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체용론

갑목(甲木) 일간이 경금(庚金)을 만나면

청화거사 2019. 11. 25. 13:45

갑목(甲木) 일간이 경금(庚金)을 만나면

 

사주팔자의 이론적 토대를 이루는 음양오행은 음과 양 그리고 목화토금수로 대변된다. 이러한 음양오행은 순환하며 변화하는 상태에서 정의된 것이다. 음양오행의 변화는 순환하기에 십간과 십이지는 각각 음양을 붙여서 양간(陽干)은 양지(陽支)와 음간(陰干)은 음지(陰支)와 짝을 이루게 된다. 양간은 음지와 음간은 양지와는 짝을 이루지 못한다. 이러한 원리로 경금은 경오(庚午), 경진(庚辰), 경인(庚寅), 경자(庚子), 경술(庚戌), 경신(庚申)과 결합하게 된다. 이들 간지는 양간으로만 이루어져 느낌부터가 다르다. 글자 형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음간에 비해 힘이 있으면서 단단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양간은 적극적이면서 추진력이 대단하다.

 

갑목 일간이 경오(庚午)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관과 상관의 조합이다. 편관은 일간에서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천간으로 갑목과 극충(剋沖)을 한다. 지지에서 상관이 갑목의 기운을 빼앗아가므로 신약 사주는 극충과 설기를 동시에 당해 이중으로 곤혹을 치르게 된다. 한마디로 대들보가 무너지는 운으로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건강은 세운에서 극충(剋沖)으로 얻어맞을 때 발생하는데 신경계통에 문제가 생겨 간과 쓸개에 이상이 온다. 쉽게 화를 내고 불면증과 우울증, 신경쇠약, 식욕부진, 피로감, 시력과 성욕의 감퇴로 이어진다.

 

신강한 사주라면 편관이 일간으로 응집된 기운을 쪼개 분산시키고 지지에서 상관이 설기 시키므로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좋은 일들이 생긴다. 편관은 식신의 다스림을 받고 상관에게도 약간의 다스림을 받는다.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큰 조직과의 연계 속에서 사업을 키워 보려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재성이 왕하고 대운도 좋은 흐름이라면 수익이 늘어나 등 따시고 배부른 한 해를 보낼 수 있다. () 장간에 병기정(丙己丁)이 숨어 있다. 육친으로 식신, 정재, 상관으로 이들은 상응 관계에 있다. 갑목 일간이 기토 정재를 합으로 끌어당겨 감응하므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뭇 여성을 만나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는 암시다. ()는 동물로 말을 상징한다. 백마를 탄 세련된 여성을 은근히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갑목(甲木) 일간이 경진(庚辰)을 보면 편관과 편재의 만남이다. 진토 안에 을계무(乙癸戊)라는 천간의 기운이 들어 있다. 십신으로 을목은 겁재, 계수는 정인, 무토는 편재가 된다. 이들은 일간과 긴밀한 협동 관계를 이룬다. 계수의 생을 받은 을목이 갑목의 뿌리 역할을 하므로 잠재의식 속에 내재된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올라 뭔가를 도모하려고 한다. 편관과 편재가 동주하여 사업에 관심이 간다. 창업을 한다면 대리점이나 프랜차이즈 같은 업종을 추진하고 싶어진다. 프랜차이즈는 사업 실패의 위험성을 줄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사업 경험이 없다면 큰 회사와 연계해 시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기존에 납품이나 대리점을 하고 있다면 더욱 바빠지는 한 해가 된다.

 

갑목(甲木) 일간이 경인(庚寅)을 보면 하늘은 편관이요 땅은 비견이다. 편관은 비견을 다스리고 겁재도 약간 극을 한다. 신약 사주는 경금이 갑목을 극으로 괴롭히더라도 지지에서 비견이 받쳐주므로 버팀목이 되어 준다. 다만 외부요인에 의한 스트레스는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반대로 신강 사주라면 바위 밑에 있는 호랑이가 재물을 빼앗아가려고 노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재물 손실이 일어나는 한해이다. 남명은 부인과 갈등의 징후가 나타난다. 일간이 편관을 만나므로 성공에 대한 욕망이 용솟음치듯 꿈틀거리는 시기이다. 거기다가 자신의 명성을 떨치려고도 한다. 비견을 만나면 내면 깊은 곳에서 감춰져 있던 욕망들이 분출한다. 그래서 독립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 행동으로 옮기느냐 못 옮기느냐의 차이는 사주의 강약에 따라 다르다.

 

갑목(甲木) 일간이 경자(庚子)를 보면 편관과 정인의 결합이다. 편관은 일주가 강하면서 인수의 도움이 있으면 출세의 별이 된다. 마침 천간과 지지가 관인 상생의 인코스 구조이다. 좋은 운으로 작용하면 공공 기관으로부터 행운이 오고 승진이나 합격 등 경사스러운 일들이 생기는 시기이다. 평상시 명예나 감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선거에 출마하면 당선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조직에서 결재권이 생기는 한 해가 되므로 당선의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사주가 중화를 갖추고 있다면 만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빛과 소금 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경자(庚子)는 편관과 정인이 마주 봐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면 경매나 공매를 통해 자산 가치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명에서 편관은 남편 외 남자로 본다. 외간 남자를 만날 수 있다는 시그널이다. 편관을 중심으로 정인을 보면 식상이다. 자식이면서 배설처가 되므로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다만 경금과 갑목은 충하는 관계에 놓인다. 편관이 사지(死地)에 앉아 산전수전 다 겪은 남성이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사주에 불기운이 많아 고통을 겪고 있다면 수극화(水剋火)로 뜨거운 열기를 식혀서 중화를 이뤄준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희망의 불빛이 보이는 한 해이다. 윗사람이나 엄마의 혜택을 기대해도 된다.

 

갑목(甲木) 일간이 경술(庚戌)을 만나면 편관과 편재의 조합이다. 천간은 정신적 뜻이고 지지는 현실적인 부분이다. 권력을 얻고 싶고 재물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한 해가 된다. 그것도 지지가 천간을 도와주어 편관의 세력이 강해진다. 편관과 편재가 용신이라면 명예도 얻고 돈도 벌 수 있다. 술토 안에 신정무(辛丁戊)가 들어 있다. 식재관(食財官)으로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적 성취감을 더욱 맛볼 수 있다. 다만 공직사회에 몸을 담고 있다면 편재를 경계해야 한다. 뇌물이나 여자로 인해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 지장간에 정화 상관까지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갑목(甲木) 일간이 경신(庚申)을 보면 천간과 지지가 가을 기운으로만 이루어졌다. 세력을 갖춘 편관이 갑목을 한 해 동안 괴롭히는 모습이다. 천지와 인간은 물리적인 면에서는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신약한 사주라면 둔탁한 쇠뭉치에 두들겨 맞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게 된다. 건강도 상하고 관청일로 피곤한 일들이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남명이라면 자식을 보는 운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식 농사라고 하는데 관성이 길신으로 작용하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식으로 태어난다.

 

여명에서 편관은 남자로 본다. 이성적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조짐들이다. 신약한 사주라면 감당할 수 없는 남성을 만나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그것도 천간과 지지가 함께 괴롭히니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가 있다면 편관의 기운을 흡수해 일간에게 전달되는 구조로 변한다. 여기에다가 식신의 다스림까지 받는다면 괜찮아진다. 경신(庚申) 안에는 무임경(戊壬庚)이 있다. 경금의 살()이 금생수(金生水)로 인성에 흡수되므로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한 추론은 사주 해석에 있어서 육친만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다. 일간을 중심으로 천간과의 관계를 간명하다 보면 사주 전체를 보는 눈이 한결 밝아진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실력은 쌓인다. 사주팔자는 얽혀있는 이해관계자가 많은 영역에 속한다. 그만큼 해독하기가 난해한 부분이다. 이론을 바탕으로 실력을 배양하여 분석능력을 키운다면 올바른 선택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