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동양학/역리학

협길통의(協吉通義)

청화거사 2013. 5. 27. 09:25

협길통의는 1793년 정조의 명에 의해서 편찬작업을 시작하여 1795년 정조 19년에 반포하였다. 조선에서 시헌력을 채택한 후 중국에서 정리된 선택법의 이론체계를 조선의 실정에 맞게 그 실용성을 보완한 역법을 싣고 있다. 협길통의는 명리 풍수이론에서 기초가 되는 환경조건인 오행을 비롯하여 하도낙서(河圖洛書), 선천팔괘도(先後天八卦),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 이십팔숙배일(二十八宿配日), 24절기 등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六爻占法을 부록으로 소개하기도 하였다. 
 

당시 국가의 大事 즉 향사(享祀), 연하(宴賀), 조회(朝會), 봉책(封冊), 고융(誥戎), 행행(行幸) 등이나 백성들의 대소사 즉 관혼상제, 이사, 입학, 교우 등 용사(用事)에 대한 길흉판단이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므로 이를 도모하기 위하여 이러한 저작물의 연구와 간행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조가 직접 서문을 쓴 천세력의 제작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협길통의는 중국의 서적과 조선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적을 중심으로 엮어졌다. 그러나 전혀 다른 항목이 공규(公規) 2의 신법분성기(新法中星紀)이다, 이것은 영조 20년 즉 1744년 갑자년을 항성 적도 경위도를 기준으로 한 누주통의(漏籌通義)를 수정한 것이다. 정조 7년 계묘년을 서울 북극고도 37도 39분 15초로 각각 절후 시각을 고친 것이 바로 신법 중성기인 것이다. 
 

협길통의는 10책 2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조 임금이 협기변방서와 상길통서의 내용을 참조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보탤 것은 보태어 협길통의라는 책을 편찬하도록 명령하면서 손수 책의 이름까지 지어서 내렸다. 그러나 이 책의 목록, 편제 그리고 그 내용의 인용출처 등을 분석한 결과 당초에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협길통의를 편찬함에 있어서 협기변방서 그리고 상길통서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을 천기대요로부터 인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기존 활용해오던 천기대요를 기본으로 삼아 위의 두 책을 참고하여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협길통의 이론의 특징을 살펴보면 협기변방서의 협과 상길통서의 길을 취하여 협길이라고 정하였다. 이것이 책을 만들도록 지시한 정조의 서문에서 밝힌 말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조선에서는 어떤 책을 근거로 하여 국사에 필요한 선택에 관한 일을 하였는가 하면 조선 초기부터 내려오던 원천강, 서자평, 천기대요 등의 계보를 기초로 하여 협기변방서와 상길통서를 참조한 것이다. 특히 협길통의는 천기대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다. 
 

협길통의에는 다양한 이론과 원리들이 실려 있다. 이를 테면 하도낙서와 선후천팔괘도의 주역의 기본원리, 정오행, 홍범오행 등 오행의 기본과 작용, 각종 풍수이론의 기초가 되는 방위론, 사시와 역법의 기초가 되는 절기론, 역법론 그리고 선책의 근거가 되는 신살론 등이 있다.(자료인용 : 구현식, 협길통의의 편제 연구, 한국정신과학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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