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을묘(乙卯) 일주의 특성

청화거사 2018. 3. 12. 06:57

을묘(乙卯) 일주의 특성

 

을목은 초목이 굽어서 나오는 모양이다. 만물이 껍데기를 벗고 나오면서 뚫는다는 뜻도 있다. 넝쿨과 화초에 비유한다. 겉모습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담장이 넝쿨처럼 뛰어난 생명력과 적응력으로 주변의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묘목은 칼로 물건을 반으로 갈라놓은 모양이다. 씨앗이 땅을 뚫고 나와 문이 열리는 모습의 형상이기도 하다. 동물로는 민첩하고 영리한 토끼를 말한다. 을묘 일주는 음과 음으로써 물리적 차이가 비슷한 산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구성되었다.

 

천간의 기운이 지지에 감추어져 있다고 하여 지장간이라고 한다. 묘목 안에는 생명력이 발현되는 갑목과 그 실체인 을목이 동시에 존재하는 순수한 목 기운으로만 이루어졌다. 초목이 기지개를 켜는 기상으로 목 기운이 가장 왕성한 시기지만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중화가 필요하다. 사주를 자연 생태계에 비유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물고 뜨기고 도와주고 치고받고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을묘 일주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수 기운이 너무 강한 것이다. 뿌리가 썩기 때문이다. 사시사철 화()가 있어야 뜻을 이룰 수 있다. 그만큼 화의 도움이 필요하다. 금이 많으면 심하게 극을 받아 다치게 돼 좌절과 고난이 따른다. 토가 많으면 오히려 승모(乘侮) 현상으로 무시를 당해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남명에서 재성은 부인을 말한다. 천간의 을목과 지지의 묘목이 간여지동으로 반대편에 있는 재성을 극으로 옥죄어 부인과 인연이 약하다는 암시다. 거기에다 배우자 궁이 비겁으로 둘러싸여 다른 경쟁자들이 내 아내와 함께 있는 형태이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하거나 불신으로 인해 불화와 갈등이 생긴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을묘 일주는 목기가 위로도 뻗고 좌우로도 뻗어 나가려는 속성으로 분위기에 쉽게 휩쓸린다. 그뿐만 아니라 도화의 성질이 더해진다. 바람피울 확률이 높다. 배우자 궁이 현침이다. 예민한 성격으로 남한테는 좀처럼 싫은 소리를 못하면서 만만한 부인에게는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을 서슴없는 하는 스타일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여명에서 금()은 관성으로 남편이 된다. 그런데 관성()에서 목()을 보면 재성이다. 일주에 있는 갑을(甲乙)이 내 남편과 같이 있는 모습이다. 비겁이 나의 남편의 여자가 되므로 비겁은 남편의 첩이 된다. 그래서 비겁이 많으면 다른 여성에게 남편의 정을 빼앗기게 되어 부부간에 갈등을 초래하고 이별하거나 독신으로 살 수 있다고 본다. 을묘 일주는 남녀 모두 도화에 해당해 이성관계가 복잡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일간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나름 주관을 가지고 있지만 갈대처럼 흔들려 여성들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버린다.

 

비겁은 형제, 자매, 친구, 동료, 경쟁자를 의미한다. 일주가 비겁의 기운으로 구성되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지만 곳곳에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재물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 이겨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외면은 화려하나 실속이 없고 재물로 인하여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동업은 금물이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만 주변의 견제가 심해 지출도 많은 편이다. 목의 성질로 호기심이 많아 무슨 일이든지 시작은 잘 하지만 마무리가 소홀하다. 거두고 저장이 서툴러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야 노후가 편안하다. 재성이 발달되었다면 재물을 취하기 위해 지극히 계산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을묘 일주는 비겁으로 응집된 에너지를 식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배설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식상이 있으면서 재성이 세력을 갖추고 있다면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처세에 능하므로 사업가로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상하가 모두 음목이다. 기본적인 성정이 타고 올라가려다 옆으로 휘는 성질로 힘든 일이 닥치면 타인에게 의존하는 성향을 보인다. 봄에 핀 꽃으로 빨리 피고 지는 속성 때문에 신속하게 결과를 얻으려고 해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사숙고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한 우물을 파는 꾸준함을 보여야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나아가서 모든 결과에는 운도 따라야 하지만 그 운은 준비되지 않은 이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을묘 일주는 유연하면서도 결합력이나 집착력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 을목이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는 모습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을 잘한다. 성실하고 치밀하여 일 처리가 깔끔한 측면이 있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싹싹하지만 지기 싫어하는 고집이 숨어 있다. 유연한 갈대처럼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도 지녔지만 내면으로는 소심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풀밭의 산토끼로 경계심이 강해 의심이 많은 편이다. 여린 나무에 새가 앉아 리더보다는 참모형에 가깝다. 사주가 신약하다면 의지가 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해 무책임한 사람들이 많다. 결정을 했다가 뒤엎거나 아예 결정을 내지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줏대 없이 행동하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

 

사주팔자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일주는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서 전체 속에서 자기의 가치를 발휘한다. 사주가 외형상 단순해 보여도 그 내용을 깊이 관찰해 보면 미래 예측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을 알고 인격수양의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타인의 성격도 파악하여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그릇이나 운세의 변화과정을 간파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해 준다. 다만 망망대해에서 좌표를 잡지 못해 고뇌하는 사람들에게 등대와 같이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려면 일주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주팔자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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