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유(癸酉) 일주의 특성
물은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결합물로서 생명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음의 기운을 담고 있는 계수는 이슬과 같은 물이다. 큰 호수에서 흘러나와 여러 지류로 갈라져서 스며들거나 멀리 흐른다. 수는 하늘의 오성 중에 수성으로 진성(辰星)에 해당한다. 사물을 윤택하게 하고 아래로 유유히 흘러내리는 성질을 가진다. 오랫동안 땅속에 젖어들어 있으면 소금으로 변하며 맛이 짜고 썩는 냄새가 나는 것은 때라든지 더러운 것을 모두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유금은 노(老)나 숙(熟)이라는 글자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데 만물이 성숙한 것을 의미한다. 강한 음기가 양기를 압박하여 더욱 단단해지며 수의 에너지가 뿌리로 하강하여 산천의 나뭇잎들이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게 한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 따라 갈무리하는 가을의 기운은 혹독한 겨울을 버틸 수 있도록 필요한 것만 남기고 생존을 위해 정리해 나간다. 이런 까닭에 사주에 금 기운이 없다면 어떤 일을 할 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거나 끊고 맺음이 분명하지 못하는 성향을 드러낸다. 물상으로는 보석, 정밀기계, 첨단 신소재, 의료기구, 날카로운 칼, 장신구, 무기 등에 비유할 수 있다.
양이 작용하는 방향은 생장하려는 기운이 강하고 움직이려는 힘으로 발산 작용을 한다. 반면에 음은 소멸하려는 기운이 강하고 수렴작용을 한다. 유금은 땅속에 감추어져 있는 하늘의 기운으로 정돈과 결단의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경(庚)과 날카롭고 치밀한 신(辛)이 공존하고 있다. 긴장시키는 경금의 기운과 이것이 물질화한 신금의 기운이 섞여 있는 것으로서 순수하고 맑은 에너지의 형이상학적 그리고 형이하학적 기운의 총화를 나타낸다. 각 오행이 가진 원소 값을 특정화시킬 수 없지만 왕지(旺地)로서 강한 가을의 기운이 응축되어 있다.
계유 일주는 음과 음의 결합으로 신금에 비하면 금생수의 역할이 다소 떨어진다. 얼핏 보기에 유금이 계수를 도와주는 구조로 보여 일간이 강하게 보일 수 있으나 십이운성으로 병지(病地)에 앉아 지지기반을 확고하게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거나 유금에서 시작해 계수로 이어지는 1급수 계곡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흐르는 물이 아래로 내려가 보석을 깨끗이 씻어주고 있다. 일간이 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지는 않지만 위아래가 서로 순환 상생하므로 편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러한 성질로 촉촉한 윤기를 머금어 밝은 지혜가 있으며 성품이 침착하고 겸손하다. 맑고 깨끗하며 소극적이면서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가 많다. 참모로서 능력은 출중하지만 통솔력이 결핍되어 리더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 하지만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금기의 영향으로 나름 단호하면서 결단력이 있어 세상의 비리를 밝히는 곳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유금은 거울이나 유리 같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니 계산에 밝아 수리력이 뛰어나며 회계 세무분야에서 일을 하면 좋다. 거두어들이는 속성으로 금융기관과 인연이 깊다. 음기가 충만해 외골수적인 기질을 드러내는데 정신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세속을 떠나 종교적인 삶에 매력을 느낀다.
계유 일주는 자신의 머리와 재능을 믿고 이것저것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지만 변덕이 심하므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예술계통이나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학문적 성취도 뛰어나고 학구열도 남다르다. 빠른 두뇌회전으로 주위 사람들을 이용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으로 꿈을 이루려는 마음을 가져야 성공의 바탕이 된다. 타고난 재능을 살려 선택과 집중으로 한 분야를 파고들면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하지만 싫증을 자주 내 계획했던 일들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계속 밀고 나가지 않고 또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
일주는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역할을 가지고서 전체 속에서 자기의 가치를 발휘해 나간다. 이들은 쉼 없이 내밀한 존재 속으로 파고듦으로써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지에 도화를 가지면 나체 도화라고도 한다. 남녀 공히 유흥이나 오락 같은 여가문화에 관심이 많다.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면 주색이나 쾌락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하지만 도화살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모으는 힘이 있어 인기의 별도 된다. 장점으로 승화시킨다면 자신의 매력을 표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논리를 내세워 부분이 전체를 연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시각일 수도 있다. 사주에 내재된 좌표들은 분리가 아닌 상호 연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사주 분석은 부분과 전체를 통합적으로 관찰해야 존재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기체적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개체와 전체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체계가 필요하다. 일주는 단순구조지만 사주팔자는 복합구조가 되므로 이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다채로운 내용들을 해석해 낼 수 있다.
'여유당 다래헌 > 일주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을해(乙亥)일주의 분석 (0) | 2017.06.04 |
---|---|
갑술(甲戌)일주의 분석 (0) | 2017.05.29 |
임신(壬申)일주의 특성 (0) | 2017.05.15 |
신미(辛未)일주의 분석 (0) | 2017.05.08 |
경오(庚午)일주의 특성 (0) | 2017.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