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인생학/아름다운 시

월하독작(月下獨酌)

청화거사 2012. 5. 8. 09:48

月下獨酌

花間 一壺酒     꽃 사이에 술 한병 놓아두고
獨酌無相親      아무도 없이 홀로 술을 따른다

擧杯邀明月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부르고
對影成三人     그림자를 마주보니 세 사람이 된다

月旣不解飮      달은 원래 음주를 모르고
影徒隨我身      그림자는 그저 내 몸짓만을 따라할 뿐이다

暫伴月將影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와 짝이 되어서
行樂須乃春      모름지기 이 봄을 즐겨야하리

我歌月徘徊      내가 노래를 부르면 달은 제자리를 맴돌고
我舞影零亂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어지러이 일렁인다

醒時同交歡      술 취하기 전엔 함께 기쁨을 나누지만
醉後各分散      술 취한 뒤엔 각기 헤어져 흩어지기에

永結無情遊      정 없는 교유를 길이 맺고자
相期邈雲漢      저 높은 은하수에서 만나길 약속한다



<通釋>
나는 꽃 사이에 술 한병을 두고, 홀로 술을 따르고 또 혼자 마신다.

곁에 사람이 없으니, 잔을 들어 달을 초대하고, 달빛에 비친 내 그림자와 마주하였다.

모두 세어보니 세사람, 달은 음주의 흥취를 모르고 그림자는 나를 움직일 뿐이지만,

비록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와 어울려 이 봄철을 즐겨야 하리라.

내가 노래를 부르면 달은 길을 멈추고 내 위에서 배회하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는 나를 따라 바닥에서 이리저리 요동친다.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나와 달과 그림자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술에 취하고 나면 나와 그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세상의 속된 정을 초월한 우정을 그들과 영원히 맺고 싶어,

저 높은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길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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