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갑인(甲寅) 일주의 분석

청화거사 2018. 3. 5. 09:47

갑인(甲寅) 일주의 분석

 

갑목은 나무, 동쪽, 푸른색, 봄과 같은 이미지로 연결된다. 양기가 싹이 트며 움직이는 형상을 따른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뻗어나가는 힘으로 봄에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오상으로는 인()에 해당한다. 인목은 화살을 팽팽히 당기고 있는 두 손의 모습이다. 인은 펼치는 것이니 널리 펴서 만물을 낳는 것이다. 동물로는 용맹하고 강한 기운을 가진 호랑이다. 큰 나무나 장작을 상징한다. 갑인 일주는 양과 양의 기운으로만 이루어져 인자함을 겸비한 강한 생명력과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다 청년 시기이다. 외부적 환경에 굴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기질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인목 지장간에는 무병갑(戊丙甲)이 암장되어 있다. 인목은 봄을 시작하는 기운이지만 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이다. 무토와 함께 여름의 기운인 병화가 들어있어 따뜻한 봄의 기운을 재촉한다. 육친으로 보면 무토는 편재, 병화는 식신, 갑목은 비견으로 비식재(比食財) 구조이다. 재물을 갈망하는 타임으로 부자가 되려면 3요소가 선행돼야 한다. 일간이 힘이 있어 장악력이 있고 재물을 만드는 식상의 기운이 건실하며 재물을 뜻하는 재성이 힘이 있는 것이다.

 

갑인 일주는 일간의 에너지가 인목을 통해 병화에게 전달되고 무토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이다. 그만큼 재물에 대한 잠재적 욕구가 강하다는 반증이다. 재성이 다른 간지에서 세력을 가지고 있거나 대운에서 들어온다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병화 식신으로 조후하고 계수 정인으로 윤택하게 하면서 서로 방해하지 않으면 부귀하다. 경금 칠살과 정화 상관이 함께 있으면 더욱 빛이 난다.

 

사주팔자는 일간의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일간에게 필요한 기운으로 팔자가 구성되어 있으면 부모 형제의 덕이 좋다. 이렇게 되면 안정된 환경 속에서 학문에 전념하여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다. 일간의 주변이 불안정하면 부모 형제와 인연이 약하다. 인덕도 없다. 균형과 조화가 무너져 일간의 역할을 완전하게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비견은 형제자매 친구를 말한다. 천간과 지지가 같은 기운으로 구성되어 자존심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향이다. 개성이 강해 형제간에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재물을 놓고 다투는 형상으로 서로 가지려고 해 우애가 없다는 암시도 된다.

 

남명에서 재성은 부인이다. 무토 편재를 어쩔 수 없이 부인으로 맞이한다면 비견 안에 편재가 들어 있어 부인과 갈등을 겪게 된다. 음양의 짝도 맞지 않아 견인력도 약한 편이다. 거꾸로 편재가 인목 비견을 보면 관성이다. 마누라를 외간 남자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그것도 일주라는 공간에 같이 있다. 남몰래 바람을 피울 확률이 높다. 가정을 지키려면 독단적인 성향과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의 뜻을 내세운다면 갈등의 씨앗이 잠복되어 있다고 여겨야 한다. 다만 식신이 편재에게 에너지를 보태주므로 아내에게 잘하려고 노력은 하는 스타일이다. 관성으로 일간의 에너지를 조절해준다면 부인과의 관계가 좋아진다. 도움도 받게 된다. 인목 안에 있는 편재가 지살이다.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시그널이다.

 

여명에서 식신은 자녀이다. 식신이 십이운성으로 장생지에 임하여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강한 일간의 에너지를 설기시켜 주므로 자녀에게 애정을 쏟게 된다. 비견 안에서 식신이 공존해 목표 지향적인 성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자식 덕을 보게 된다. 부부가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자녀가 눈에 밟혀 쉽게 결정을 못하게 하는 요인도 된다. 헤어진다면 자신이 키워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남명에서 식신은 장모를 의미한다. 차가운 갑목이 병화 식신을 향하니 장모를 보살펴 드리거나 모시고 살 수도 있다. 일간이 건록에 앉아 있으면서 식신이 장생지로 건강한 체질을 타고났다. 관리만 잘하면 장수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갑인 일주는 따뜻한 햇볕을 받고 있는 커다란 나무의 모습으로 지장간 안에서 식신 생재를 하고 있다. 총명하면서 재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암시다. 돈을 벌기 위해 마음속으로 연구하는 심리를 지니고 있다. 식신의 영향으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편재의 시장을 통해 판로가 구축되므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다만 편재가 지장간의 여기에 있어 주위에서 재성이 도와줘야 한다. 비견이 세력이 강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재물을 성취할 수 있는 유형이다. 성공을 한다면 밀어붙이려는 기질을 조절해야 한다. 경쟁심이 강해 매사에 주도적으로 행동하려다 자만심에 빠져 고립되거나 실패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관성으로 제어가 안 된다면 나아갈 줄만 알고 멈출 줄 몰라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갑인 일주는 아름드리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으로 일간의 역량이 강하다. 간여지동으로 나서는 기질과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려는 면이 남다르다. 어떤 일이든 혼자 하기를 좋아하며 간섭받는 것을 싫어한다. 일을 추진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남에게 지배받기를 싫어하고 군림하려는 성향이 잠복되어 있다. 인덕이 없는 편으로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적은 편이다. 외형적으로는 화려하게 보여도 실속이 없다. 내실을 기해야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 호랑이 등에 탄 갑목으로 행동반경이 넓어 바쁘게 살아야 뜻을 이룰 수 있다.

 

사주 구조가 잘 짜여 있다면 목표의식이 뚜렷해 성공을 위한 기본 터전은 갖추고 있다. 재성과 연결이 매끄러우면 자신이 경영주가 되어 직원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좋다. 목의 물상을 활용하여 건설, 장식, 가구, 건축, 교육계통에도 적성이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의사, 약사도 좋다. 관인 상생으로 이루어졌다면 조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인목이 호랑이를 상징하므로 검찰, 경찰, 군인 등의 직업도 어울린다. 호랑이는 한자리에 가만있지 못하고 자주 옮겨 다니므로 항공, 건설, 해운, 운수, 무역, 교통, 관광의 직업에 적합하다. 인목이 싹을 틔우고 나오니 도서출판, 문화, 언론방송에도 소질이 있다. 갑인 일주는 뻗어 가나는 것도 지나치면 병이 되는 것처럼 나무가 한번 쓰러지면 소생하지 못하므로 실패에 취약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사주는 단순해 보이지만 복합적인 구조로 음양오행의 내부적 속성에 대해 다양하면서도 심도 있게 관찰해야 운명의 비밀을 해독할 수 있다. 그 속에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창조의 가능성들이 무한히 함축되어 있다. 자연법칙의 대변자인 운명을 제대로 간명하려면 일주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일주라는 일차원적 해석에서 좀 더 나아가 사주팔자를 종합적으로 보는 다차원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이 타고난 운명을 미리 알아 지혜롭게 대처하고 삶의 궤적을 밝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