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기유(己酉) 일주의 분석

청화거사 2018. 1. 29. 09:16

기유(己酉) 일주의 분석

 

기토()는 사람이 구부리고 있는 모습이다. 음양 운동에 따라 외부로 확산하던 기운이 내부로 들어와 충실해지는 시기이다. 여름 동안 활발하던 양기를 누르고 일음이 일어난다. 모아서 간직하는 기운이 강하며 만물을 기르고 배양하는 역할이 크다. 화를 보면 열기를 흡수하고 금을 도와주기에 살기 좋은 옥토가 된다. ()는 배가 볼록하고 목이 잘록한 술독의 모양으로 빼어나다는 의미를 지닌다. 만물이 모두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동물로는 닭에 해당한다. 서리를 품은 서늘한 기운으로 목을 극하여 억제시킨다. 사화(巳火)나 축토(丑土), 진토(辰土)를 보면 합으로 끌어당겨 금 기운이 강해진다.

 

유금 지장간에는 경신(庚辛)이 암장되어 있다. 금의 왕지(旺地)로서 순수한 기운으로만 뭉쳐 형성된 것이다. 십신으로 보면 경금은 상관, 신금은 식신을 의미한다. 일주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있지만 다른 글자나 운에 의해 변화를 겪는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는 합의 영향도 크다. 기토가 유금에게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흐름이다. 식상의 기질이 잘 나타난다. 일주의 능력을 밖으로 표출하는 성분이 식상이다. 넘치는 욕구를 절제 없이 세상에 표출한다면 방자한 행동이 나오고 질서를 파괴할 수 있다. 식상의 세력이 강하여 재능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의식주는 문제없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연구하는 능력이 남다르다는 암시도 된다.

 

여명에서 관성은 남편이다. 식상은 반대편에 있는 관성을 극으로 옥죄여 위축시킨다. 기유 일주는 목()이 관성으로 남편이 된다. 유금의 날카로운 칼날에 나무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대체로 일지에 식상이 자리 잡고 있으면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식상의 세력이 강하면서 관성이 무력하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가정이 깨질 확률이 훨씬 높다. 자녀 출산 후부터는 남편보다는 자녀에게 애정 더 간다. 갈등의 조짐이다. 인수로 식상을 억제시키고 재성으로 설기시켜 균형을 잡아준다면 그나마 낫다.

 

여명에서 식신은 자녀를 의미한다. 유금이 십이운성으로 장생지에 있으면서 록을 얻어 유별나게 자식에게 지극 정성을 쏟는다. 공부할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경제적으로 성공해 기대치에 보답해준다. 식상은 자식이요 아랫사람을 의미한다. 연하를 만나면 왠지 모르게 끌리게 된다. 인연을 맺을 수도 있다. 배설하려는 욕구로 성욕이 강해 많은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 만약에 식상이 태과하다면 자식이 나의 기운을 빼앗아가 속을 썩이는 자식으로 변한다.

 

남명에서 재성은 부인이 된다. 식상으로 응집된 에너지를 재성으로 소통시키려고 해 아내에게 잘하는 편이다. 대체로 식상의 기운이 강하면 외모를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 지적 수준보다는 예쁜 여성을 선호한다. 여기에다 세련되고 대화가 통하면 쉽게 끌린다. 실질적으로 아름다운 여성과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식신이 도화의 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다정다감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남달라 여성들로부터 호감을 사는 유형이다.

 

남명에서 관성은 자식이다. 식상이 강하면 관성을 극으로 쪼그라들게 한다. 자식과 인연이 약하다는 시그널이다. 식상은 장인 장모를 말한다. 배우자 궁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깝다는 의미이다. 만약에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게 된다면 장인 장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주 구조가 조화롭다면 가을 들녘의 풍요로운 자형을 보아 처갓집의 도움으로 경제적으로 기반을 잡을 수 있다. 반대로 찌그러지고 일그러졌다면 장인 장모를 도와드려야 한다. 식상은 베푸는 성분이다. 윗사람보다 아랫사람의 혜택이 있다. 다만 인수로 조절되지 않으면 자기 과시욕이 강하고 거만한 태도를 보인다. 사주에 관성이 부족하면 남을 얕보거나 자유분방한 기질을 드러낸다.

 

기토는 밭이고 유금은 가을이다. 닭이 들판에서 여유롭게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이다. 사주가 식상 생재의 아웃코스 구조로 잘 짜였다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거두어들이는 기질에다 저장성이 강해 사업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다. 원국이나 행운에서 수()를 보면 재성이 된다. 서로 간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므로 경제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적극성만 가진다면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큰 재물을 모을 수 있다. 다만 일간이 강해야 바라는 바를 성취하는데 유리하다. 시작하고 펼치는 기운이 부족해 목화(木火)의 양적 기운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꽃을 피우는데 제약이 따른다.

 

한 사람의 성격은 간지에 놓인 오행과 육친의 영향으로 기본적으로 형성된다. 주위 환경과 유전적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해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결과이다. 기유 일주는 식신의 영향으로 내면 깊이 사색하고 연구하는 스타일이다.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꼼꼼하면서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쉽게 상처를 받는다. 토는 만물을 기르는 성분이다. 심은 대로 거두기 때문에 신의가 있다. 이러한 기질로 종교 지도자의 성향을 보여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 기토와 유금이 절묘한 조합으로 하늘에서 노을이 지는 모습이다. 감추려는 속성으로 많은 것을 알면서도 드러내지 않아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려고 한다.

 

기유 일주는 식상이 강해 두뇌가 총명하고 연구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남다르다. 식신은 문창성으로 지적 욕구를 자극해 영리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공부에 재능을 보인다. 학당귀인이 더해지므로 인수와 조화를 갖추고 있다면 지식을 바탕으로 가르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식신이 장생지로 순수한 성품을 지녀 배우고 익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에 어울린다. 섬세하고 감각이 뛰어나 전문자격증 분야, 연구개발 분야, 예체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승부근성과 추진력이 부족한 게 결점이다. 식신이 유금의 날카로운 칼을 품고 있다. 손재주가 남달라 음식 솜씨가 좋다는 것을 암시한다. 섭생으로 관리만 잘한다면 장수하는데 문제가 없다.

 

일주를 배경으로 간단한 한두 가지의 이론으로 일반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운명과 음양오행은 복잡한 사슬 관계로 글자와 글자 간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사주 전체의 윤곽을 잡아내고 최종 결론을 내리려면 단식 판단으로는 불가능하다. 일주 분석은 사주 해석에 있어 하나의 우회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해석상의 오류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여러 가지 상황을 꿰뚫고 보다 폭넓게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정보를 얻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