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정사(丁巳) 일주의 해석

청화거사 2018. 3. 26. 09:40

정사(丁巳) 일주의 해석

 

화의 기운은 불과 불꽃처럼 분산하고 흩어지는 힘을 상징한다. 순간적으로 퍼져나가는 이미지로 상상할 수 있다. 정화는 인간이 만든 불로써 병화가 태양이라면 정화는 촛불이나 난롯불에 해당한다. ()는 마친다는 의미의 이()로도 보며 옛 몸체를 씻어 버리고 마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만물이 이 시기에 이르러 이미 무성해진 것을 나타낸다. 육양(六陽)으로 밝고 화려한 곳에 비유되며 동물로는 뱀이다. 정사 일주는 천간과 지지가 빛과 열이 합해져 화약과 같은 폭발적인 성정을 지닌다.

 

지장간의 관계성을 보면 사화 안에 무경병(戊庚丙)이 숨어 있다. 십신으로 무토는 상관, 경금은 정재, 병화는 겁재로 비식재(比食財) 구조이다. 정사 일주는 간여지동으로 자신의 계절을 만나 세력이 왕성하다. 원국이나 행운에서 수 기운을 보지 못하면 음양의 균형이 무너져 하고자 하는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아 정신적 갈등을 겪는다. 수가 조절해주면 스스로 불타버리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목을 만나면 화 기운이 강해져 불균형 상태가 되므로 좋지 않다. 금을 만나면 결실이 있고 토를 만나면 곡식을 거둬들인다. 금토(金土)를 만나면 아름답다고 하지만 수가 없으면 금이 녹아내리고 토가 흙으로서 역할을 못한다. 이러한 논리는 단순하게 일주로 범위를 한정한 것이다. 보다 정확한 추론을 위해서는 사주팔자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남명에서 정재는 부인이다. 다른 간지에 정재가 없다면 경금이 부인이 된다. 십이운성으로 장생지에 놓여 나름 세력을 가지고 있다. 사화는 지살이다. 그 안에 정재가 들어있어 활동적이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 겁재 안에 정재로 배우자 덕이 약하지만 무토 상관이 일간의 기운을 빼면서 정재에게 힘을 보태 주므로 부인을 아끼는 유형이다. 처갓집과도 사이가 좋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겁재 안에서 정재가 공존해 경쟁자에게 부인을 빼앗길 수 있다는 암시도 된다. 사화는 뱀이다. 양기가 넘친 정력가들이 많다. 친구 좋아하고 놀기도 좋아해 마누라 속께나 썩일 수 있다. 남녀 불문하고 늦게 결혼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편을 말한다. 상관과 정관은 반대편에서 극으로 옥죄는 관계에 있다. 배우자 궁에 상관이 앉아 남편을 밀어내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다. 일지에 상관이 있으면 그만큼 결혼생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대체로 사주에 상관의 세력이 강하면 결혼을 하더라도 확률적으로 이혼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이럴 경우 독신으로 사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정사 일주는 상하가 모두 화 기운에다 상관의 기질이 더해져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남편을 무시해 버린다. 아예 연하의 남자가 어울릴 수 있다. 혹시나 결혼에 실패하더라도 자존심 때문에 혼자 사는 경향이 있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식을 의미한다. 록지에 놓여 자식 덕이 좋다. 남편보다는 자식에게 애정을 쏟는 편이다.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자식이 눈에 밟혀 쉽게 결정을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겁재는 형제, 자매, 동료, 친구를 말한다. 그것도 배우자 궁에 있다. 서로 어울려 다니면서 돈을 지출해 부부간에 갈등의 단초가 된다. 거기에다 형제간에 재물을 놓고 서로 차지하려고 싸워 불화를 일으킬 수 있다. 겁재는 재성을 극하므로 부친보다는 모친의 인연이 더 좋다. 겁재는 재물을 겁탈하므로 사주가 중화가 되어야 활용도가 높은 육친이다. 사주의 균형이 무너졌다면 너무 자신을 과신하고 남을 무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

 

일주는 자신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서 팔자라는 구조 안에서 자기의 가치를 발휘해 나간다. 비겁을 컴퓨터에 비유하면 본체에 해당된다. 좋은 자료를 입력해도 본체의 처리 능력이 부족하면 성과가 떨어지므로 본체는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십성에서 재성과 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일의 순서가 있다. 사람이 먼저 있고 난 다음에 재물도 중요하고 명예도 중요하다. 정사 일주는 간여지동으로 다른 간지에 있는 육친들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다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재성이 힘이 있다면 부자 될 확률이 높다. 관인 상생의 구조라면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에게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다.

 

정사 일주는 바위 위에 강렬한 열기가 더해진 모습으로 지장간 안에서 화생토, 토생금으로 정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역마성이 더해져 부지런히 살아가지만 겁재가 정재를 쪼그라들게 해 돈을 모아놓으면 빼앗길 수 있는 요인도 된다. 겁재의 영향으로 행운이 좋은 흐름일 때는 경쟁자들과 사이가 좋지만 나쁜 운이 도래하면 배신할 수 있는 관계로 변해 버린다. 동업은 금물이다. 허황된 욕심으로 투기성이 발동하여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있다. 쓸데없이 지출을 많이 하는 특성이 있는데 알뜰하게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야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정사 일주는 상하가 불기운으로 다혈질에다 말이 많고 성격이 급하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독설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폭발하지만 뒤끝은 없는 편이다. 승부욕과 시기심이 남달라 주위 사람들과 불화로 손해를 보기 쉽다. 화려한 도심지의 조명처럼 밝고 외향적이라 가만히 있으면 답답해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이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며 분위기를 밝게 이끄는 기질이 있다. 자신의 속마음을 숨김없이 표출하는 심리가 강해 솔직한 측면이 있다. 한낮의 뱀 안에 무토 상관이 건록에 놓여 두뇌가 총명하며 직감도 발달해서 판단이 빠른 편이다. 현실보다는 이상을 추구하며 끈기와 인내심이 부족해 한 우물만 파야 성공한다. 하극상의 기질을 절제해야 한다.

 

사주팔자는 생년월일시의 천간과 지지를 합하여 여덟 글자를 지칭한다. 인간 사회만큼이나 복잡하고 흥미롭게 조직된 복합체임이 틀림없다. 이 여덟 글자 속에 인간의 길흉화복이 정해진다. 인생행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좌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일주만 가지고 폭넓은 정보를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원국, 대운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도 환경적인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일주 분석을 통하여 사주 전체를 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현실적인 문제나 미래의 가능성을 최대한 예측하여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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