성품의 근원과 마음의 작용을 다루는 性情論, 한의학에서 주로 다루는 生命力이다. 이 중에서 앞의 두 가지는 철학적인 성향이 강하며, 학자와 시대에 따라 그 개념이 변하여 왔다. 한의학의 생명력은 말 그대로 이해하기 쉽고 실질적인 개념이다. 
 

氣라는 것은 동양사상과 동양문화 전반과 관련이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서, 氣學 혹은 氣哲學이라는 학문 영역에 속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체과학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 경우의 氣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 ‘기운’을 의미한다. 즉 온갖 물건이 나고 자라는 힘의 근원이며, 생명이 살아 움직이는 힘 또는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근원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물질(陰)과,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에너지(陽)가 그것이다. 에너지는 항상 물질로 변화하고 물질은 항상 에너지로 변화한다. 에너지는 물질을 움직이고 물질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또한 陰陽五行說은 자연과학의 영역, 특히 의학의 이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대의 중국 의학계에서는 인체의 조직에도 자연계의 음양오행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음양오행의 도식이 생리학의 도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예컨대 脾臟은 土, 肺는 金, 心臟은 火, 肝은 木, 腎臟은 水에 대응시켜 이를 근거로 그 기능과 성질, 상호 관계를 설명하는 식이다. 또 사계절의 변화가 인간의 생리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인체 내부의 五臟은 상호 간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 이론들이 수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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