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체용론

을목(乙木) 일간이 병화(丙火)를 만나면

청화거사 2020. 1. 12. 17:52

을목(乙木) 일간이 병화(丙火)를 만나면

 

사주명리학은 명()을 다루는 학문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필연적으로 생년월일시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연월일시에 천간과 지지가 결합하여 하나의 기둥이 만들어져 네 기둥이 된다. 네 기둥을 사주라고 하고 여덟 글자가 되므로 팔자라고 표현한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과 자전을 하는데 우주 에너지의 순환과정을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나눈 것이 음양의 상태이다. 음과 양의 변화과정을 보다 세분화한 개념이 다섯 단계의 오행이다. 오행에서 분화하여 십간십이지로 나누어진다. 십간과 십이지가 물상을 만들고 운명을 지배하는데 병화는 병인(丙寅), 병자(丙子), 병술(丙戌), 병신(丙申), 병오(丙午), 병진(丙辰)과 짝을 이룬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인(丙寅)을 만나면 십신으로 상관과 겁재의 조합이다. 겁재는 정재를 극으로 때린다. 겁재 운이 들어오면 부부 사이가 나빠지거나 갈등을 겪다가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드센 사람을 만났다면 사소한 문제로 미묘한 파장을 일으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다. 다행스러운 점은 겁재가 상관을 보면 겁재의 부작용을 현저히 완화시켜준다. 재성을 향해 막무가내로 빼앗아가려는 마음을 얌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상관은 정관을 파괴한다. 목생화(木生火)로 상관의 세력이 강하여 어느 때보다 정신적으로 남편과 불편한 관계가 지속된다. 안 보면 괜찮지만 얼굴만 보면 꼴도 보기 싫어져 스트레스가 쌓이는 때이다. 쓸데없는 고집까지 부려 서로 작은 일에도 티격태격 싸우는 횟수가 늘어난다.

 

원국에 신금(申金) 있다면 인신(寅申) 충으로 찌그러지고 일그러져 부부간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스며들게 된다. ()이 인()을 지속적으로 파괴하므로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해 가정이 깨질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부득이하게 헤어지게 된다면 위자료는 부담해야 한다. 만약에 천간에 신금(辛金)이 있으면 직장에 다닌 사람은 병신(丙辛) 합으로 묶여 직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뿐만 아니라 인() 지장간에 있는 병()까지 가세하므로 강도는 더욱 심해진다. 음해 모함을 당하거나 구설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남자 사주는 자식과 정서적으로 멀어지는 시기이다. 수 기운이 강해 절대적으로 화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운세가 좋아지게 된다.

 

인목 지장간에 무병갑(戊丙甲)이 숨어 있다. 육친으로 보면 정재, 상관, 겁재가 된다. 사주가 식상생재의 형태라면 창업을 꿈꾸는 시기이다. 천간에 있는 상관과 지지의 육친들이 긴밀한 협동 관계를 이루므로 도전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어떤 일이나 그냥 얻어지는 열매는 없듯이 겁재 때문에 금전손실은 감수해야 한다. 사업을 실행을 하더라도 신강한 사주냐 신약한 사주냐에 따라 행동으로 옮기느냐 못 옮기느냐의 차이는 있다. 신약하면 결단력 결핍으로 생각만 앞서지 재빨리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포기하고 만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자(丙子)를 만나면 육친으로 상관과 편인이다. 사주팔자는 자연의 이치를 분석하여 운명을 추론하는 학문이다. 을목은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가 힘차게 뻗고 가지에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지 뿌리가 약하면 줄기와 가지도 약해지고 열매도 맺지 못한다. 오행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써 주위 환경이 중요하는데 사주가 양적 기운으로 무너졌다면 수 기운이 들어와 중화를 이뤄 발복하게 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생물학적 기능이 약해지지만 자수(子水)가 신장 방광기능을 활성화시켜 주어 생식기관들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그런데 음적 기운으로 과도하게 치우쳤다면 균형이 급속히 무너져 건강에 이상이 온다.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한 비뇨기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은 더 악화될 수 있다.

 

병화가 십이운성으로 태지(胎地)에 앉아 일간에게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다. 천간은 형이상학이고 지지는 형이하학으로 본다. 뿌리가 약한 상관이라도 정관을 극하므로 직장에 다닌 사람은 정신적으로 다니기 싫어 갈등을 겪는 시기이다. 여명은 남편이 왠지 모르게 미워진다. 인수는 문서운으로 작용한다. 매매를 원하는 사람은 거래가 성사된다.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다면 몰입이 잘된다. 그러나 운이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천간에서 상관이 유혹해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를 하려고 해도 행동이 따라주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강한 사주는 식상을 옥죄므로 답답함을 느낀다. 여명은 자식 걱정할 일들이 생긴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술(丙戌)을 만나면 십신으로 상관과 정재가 된다. 일간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려면 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간지에 있는 글자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다가 공격까지 받게 된다. 간지도 천간과 지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생을 받으면 힘이 집중되는 반면에 극을 받으면 힘이 분산된다. 병술(丙戌)은 상관과 정재가 동주해 강한 사주는 장악 능력이 뛰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약한 사주는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기므로 욕심내다 밑바닥으로 떨어져 버릴 수 있다. 운이 나쁠 때는 아무리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잘못 판단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지 말고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냉혈 사주는 따뜻한 기운을 만나므로 비로소 좋은 운명으로 돌변하게 된다. 음지에서 고생했던 삶이 양지로 전환되므로 운명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다만 대운과 세운에서 이러한 운을 만나면 100% 효과가 나타나지만 대운이 좋지 않고 나쁘다면 효과는 50%로 급속히 감소해진다. 사업하는 사람은 확장하려고 한다. 남명은 여자를 만난다는 암시다. 술토 안에 신정무(辛丁戊)가 들어 있다. 육친으로 보면 편관, 식신, 정재가 감응에 의한 상호 연관성을 가지므로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병술(丙戌)년의 물상을 볼 때 넓은 도로에 위치한 밝고 화려한 곳에서 여성을 만나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고 유추할 수 있다. 데이트를 하더라도 사람의 왕래가 잦은 번화가를 선호한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신(丙申)을 만나면 십신으로 상관과 정관의 조합이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식이요 정관은 남편이 된다. 신금 안에 무임경(戊壬庚)이 암장되어 을목이 경금을 끌어당기면서 음양 합을 이뤄 결혼운으로 작용한다. 상관과 정관이라는 이질적인 기운이 만나지만 생물학적 욕구로 사귀다가 임신까지 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화극금(火剋金)으로 상관이 정관을 옥죄므로 임신하고도 헤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원국에 자수가 있다면 신자(申子)로 묶여 관인상생이 되므로 취업이나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유리하다. 공공기관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온다는 시그널이다. 다만 일간이 상관과 정관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로부터 기운을 빼앗기고 공격도 당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고생하게 된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오(丙午)를 만나면 육친으로 상관과 식신의 결합이다. 식상이 태과하여 관성을 재차 가격하면 신약한 사주는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된다. 일간의 힘이 빠져나가 의욕까지 잃어버린다. 여명은 부부 사이에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잦아지는데 평상시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불화를 겪고 있었다면 헤어질 확률이 높다. 아니면 남편 걱정할 일들이 생긴다. 남명은 자식이 속을 썩여 심하면 꼴도 보기 싫어진다. 정관은 남녀 모두 직장이다. 병오(丙午)년은 천간과 지지가 식상이므로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은 문제가 발생한다. 설령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일이 손에 안 잡혀 억지로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에 관성은 약하고 식상이 강하다면 사고를 일으켜 쫓겨날 수도 있다. 식상운에는 관성을 극하므로 시비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 여명은 자녀 출산운이다.

 

사주가 음양의 쏠림현상으로 수 기운으로 치우쳤다면 하늘과 땅에서 열기를 발산하므로 균형이 잡혀 매우 좋다.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체를 확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식상은 재성의 뿌리가 된다. 재성이 세력이 있다면 제품과 시장이 만나 조화를 이뤄 매출이 급속도로 상승한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식상과 재성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균형을 이루면서 굴러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나가 먼저 이탈하거나 남은 바퀴마저 이탈하면 움직일 수가 없다. 일순간 큰 피해를 입힌 쓰나미로 작용한다. 식상 운에는 이사를 많이 간다. 학생은 사춘기를 겪게 되는데 일탈의 전조현상들이 일어난다. 반항심으로 사고치는 시기이다. 남녀 공히 유흥성이 발현되므로 한껏 멋도 부리고 싶고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을목(乙木) 일간이 병진(丙辰)을 만나면 십신으로 상관과 정재의 조합이다. 을목은 비옥한 토양에서 뿌리를 내린 다음 줄기와 가지가 힘차게 뻗어나가야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늘이 양기를 끊임없이 땅에게 베풀어주듯이 토양과 햇볕, 물이 없으면 나무는 자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병진(丙辰)년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청한 사주는 상관이 정재의 텃밭이 되므로 경제적으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시기이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사업이 활성화된다. 약한 사주는 설기를 당해 점점 힘이 빠져나가다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할 수도 있다. 사업이 번창하려면 일간이 식상과 재성을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성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돈을 벌더라도 힘에 부쳐 건강을 잃고 쉽게 좌절한다. 경제활동을 하면서 재산을 축적하더라도 힘들게 일구게 된다.

 

남명에서 정재는 부인으로 본다.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진토 안에 계수 편인이 들어 있어 신혼집을 계약할 수도 있다. 정재와 편인이 시스템적으로 움직여 부모님의 지원을 기대해도 된다. 명식에서 정재가 훼손되거나 뿌리가 약하면 부인이 허울만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돼 처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반대로 힘이 있다면 알뜰살뜰 살림을 잘해 삶이 여유롭고 질도 높아진다. 균형 잡힌 사주라면 부인의 운세가 술술 풀려나가고 사회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된다.

 

을목 일간들이 신중하고 무른 성품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어떤 결정을 할 때 결단력과 추진력이 약해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나가다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신강한 사주는 병진(丙辰)년 자체가 상관생재가 되므로 성공신화를 꿈꾸며 개인 사업자로 회사를 운영하고 싶거나 조그마한 가계라도 얻고 싶어진다. 그만큼 창업을 갈망한다. 진토 안에서 편인과 정재가 상호작용을 하므로 원만하게 계약까지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계수와 무토가 만나 무계(戊癸) 합으로 가상의 식상을 생성시켜 대박을 터트릴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잘되면 자신의 점포를 갖고 싶은 욕망까지 꿈틀거리게 된다.

 

명리학은 사람의 운명에 대해 미래에 일어날 피흉추길(避凶趨吉)에 대한 판단과 예측을 통해 그 사람에게 보다 나은 삶이 될 수 있도록 상담해주는 학문이다. 요즘은 사주가 하나의 사회문화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더 나아가 제도권에서 석박사 과정까지 생겨 학술적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실용적인 학문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수많은 변수들을 제외하고 육친만 가지고 한 사람의 운명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분이 전체를 대변하고 전체는 부분의 또 다른 일부분이라고 하지만 작은 한 부분이 전체를 대변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