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庚戌) 일주의 분석
금의 기운은 물질이나 정신을 긴장시켜 표면에서 순간적으로 결정을 이루게 하는 힘을 상징한다. 여름의 왕성한 에너지를 물질로 바꾸는 작용으로 가을이 되면 수축하는 기운이 주도하여 대기도 건조해진다. 경금은 가을을 대표하는 것으로 에너지가 물질화되는 시작의 단계이다. 물질이 에너지화되는 목과는 성질이 반대가 된다. 술토는 화로에 묻어둔 불씨의 모습으로 12운성으로 화(火)를 저장하는 고(庫)지 혹은 묘(墓)지라고 한다. 사막과 같은 불모지에 비유할 수 있다. 건조하고 마른 토라 금도 생하기 어렵고 목도 자양하기 힘들다.
술토 지장간에는 신정무(辛丁戊)가 암장되어 있다. 육친으로 보면 신금은 겁재, 정화는 정관, 무토는 편인을 말한다. 서로 끌어당겨 상호 의존하는 관인비(官印比) 구조이다. 겁재가 십이운성으로 관대에 놓여 경쟁성과 투쟁성으로 무장되어 승부욕이 남다르다. 자기주장이 강하면서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다. 정화는 양지에 임하여 이성적이지만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스타일이다.
정관이 편인 안에서 공생하면서 인코스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학문을 바탕으로 권력을 거머쥐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꿈틀거린다. 자기 관리만 잘하면 성취할 수 있는 기본 터전은 된다. 다만 통제받는 것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쉽게 권태를 느끼는 타임이다. 거기에다 눈치는 빠르지만 야행성의 기질로 게으른 측면이 있다. 일지 편인으로 정신세계나 전문화된 기술, 종교, 철학, 예체능 분야에 재능을 보인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편을 의미한다. 정관이 다른 간지에 드러나 있지 않다면 술토 안에 있는 정화가 남편이 된다. 묘고(墓庫)에 들어가 부성입묘(夫星入墓)되어 있다. 일주가 괴강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드센 여성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홍염살로 사치와 허영을 좋아하지만 외모는 수려한 편이다. 성격이 시원시원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편이다. 거기에다 신살로 금여(金與)이다. 온후하고 인품이 있으며 용모가 단정한 사람들이 많다. 다만 사주가 조화로워야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사주가 조화와 균형을 잃어버렸다면 남자관계가 복잡하고 여차하면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남편 덕이 미흡하여 본인의 기대치에 2% 부족한 사람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일지가 십이운성으로 쇠지에 놓여 산전수전 다 겪은 마누라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아픔도 따른다. 더하여 일지가 매우 건조하여 본능적으로 물 기운을 빨아들이므로 부부간에 성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려면 흙속에 묻혀 있는 경금을 수 기운으로 씻어내야 빛이 나고 정화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명에서 식신은 자식이다. 편인과 식신은 반대편에 있으면서 극하는 관계이다. 식신을 위축시켜 쪼그라들게 한다. 게다가 술은 조열된 토로써 토생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식 덕을 기대하기 곤란하다는 시그널이다. 편인의 세력이 더 강하다면 자식 덕은 애초부터 포기해야 한다. 만약 대운에서 편인운이 유입되면 부작용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편재가 있다면 편인을 억제시켜 식신을 극하는 강도를 감소시키므로 그나마 낫다. 술토는 토극수 작용력이 뛰어나다. 물 기운을 가로막아 혼탁하게 하므로 먼저 갑목 편재를 써서 술토를 파헤쳐야 한다. 그러고 나서 임수 식신으로 물줄기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해야 자식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남명에서 정관은 자녀가 된다. 정화가 십이운성으로 양지에 놓여 자식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부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도 성숙되지 않아 관심을 가져 줘야 올바른 가치관을 지닐 수 있다. 혹여나 성장과정에서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자식이 화고(火庫)에 들어가 속을 심하게 썩이게 된다.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면 의견 충돌로 마찰을 겪거나 간섭으로 받아들이므로 떨어져 살아야 그나마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주가 양적 기운으로 과도하게 치우쳤다면 자식 걱정으로 마음고생을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편인은 남녀를 불문하고 엄마로 본다. 무정한 모친이라고도 한다. 실질적으로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지만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계모로 본다. 배우자 궁에 있다는 것은 부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코드가 맞지 않는 엄마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부부간에 싸움을 하면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채질하여 갈등을 증폭시킨다. 편인이 효신으로 모친의 간섭이 결혼 후 까지도 이어진다. 갈등의 씨앗이다. 사주 구조가 잘못 짜였다면 모시고 살거나 보살펴 드려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술토는 천문이다. 편인과 조화를 이루므로 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촉이 발달된 모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겁재는 형제, 자매, 동료를 말한다. 지장간에 있는 겁재가 십이운성으로 관대이다. 상승하는 기운으로 자만심이 강하면서 자기 뜻대로 하려는 성향을 드러낸다. 강력한 경쟁자가 숨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뜻도 된다. 남몰래 돈을 빌려가거나 뜯어간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강한 사주라면 주고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신약한 사주라며 그나마 낫다. 이들의 관계는 운이 좋을 때는 우호적이지만 운이 나쁠 때는 형제 ․ 자매 ․ 친구 간에 갈등을 일으킨다. 이런 까닭에 비겁은 지장간에 있는 것보다 간지에 드러나 있는 게 좋다고 보는 것이다.
경술 일주는 단단한 바위 아래에서 충성스러운 개가 감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괴강살의 영향으로 강직한 가치관을 지닌 전략가로서 조직사회와 인연을 맺는다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의리와 믿음을 중시하므로 살아가면서 배신을 당하기 쉬운 유형이다. 소유욕이 강해 주위 사람들과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성격들이 많다. 편인이 화개살에 천문성으로 예지력과 직관력이 발달되었다. 창조성의 기질로 두뇌회전이 빠르고 새로운 변혁을 꿈꾸는 스타일이다. 외형적으로 점잖은 것 같지만 목표 지향적인 성향으로 명예 욕구가 잠복되어 있다. 관성운이 유입된다면 성공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술 일주는 메마른 땅위에 솟아난 암석으로 십이운성으로 쇠지에 앉아 표면적으로는 강해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쇠약해지기 시작한다.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삶의 지혜가 묻어나 있다. 그러나 불에 타버린 들판으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져 가므로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서서히 물러나야 하는 시기이다. 옛날을 회상하면서 지내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현실을 잊고 잘 나갈 때만 생각하면 물러날 기회를 놓쳐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오행은 자연계의 다섯 가지 물질로서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유기적인 체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므로 상호 관계성을 파악해야 할 존재이다. 사주팔자는 수많은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상징체이다. 그 안에 다양한 물상의 의미와 비밀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주팔자를 농부학, 기후학, 자연학 관점에서 관찰할 때 폭넓은 간명이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주 분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주팔자를 종합적으로 봐야 복잡하게 구성된 사주 시스템을 해독하여 운명의 시간표를 보다 쉽게 분석해 낼 수 있다.
'여유당 다래헌 > 일주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자(壬子) 일주의 분석 (0) | 2018.02.19 |
---|---|
신해(辛亥) 일주의 해석 (0) | 2018.02.12 |
기유(己酉) 일주의 분석 (0) | 2018.01.29 |
무신(戊申) 일주의 특성 분석 (0) | 2018.01.22 |
정미(丁未) 일주의 특성 분석 (0) | 2018.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