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갑술(甲戌)일주의 분석

청화거사 2017. 5. 29. 09:25

갑술(甲戌) 일주의 분석

 

목의 성질은 곡직(曲直)으로 표현하는데 갑목은 스프링처럼 위로 솟구치는 직의 성질을 지녔다. 외부적 환경에 굴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기질이지만 양지(養地)인 술토에 앉아 다소 힘이 부친다. ()은 멸()과 살()의 뜻을 가지는데 음이 극에 달하여 만물의 소멸이 시작되고 양기가 다하여 땅속으로 숨어든 형상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로 갑술 일주는 늦가을 아름다운 단풍나무와 같다. 목마른 대지에 홀로 선 나무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지녀야 자신을 지탱할 수 있다.

 

일주는 고립된 실체가 아니라 단지 전체의 완전한 부분이다. 술토 안에는 하늘의 기운인 신정무(辛丁戊)가 들어 있다. 정화의 뜨거운 열기가 늦은 가을 잔서의 상황을 의미한다. 마지막 열기의 방출로 화기운의 묘고 역할을 하여 겨울로의 급격한 전이를 막아 준다. 술토는 유금에 비하여 더욱 건조하고 메마른 물리적 상황이다. 이들은 음양의 대립, 상보, 상호 순환운동으로 변화의 과정을 겪는다. 다른 간지에 있는 오행들과도 은밀하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러기에 개별적 실체의 특성과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운명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갑술 일주는 기본적으로 진취적이면서 도전정신이 강하다. 하지만 끈기가 부족해 쉽게 포기하려는 성격을 고쳐야 한다. 위로 곧게 올라가는 힘으로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선구자의 기질을 지녔지만 치솟는 생명에너지의 갑목을 술토가 도와주지 못해 역동성이 부족하다. 사막 같은 열악한 환경이지만 나름 독립심과 책임감으로 생존본능을 지녔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려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주적 패턴으로 십 년마다 바퀴 돌듯이 오는 대운이나 해마다 돌아오는 세운의 에너지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진다.

 

상관의 영향으로 두뇌회전과 화술이 뛰어나 남들을 설득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처세술과 사교성으로 대인관계도 원만하다. 일지에 편재가 있어 재물에 대한 욕심도 많고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도 갖췄다. 재테크 감각이 남다르지만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판으로 재물에 대한 욕구가 강한 일주이다. 편재 자체가 가을 들판이라 효용가치가 떨어져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술토는 순환 주기성에 의해 고유한 성질이 자주 변색되어 재물의 기복이 심하다. 무엇보다도 편재는 즐기는 요소가 강하여 잘못하면 여자와 돈으로 고통을 겪게 되므로 한탕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배우자에 대한 내면의식을 들여다보면 갑목이 편재 위에 앉아 돈을 잘 버는 여성을 선호한다. 신금인 정관의 영향으로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끌린다. 하지만 정관이 상관에게 두들겨 맞아 상하게 되므로 좋은 직장을 가진 사람과 인연을 맺기가 힘들다. 일지가 화개지로 신앙심이 깊고 예술이나 문학에 심취해 있는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 일간이 힘이 없어 편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부담스러운 존재들이다.

 

주위에 관성이 없다면 부득이 술토 안에 있는 신금 정관을 남편으로 쓴다. 신금은 현침살로 성격이 예민하고 날카로우면서 까칠한 측면이 있다. 신금과 정화가 상관견관이다. 멋도 알고 서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사치를 좋아하면서 자유분방한 기질의 소유자가 많다. 남편 덕이 기대에 못 미쳐 살다 보면 수시로 갈등을 겪게 된다. 남편 탓하지 말고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다. 반대로 남명은 정관이 자녀가 되는데 상관에게 옥죄이게 되어 자식과 불편한 관계로 변한다.

 

십이지지의 끊임없는 운동과 변화의 순환성으로 술토 안에 있는 정관, 상관, 편재가 유기적인 체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한다. 상관의 기술로 상품을 만들고 정관의 조직으로 판매하여 편재에 의해 재물이 들어오는 구조이다. 가령 오()운이 오면 상관과 편재의 절묘한 조합이 된다품질이 좋은 제품이 시장을 통해 유통되므로 매출이 늘어난다. 십이운성으로 상관이 왕지(旺地)가 되는데 기세의 흐름이 왕성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다만 일간이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힘을 키워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갑술 일주가 봄에 태어나면 에너지가 강해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으로 통솔력을 지니게 된다. 여름에 태어나고 적당한 물이 있으면 전문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가을에 태어나면 같은 성질의 목이 있어야 서로 협력하여 날카로운 도끼질로부터 버티어 낼 수 있다. 겨울에 태어나면 丙火로부터 따뜻한 햇볕을 받아야 좋은 사주로 변한다. 그래야 목화 통명으로 두뇌가 명석하다. 갑목은 도끼 역할을 하는 경금(庚金)과 정화(丁火)가 있으면 나무를 쪼개서 불을 지피므로 귀격으로 변한다.

 

이러한 추론은 오직 일주만을 중심으로 개략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사주팔자에 드러난 간지는 더 이상 하나의 글자가 아니라 천지자연과 인간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포용하는 우주적 위상을 가진 부호이다. 따라서 일주만 가지고 복잡한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낼 수는 없다.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피상적이 지식보다는 종합적인 접근으로 본질적인 부분들을 들여다봐야 한다. 일부만 가지고 개인의 운명을 진단하여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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