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癸巳) 일주의 심층 분석
계수는 만물이 싹트는 조짐을 뜻하는 규(揆)의 의미를 가진다. 겨울의 수(水)이며 사방에서 가운데 토(土)로 물이 모이는 형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계수는 돌아갈 귀(歸)와 상통한다. 사화는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의 절기인 양의 기운으로 강렬한 햇살 속에는 다음 계절인 경금을 준비해 놓았다. 무토를 생하면서 경금을 감싸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계사 일주는 여름비가 내린 뒤에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모습이다.
땅 속에 간직되어 있는 하늘의 기운을 지장간이라 한다. 각각의 에너지가 주된 역할을 하는 활동기간을 설정하였는데 사(巳)에는 무경병(戊庚丙)이 암장되어 있다. 십신으로는 무토는 정관, 경금은 정인, 병화는 정재로 재관인(財官印) 구조이다. 이들은 팔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교감하면서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 그뿐만 아니라 상대의 속마음을 추론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한다.
계사 일주는 밑으로 흐르는 물이 위에 있고 위로 치솟는 불이 밑에 있는 수화 기제(水火旣濟)를 이루고 있다. 추위는 따뜻한 불로 녹이고 더위는 차가운 물로 식히는 이치와 같다. 천을 귀인이면서 태극 귀인으로 재물(財), 벼슬(官), 학력(印) 삼박자가 생록(生祿)을 보아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귀인의 도움을 받거나 생각지도 못한 횡재수로 복을 불러온다. 전제조건은 중화를 잃지 않고 균형 잡힌 사주가 돼야 복록이 배가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달라져 고단한 삶이 전개된다.
계사 일주는 뱀을 상징한다. 독성을 지닌 냉혈동물로서 밝은 대낮에 가랑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역마의 힘이 더해져 발령을 받아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직업군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재관인 구조를 지녀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려는 심리가 강한 편이다. 만약에 사화가 관성이나 인수이면 권력에 대한 잠재적인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나타난다. 그에 견주어 뜻을 이루려면 일간이 힘이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태지(胎地)에 놓여 권력을 거머쥘 수 있는 에너지가 약한 단점을 안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길신이라도 잘못 짜인 구조에서는 효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버린다. 일간을 도와주는 금 기운을 비롯하여 다른 기운이 안정된 상태에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좋은 사주가 된다. 일간의 주변이 불안정하고 한두 기운으로 구성되면서 치우쳐 버리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다. 이렇게 중화가 무너지면 에너지의 흐름이 막혀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성격적으로도 개성이 강해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사회 생활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남명에서 정재는 부인이다. 배우자 궁에 앉아 있어 살림 잘하는 여성과 인연을 맺는다고 넌지시 알리고 있다. 다만 에너지가 약한 사주라면 부담스러운 부인으로 변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편으로 본다. 무계(戊癸) 합으로 끌어당겨 사랑하면서 원만한 가정을 이룬다는 암시이다. 사화 안에 무토가 공존해 직장생활, 해외여행, 교통기관을 이용하다 우연히 만날 수 있다. 국제결혼이나 외국 여자와 만남도 가능하다. 하지만 드러난 정관이 다른 간지에 있다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오피스 와이프로 발전한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남명에서 정관은 자식이다. 합으로 견인하므로 부자간에 코드가 잘 맞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주는 배우자가 거주하는 공간이다. 정재는 부인, 정인은 엄마, 정관은 자식으로 3대가 오붓한 가정을 이루면 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 역마와 정인의 작용력으로 잠시 동안 외국이나 기숙사형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헬리콥터 맘으로 과잉보호하는 엄마가 잔소리를 늘어놓아 갈등을 겪어야 하는 아픔도 있다.
계사 일주는 경제관념이 확실해 꼼꼼하고 검소한 편이다. 재물을 성취하려는 욕구가 강하면서 자산관리를 잘해 부자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다만 재물에 대한 집착으로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이 어울리는 스타일이지만 부득이 사업을 하게 되면 정재 안에 정관과 정인이 소통하므로 위험부담이 큰 사업보다는 안정적인 사업을 선호해야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혹여 돈을 벌게 된다면 남모르게 부동산에 투자해 재산을 증식시키고 싶은 욕구가 발동하게 된다.
남녀 공히 정인은 엄마가 된다. 12운성으로 태지(胎地)이다. 뱃속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는 상태로 가만히 있어도 먹여줘 나태해질 수 있다. 엄마의 혜택이 크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신약한 사주라면 일간에게 힘을 보태주므로 모자간에 호흡이 잘 맞는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엄마와 공동으로 투자해 재산을 일구는 것도 지혜로운 하나의 방법이다. 신강하다면 자기 주관이 강해 간섭하게 되면 마찰을 일으켜 갈등을 겪게 된다. 순수한 봉사심을 삶의 가치관으로 삼을 때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계수가 사화를 극하고 물뱀의 자형을 보아 조급하면서 변덕스러운 성품을 지니고 있다. 지적 수준이 높은 편으로 여간해서는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아 상대하기 쉽지 않은 유형이다. 하지만 계산적인 행동을 보이다가 순간적으로 욱하는 성질를 드러내 꾹꾹 참았던 말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다소 이기적이지만 여린 성품으로 남에게 잘 속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남모르게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하고 도덕적으로 자신에게 부끄러운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는 윗사람의 혜택이 따른다.
이러한 분석은 일주로 범위를 한정하여 접근한 것이다. 일주 해석으로 잘못 판단하여 오류를 일으키면 처음부터 문제가 생겨 뒤틀어지기 시작한다. 결국에는 도미노 현상처럼 와르르 무너지면서 큰 벽에 부딪쳐 꽉 막히게 된다. 위험요인을 최대한 줄이려면 사주팔자를 깊이 읽어낼 줄 아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일주 분석만으로는 논리적인 추론이 불가능해 올바른 정보에 근접할 수 없다. 사주팔자에 숨겨진 비밀을 명확하게 풀어내려면 원국, 대운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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