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체용론

을목(乙木) 일간이 기토(己土)를 만나면

청화거사 2020. 2. 9. 13:31

을목(乙木) 일간이 기토(己土)를 만나면

 

명리학에서 천간은 하늘에서 운행하는 기운이며 지지는 사계절이 순환하면서 변화하는 순서이다. ()의 순환 과정을 이분법으로 간단하게 나눈 것이 음양의 상태이다. 음과 양의 변화과정을 보다 세분화한 개념이 다섯 단계의 오행이다. 오행이 다시 분화되어 우주 자연계를 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시간성에 따라 천간 10개와 지지 12개로 구분해 놓았다. 십간과 십이지는 음양오행의 핵심이며 우주의 기본 원소이다. 천간은 갑목(甲木)으로부터 출발하고 지지는 자수(子水)로부터 출발하여 육십갑자를 이룬다. 사주팔자라는 네 기둥은 유기체적인 시스템을 가진 구조물에 해당하는데 기토는 기사(己巳), 기묘(己卯), 기축(己丑), 기해(己亥), 기유(己酉), 기미(己未)와 조합을 이루게 된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사(己巳)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재와 상관이 된다. 편재는 식상의 도움을 받으면 세력이 증가하여 왕성해진다. 그 까닭에 식상의 도움을 절실히 원한다. 길한 효과가 두 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편재와 상관은 상호의존관계로 일확천금을 노리고 창업에 뛰어들려고 한다. 신왕한 명은 행동지향적인 성향을 지녀 행동으로 옮길 확률이 높다. 명식이 식상생재이거나 십 년마다 바퀴 돌듯이 오는 대운이 좋은 흐름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특히나 간지 자체가 식재관(食財官)으로 재물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데 자신에게 맞는 업종을 선택하고 사전에 준비만 되었다면 리스크는 그만큼 줄어든다. 신약한 명은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는 뜨거운 양의 화이면서도 유축(酉丑)을 보면 차가운 금으로 변하는 특이한 성질이 있다. 변화과정을 관찰해야 통변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사화 장간에 무경병(戊庚丙)이 들어 있다. 을경(乙庚) 합으로 끌어당겨 여명은 남몰래 불륜에 빠져든다. 경금이 정관으로 음양의 조화를 이뤄 애인이 남편으로 보일 정도로 사랑하게 된다. 암합으로 한 번 만나면 좀처럼 헤어지지 않는 편이다. 꽁꽁 숨어 있어 들통도 잘 나지 않는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녀를 의미한다. 상관과 정관이 연결망을 이뤄 애인의 자녀를 갖고 싶어진다. 상관 안에 정관이 들어 있어 사업상 만나거나 직장에서 만나거나 여행이나 유흥을 즐기다가 만날 수 있다. 사주가 조열 되었다면 사랑의 감정은 오래가지는 못한다. 열기에 쇠가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여명은 화극금(火剋金)으로 정관을 파괴해 남편과 불화의 조짐들이 싹튼다. 조열된 사주라면 화기가 강해져 부부 사이가 더욱 나빠지거나 자녀 걱정할 일들이 생긴다. 남명 역시 기토 편재와 바람을 피우다 삼각관계가 일어나 처를 고생시킨다. 편재가 천간에 드러나 있으면 발각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뿌리가 튼튼하면 괜찮은 여성이요 주위 글자들의 방해를 받거나 뿌리가 약하면 형편없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남명은 상관이 관성을 억제시키므로 자식과 거리감이 생겨 서먹해진다. 직장에 다닌 사람은 구조조정에 휘말리거나 퇴사의 조짐들이 꿈틀거린다. 시비 구설을 조심해야 한다. 회사에 납품하거나 관급공사를 하고 있다면 사소한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는 한 해이다. 사화가 상관이면서 역마의 성질을 지녀 이사를 가거나 사무실을 넓혀서 옮기려고 한다. 여행도 많이 간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묘(己卯)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재와 비견이다. 을목은 묘목과 같은 기운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화토에 의해 신약하여 목()이 필요한 경우에는 튼튼한 뿌리가 된다. 신약에서 신강으로 변해 자신감도 붙고 형제나 친구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토는 편재다. 천간에서 정신을 자극하여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꿈꾸는 시기이다. 목극토(木剋土)로 일정 부분 금전손실이 있다. 신강한 사주는 부부간에 갈등의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 형제나 친구들을 끼고돌면서 낭비를 해 금전문제로 다툼이 잦아든다. 비겁이 호시탐탐 노려 돈거래는 삼가 해야 한다. 못 받을 확률이 높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음해 모함이나 형제간의 갈등을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비겁은 재성을 파괴한다. 사업하는 사람은 위축되는 시기이다. 혹여나 외도를 한다면 편재와 비견이 동주해 가정 있는 여성을 만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천간 기토가 장간의 갑목과 합을 이뤄 강력한 경쟁관계가 나타난다. 기토가 두 남자를 만나 데이트를 즐긴다는 시그널이다. 마음은 을목보다 갑목에게 쏠리게 된다. 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지지가 천간을 극하므로 정성을 들이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그것도 기토가 묘목을 보면 병지(病地)에 앉아 매력 있는 여성은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으로 잘못하면 공갈 협박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러한 추론은 신강한 명과 신약한 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축(己丑)을 만나면 십신으로 하늘과 땅이 편재로 이루어졌다. 십성은 각자 자기만의 독특한 특성을 지녔고 이러한 개별적 특성이 사주 구조에 따라 일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천간은 정신을 지배하고 지지는 현실적인 결과물로 본다. 편재의 작용으로 재산을 일구고 싶은 한 해이다. 편재를 가지고 태어나면 돈 버는 재주가 있다. 신왕한 사주에 편재가 왕하면 사업가로 대성할 수 있다. 대운까지 좋으면 빠른 기간에 부자가 된다. 다만 편재가 주위 글자들에 의해 훼손되거나 공망이면 그릇이 현저히 줄어든다. 재산을 모으더라도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쉽게 사라져 버린다. 신약한 명은 편재를 감당할 수 없어 나쁜 운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욕심으로 재산상의 손실이 따른다. 명식에 유()가 있으면 합으로 변해 돈이나 여자로 인해 관청일이 생길 수도 있다. 거기에다가 을목이 날카로운 칼날에 두들겨 맞아 건강까지 잃게 된다. 신약사주는 신경이 예민해 의처증과 의부증이 찾아온다.

 

남명에서 정재가 강하면 반드시 처의 내조가 두텁고 애정이 깊다. 살림을 잘해 경제적으로도 가정이 부유해진다. 편재가 태과하면 재물을 이루지 못하고 남의 돈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에 근무하거나 여자나 재물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된다. 아니면 여자가 많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남명은 편재를 첩으로 하고 남녀 모두 부친을 의미한다. 정재가 없으면 본 부인으로 본다. 정재와 편재가 교집하면 갑자기 삼각관계가 일어나 질투와 싸움을 하게 된다. 바람피울 확률도 높아진다. 재성이 많으면 부친 덕까지 옅어진다. 금전적으로도 힘들게 한다.

 

축토 안에 계신기(癸辛己)가 들어 있다. 추운 겨울의 축토는 철분을 머금고 있는 얼어있는 땅으로 을목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여차하면 신금의 칼날에 여린 나무가 잘려나갈 수 있다. 여자에게는 관고(官庫)가 되니 남편의 신상에 이상이 있고 남자는 자식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수도 있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기축(己丑) 안에 편인, 편관, 편재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경매나 공매에도 관심이 간다. 사주가 조열하면 균형이 깨져 흉한 명이 되기 쉬운데 그때의 특효약으로 첫째가 축토(丑土), 다음이 진토(辰土)이다. 약효는 축토가 더 좋은데 축은 지장간에 금이 있고 추운 겨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해(己亥)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재와 정인이다. 나무가 뿌리로부터 줄기나 가지를 뻗고 잎사귀와 열매가 무성해지듯이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기름진 토양과 햇빛 그리고 물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을목이 자랄 수 있는 토양과 물이 조화를 이뤄 성장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은 가지고 있다. 돈을 벌 수 있는 내재적 기초체력이 단단하다면 편재의 영향으로 자기 사업을 하려고 한다. 해수 정인이 자양분이 돼 계약까지 이루어진다. 신약한 명은 동업 형태의 창업을 고려할 수도 있다. 청한 사주에 식상이 있다면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 연구개발로 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죽기 살기로 도전한다면 희망의 불빛이 보이는 시기이다. 사주에 따뜻한 화()를 만나지 못하면 음지의 나무가 되어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편재와 편인이 연결고리를 이뤄 부동산을 거래하려는 사람은 매매가 잘 이루어진다. 토는 땅을 상징하므로 재산증식으로도 좋다. 해수 안에서 겁재와 정인이 감응에 의한 상호 연관성을 지녀 형제나 친구와 함께 부동산에 투자할 수도 있다. 식상이 많아 신약한 사주는 도기(盜氣)를 봉쇄하므로 좋아진다. 거꾸로 신강한 사주는 부모님 때문에 문서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주식투자를 하면 손해를 본다. 팔자를 보는 원칙은 기운이 왕성하면 기운을 빼주고 약하면 힘을 북돋아주는 기운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또한 사주가 뜨거우면 열기를 식혀주고 차가우면 온기를 불어넣어주어야 한다.

 

양적 기운으로 쏠린 사주라면 해수가 열기를 식혀 주므로 크게 도움을 받는다. 한결 건강도 좋아지고 성격도 차분해진다.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은 집중도 잘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여명에서 식상은 자녀를 말한다. 인수로 편중된 명은 자녀 걱정운이다. 을목이 자양하려면 물을 필요로 하듯이 약한 사주는 좋은 한 해가 된다. 부모님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남명은 외도의 유혹에 빠져 남몰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마음만 먹는다면 실질적으로 계약이 이루어진다. 정인으로 인해 사리 분별로 양심의 가책은 느낀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유(己酉)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재와 편관이 된다. 천지와 인간은 물리적인 면에서는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유금이 을목에게는 편관이면서 절지에 해당한다. 신약하면 도끼에 여린 나무가 잘려 나갈 수 있다. 직장인은 스트레스로 힘이 들고 윗사람의 부당함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모함을 받아서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다. 심하면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거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여명은 유금 안에 경금이 암장되어 을경(乙庚) 합으로 끌어당긴다. 정관과 편관의 혼잡으로 새서방을 달고 다니기 때문에 남편에게 의심을 받으며 의처증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 남의 첩살림하는 팔자가 될 수도 있다.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편재와 편관이 마주 봐 돈도 있고 명함도 괜찮은 남성을 선호하게 된다.

 

편재는 편관을 생하고 편관은 편재의 생을 받는다. 감당할 수 없는 사주라면 재생관의 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다스릴 수 있다면 명예를 얻거나 경제적으로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된다. 일간이 강하여 비겁을 다스리는 운으로 작용하면 주변 상황이나 조건으로부터 일간이 보호받고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기이다. 취업을 원한다면 가능하다. 선출직에 출마한 사람은 감투를 쓸 수도 있다. 방어능력이 없다면 비단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칠살은 나의 원수이다. 칠살을 분석할 때는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명예의 별로써 큰 그릇이 되는 재목은 반드시 적이 많다. 이 적을 나의 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을목 일간이 가을에 태어난 경우에는 도끼로 인해 손상되므로 숙살지기의 해로움을 견뎌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중화를 갖추고 있다면 괜찮다.

 

을목(乙木) 일간이 기미(己未)를 만나면 십신으로 천간과 지지가 편재이다. 편중된 십성은 일간에게 강한 작용을 한다. 재물이 한 해 동안 지배하는 운이다 사주는 조화와 균형에 대하여 대단히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수 기운이 없다면 완전히 말라 있는 땅으로 을목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사주의 균형이 무너져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 사고나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 화가 나쁜 운이면 재물이 흩어지고 여자 문제까지 겹쳐 부부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가 있으면 비견으로 변해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다. 돈까지 씨가 말라 답답해진다. 반대로 수목 응결되어 있는 사주는 음지에서 양지로 변해 좋은 운으로 작용한다. 을목 화초가 자랄 수 있어 꽃의 향기로움과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휘하게 된다.

 

편재는 재산을 모으는데 교묘한 신이다. 상업으로 기초를 이룬다. 다만 편재가 절지(絶地)에 있든지 고립되든지 형이나 충으로 깨지면 좋지 않다. 편재는 이익을 위해 불법이나 편법을 사용한다. 금전 출입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신왕사주로 편재가 필요한 경우에는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식상의 도움을 받는다면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대운까지 좋다면 성장 가능성도 풍부하다. 재성이 공망이면 재물은 꽃병 속의 꽃이 되므로 얻어도 부귀는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신약사주는 무거운 편재를 감당하지 못해 돈과 여자로 인해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된다. 잘못 투자하여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 남명에서 편재는 애인을 말한다. 바람을 피운다는 암시다. 천간과 지지가 편재로 외도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을목 일주는 미년(未年)이나 미월(未月)에는 몸이 아프거나 불편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자기 고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주는 네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다. 4대의 기간에 걸친 운명의 틀이다. 사람이 운명의 속박에서 쉽게 벗어 날 수 없는 것은 운명의 틀은 당대에 지어진 것도 아니요. 나 혼자 힘으로 허물고 새로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운명은 할아버지 대와 아버지 대 그리고 나와 나의 자식 이렇게 4대로 이어지는 운명의 공동체인 것이다. 그중에 자신의 삶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는 사주팔자는 글자와 글자 간의 관계가 퍼즐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그런데 복잡한 방정식을 육친만 가지고 풀어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주팔자를 보지 않고 단식법으로 판단하면 구체적이고 정밀한 부분이 빠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