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체용론

을목(乙木) 일간이 정화(丁火)를 만나면

청화거사 2020. 1. 20. 13:01

을목(乙木) 일간이 정화(丁火)를 만나면

 

명리학은 한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육십갑자로 변환하여 음양오행론, 십신 관계론, 격국론, 용신론, 신살 등에 의거하여 인간의 운명을 추론하는 이론체계이다. 여기에다가 규칙적으로 반복하면서 돌아오는 대운과 세운을 가지고 길흉화복의 변화과정을 예측한다. 지구 표면에선 춘하추동이 주기적으로 발생되고 모든 사람들은 이 같은 규율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육십갑자 중에서 정화는 정묘(丁卯), 정축(丁丑), 정해(丁亥), 정유(丁酉), 정미(丁未), 정사(丁巳)와 조합을 이루게 된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묘(丁卯)를 만나면 육친으로 식신과 비견이다. 청한 사주라면 아름다운 꽃이 따뜻한 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는 형상으로 변한다. 식신이 밝게 빛나 자신의 뜻을 펼치려고 한다. 여명에서 식신은 자식을 의미한다. 자녀 출산 운이다. 신약 사주는 묘목이 튼튼한 뿌리가 된다. 같은 기운을 만나 자신감이 생기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친구나 형제에게 부탁을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강한 사주는 정묘(丁卯)년에 지인(甲木)이 도와준다고 하면 믿지 마라. 그 사람의 돈이나 재산이 재판 중이거나 가압류되어 있거나 빈껍데기뿐일 수도 있다.

 

천간은 정신적인 성향이 강하고 지지는 물질적인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다. 명식에서 재성이 왕 하다면 식신의 창의력과 재능을 앞세워 창업을 하려고 한다. 신약하면 추진력이 약해 동업 형태의 사업을 원한다. 성공한 부자로 살려면 내일이 아니라 지금 결정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너무 신중하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부부와 같이 해도 동업으로 본다. 신강하면 혼자 하는 게 효율적이다. 비견 운에는 일정 부분 금전손실은 감수해야 한다. 재성까지 때리니 부부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더 옅어진다. 탁한 사주라면 의처증이 생겨 아무렇지도 않게 수치심과 모욕을 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축(丁丑)을 만나면 육친으로 식신과 편재가 된다. 축토 안에 계신기(癸辛己)가 들어 있다. 축토 자체가 꽁꽁 얼어 있는 땅으로 을목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여기에 더해 간지에 유()가 있다면 편관과 편재가 재생관을 이뤄 일간을 그대로 공격하는데 방어능력이 없다면 뿌리 채 흔들리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관청으로부터 피곤한 일들이 발생한다. 남명은 편재를 부인 외 여자로 본다. 편재 안에 신금 편관이 암장되어 바람을 피우다 자식을 잉태시킬 수 있다. 계수 편인이 자극하여 은밀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데이트를 즐기더라도 호수 주변이나 해안가와 같이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선호한다. 여명은 식신이 관성을 밀어내면서 관고(官庫)가 돼 남편의 신상에 문제가 올 수 있다. 평상시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생긴다. 사주가 식신생재로 조화로우면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대운까지 좋은 흐름이라면 의식주와 재물이 풍성해진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해(丁亥)를 만나면 육친으로 식신과 정인이다. 식상에 의해 신약한 사주는 도기(盜氣)를 봉쇄하므로 좋아진다. 거꾸로 신강사주는 엄마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보증이나 투자를 잘못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해수는 학문의 별이면서 천문성(天門星)으로 정신세계나 역학(易學), 의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사주팔자에 있는 글자들은 끈으로 연결고리를 형성하는데 식신과 정인의 영향으로 미래를 위해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한다. 교육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이뿐만 아니라 간지 자체에서 정화와 임수가 정임(丁壬) 합으로 목을 생성시켜 예체능 분야나 부동산,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은 결과물을 도출하는데 유리한 한 해가 된다. 식신은 아랫사람이나 부하직원을 말하고 정인은 상사나 윗사람으로 통용되고 있다. 청한 사주라면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명은 자녀 출산운이다. 그러나 정인이 식신을 옥죄므로 조심해야 한다. 신약사주가 친정 문제로 싸운다면 남편보다는 엄마를 끼고돈다. 해수는 장생궁(長生宮)이면서 정인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문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유(丁酉)를 만나면 십신으로 식신과 편관이다. 편관이 절지(絶地)에 있지만 일간이 뿌리가 빈약해 억눌러 다스릴 수 없다면 피곤한 일들이 생기거나 송사에 말릴 수 있다. 건강까지 잃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일그러진 사주라면 힘든 한 해를 보낸다는 암시다. 그러나 제살태과(制殺太過) 사주가 유금을 만나면 용신이 뿌리를 튼튼히 내려 일이 쉽게 풀리고 직장에서 승진도 가능하다. 선출직에 출마한 사람은 당선의 기쁨도 만끽할 수 있다. 여자사주에서 식신은 자식이고 편관은 애인으로 본다. 식신과 편관이 마주 봐 외간 남자를 만나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시기이다. 애정표현을 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남녀 모두 자녀 출산운으로 작용한다. 균형 잡힌 사주라면 취업 준비생은 아무리 진입장벽이 높아도 틈새를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온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미(丁未)를 만나면 십신으로 식신과 편재이다. 완전히 말라 있는 건조한 땅으로 을목이 뿌리를 내릴 수 없다. 그것도 천간과 지지가 용광로처럼 타올라 사주에 화기가 많다면 한 해 동안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과 같다. 여명은 남편인 금 기운을 녹이므로 생사별을 할 수도 있다. 거꾸로 수 기운이 강하면 음지에서 양지로 바꿔 놓아 하루아침에 좋은 운으로 바뀐다. 청한 사주라면 간지 자체가 식신생재로 가정형편이 더욱 좋아진다. 대운까지 좋다면 편재가 활발히 움직여 재물 창고가 서서히 열린다. 그러나 남명에서 편재를 만나면 돈과 여자가 같이 들어와 바람을 피울 수 있다. 그것도 식신과 동주해 바람피울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여자와 돈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건강을 잃고 망신만 당하게 된다.

 

을목(乙木) 일간이 정사(丁巳)를 만나며 십신으로 식신과 상관이 된다. 사화는 십이운성으로 목욕궁(沐浴宮)이다. 사화 장간에 있는 경금을 을경합(乙庚合)으로 끌어당겨 남몰래 애인과 유흥을 즐긴다. 음양의 합을 이뤄 애인이 남편으로 보일 정도로 사랑에 깊숙이 빠지게 된다. 사주팔자에 있는 오행들은 파동으로 감응하는데 식신과 상관이 정신과 현실을 지배하므로 가정은 등한시하고 일탈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암합(暗合)을 이루면 오랫동안 관계가 지속되는데 금 기운이 열기에 녹아내리므로 남편이건 애인이건 다 헤어지게 된다.

 

신약사주에서 식상이 강하면 다시 화기(火氣)의 공격을 받으니 한껏 멋도 부리고 싶고 일탈로 지출을 하여 살림을 축내는 시기이다. 학생은 사춘기로 엄마의 속을 썩이게 된다. 남녀 모두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아랫사람의 배신으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하는 한 해이다. 여명은 남편과 사이가 틀어져 불화를 겪을 수 있다. 부부 갈등이 지속되었다면 이혼까지도 간다. 정사(丁巳)년은 식상과 역마성으로 이사를 많이 간다. 여명은 임신이 되거나 자녀 출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약한 사주는 식상이 자신의 기운을 과도하게 빼앗아가 자식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다.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장을 확장하기 위해 옮기려고 한다. 신강한 사주에서 재성이 왕 하다면 매출이 급속히 늘어난다. 현대사회는 창의적인 마인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식상의 영향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사주가 금수(金水)기운으로 쏠려 있으면 천간과 지지에서 화기가 도래하므로 중화를 이뤄 좋아진다. 다만 유()나 축()이 없어야 한다. ()가 금국(金局)으로 돌변해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일간을 공격하게 된다. 수목 응결이 되어 있는 사주는 하늘과 땅에서 화기가 들어와 음지나무에서 양지나무로 바뀌게 되어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식상이 많으면 뜨거운 열기에 을목이 말라비틀어져 뿌리까지 뽑히게 된다.

 

이러한 분석은 통변에 필요한 수많은 변수들을 배제하고 육십갑자 중에서 정화와 조합을 이루는 간지만 대상으로 단순하게 살펴본 것이다. 명리학이 개인에 대한 정보와 삶의 방향성을 논리적으로 예측하는 학문으로 심리학이나 미래학 이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사주팔자라는 전체적인 환경을 보지 않고 단식법으로 운명을 파악하는 것은 정확한 정보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 하나보다는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