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체용론

을목(乙木) 일간이 계수(癸水)를 만나면

청화거사 2020. 3. 8. 21:13

을목(乙木) 일간이 계수(癸水)를 만나면

 

사주는 자연과학이다. 우주만물의 자연현상을 사주팔자라는 글자 안에 우주에너지를 압축시켜 놓은 것과 같다.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육십갑자로 나타낸 것이 사주팔자의 기본 자료이다. 태어난 시점의 정기에 의하여 사주팔자의 기운을 부여받고 다시 연월일시를 60의 주기로 순환하는 4개의 육십갑자의 기운을 받으면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생 궤적이 정해져 살아간다. 사람은 음양오행의 강약이나 에너지의 많고 적음의 질량편차에 따라 삶의 궤도가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사주팔자는 음양오행에서 분류된 천간과 지지에서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각각 한 글자씩 만나 짝을 이룬다. 계수는 계유(癸酉), 계미(癸未), 계사(癸巳), 계묘(癸卯), 계축(癸丑), 계해(癸亥)와 조합을 이루게 된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유(癸酉)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편관이 된다. 을목이 살지(殺地)인 유()를 만나 뿌리에 쇠를 묻고 있는 것과 같다. 신약한 명은 관재구설과 송사 등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직장인은 업무과다로 스트레스를 받아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관살이 혼잡되었다면 금극목(金剋木)으로 붉은 계수나무의 꽃이 제대로 열매를 맺지도 못하고 쪼개지고 부서져 버린다.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낸다는 암시이다. 목의 기운이 간과 담의 기능과 연결되기 때문에 신경과민, 불면증, 우울증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금 기운이 강해지면서 폐와 대장에도 이상이 온다.

 

계유(癸酉)년은 지지에서 천간을 생조하는 관계로 편인이 강해진다. 승진이나 결재권이 올라가는 시기이다. 간지 자체가 관인상생으로 청한 사주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합격의 감격을 누릴 수 있다. 자격증을 따는데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어 유리하다. 사전에 준비만 되었다면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된다. 선출직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은 당선 가능성이 높아 최대의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부동산 거래를 원한다면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경매나 공매에도 관심이 간다.

 

() 장간에 경()이 내장되어 있다. 육친으로 편관과 정관이다. 관성이 강력한 경우 일간이 강하지 않으면 극을 받아 나의 자유는 속박을 받는다. 여자 사주는 관살혼잡으로 새 서방을 달고 다니는 모양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면 남편에게 괜한 오해나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신약한 명은 힘들게 하는 남자를 만난다는 암시다. 방어능력이 약해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벗어나지도 못한다. 미혼 여성은 을경(乙庚) 합으로 정관을 끌어당겨 결혼을 하게 되거나 주부는 상대방의 구애로 외정이 생겨 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그것도 금수(金水) 기운이 신장 방광기능을 활성화시키므로 중화를 갖춘 사주는 성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미(癸未)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편재가 된다. 편인은 편재에게 다스림을 받고 깨진다. 그 까닭에 학생은 정신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해도 이성이나 돈에 관심이 먼저 간다. 여학생과 만나 교재를 하거나 오락에 빠져 타락할 염려가 있다. 사춘기로 부모 속깨나 썩일 수 있다. 공직자는 부정청탁이나 음성적인 금전 수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혼남은 외도의 불안한 조짐이 생긴다. 만약에 명식에 묘()가 있으면 비견으로 변해 바람을 피우다 공갈협박을 당하거나 강제로 돈을 빼앗길 수도 있다. 미토 안에 숨어 있는 을목이 가세하므로 경쟁자로부터 공격까지 받는다. 이것이 단초가 되어 부부간에 갈등의 씨앗이 된다고 유추할 수 있다.

 

신왕한 명에 편재가 왕 하면 사업가로 성공할 확률이 높은데 편재를 만나 의외의 횡재수가 있다. 식신과 편재가 좋은 운으로 작용할 때는 긍정적인 신호가 온다. 사업가는 이권이나 영업이 활성화돼 재산증식을 도모할 수 있다. 사업도 운 때가 맞아야 성공하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해도 사업가적 기질은 필수조건이고 운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자신을 알고 도전해야 한다. 신약한 명은 돈 욕심을 내다 증권, 경마, 도박 등으로 재산을 탕진할 수 있다. 투기나 여색에 빠지면 재수가 막혀 하는 일마다 무위로 돌아간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사(癸巳)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상관이다. 편인이라는 예술의 신과 상관의 천의 얼굴이 조합을 이루는 한 해이다. 학자, 문학, 기술 분야, 종교인, 예체능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다. 상관은 재성을 생하는 성질과 정관을 깨뜨리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식상과 재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살맛나는 시기이다. 상관이 십이운성으로 목욕(沐浴)에 임하여 신왕하면서 재성이 왕 하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창업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편인과 상관의 상호작용으로 점포를 계약할 수도 있다. 여명은 편인이 관살을 도기(盜氣)하고 상관이 정관을 때리므로 연분이 두터운 부부라도 사소한 문제로 신뢰에 균열이 간다.

 

상관이 정관을 파괴하므로 공직자는 바른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직장에 다닌 사람은 구조조정에 휘말리거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퇴사할 수도 있다. 타인의 청탁을 처리하다 온갖 구설에 휩싸이고 곤욕을 치를 수 있다. 남녀 불문하고 관재구설을 조심해야 하는 때이다. 특히 식상의 기운이 강한 신약한 명은 나락의 늪으로 빠져든다. 학생은 성적이 떨어지고 타락하는 경우가 생긴다. 마음속으로는 공부에 집중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아 엄마의 속을 태우다 반항까지 하게 된다. 다만 천간에 있는 편인이 상관의 기운을 억제시켜 그마나 다행이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묘(癸卯)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비견이다. 편인은 비겁을 생하고 세력을 준다. 일간의 기세가 강해져 자신감이 팽배해지는 시기이다. 비견은 형제, 동료, 동업자, 경쟁자를 의미한다. 남명은 처를 극하는 육친이고 여명은 내조를 저해하는 신이다. 여성은 비견이 많으면 고집이 세며 남편에 대한 애정이 약한 사람들이 많다. 형제와 동료 등으로 인하여 성가신 일이 생긴다. 재물을 놓고 서로 차지하려고 다툼이 발생한다. 경쟁자의 출현으로 이익이 떨어진다. 금슬 좋은 부부도 마음이 흔들리는 시기이다. 구설과 다툼이 자주 발생하여 최악의 경우는 이별할 우려가 있다. 부친과 의견을 달리하며 신변에 이변이 일어나기 쉽다. 비견을 기뻐하는 명식과 꺼리는 명식에 의하여 길흉 판단에 차이가 생기므로 두 명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견은 식상에게 힘을 보태준다. 식신생재 사주라면 창업을 꿈꾸는 시기이다. 비견 운에는 일정부분 금전손실이 생기거나 인간관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편인 운을 만나면 신강과 신약에 따라 결과와 내용이 서로 다르나 대개 가까운 사람 등으로 인하여 피곤한 일이 생기고 정신적으로 번민하는 때이다. 이런 와중에도 신약한 명은 의외로 윗사람의 도움을 받아 즐거움이 있다. 획일적으로 흉운이 왔다고는 볼 수 없다. 비겁은 일간과 같은 기운으로 신약한 명은 형제나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희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왕한 명은 유달리 비겁이나 편인 운에 파산하거나 자금 압박을 심하게 받는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축(癸丑)을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편재가 된다. 을목에게는 축토가 재살지(財殺地)가 되고 춥고 얼어붙어 있어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여명은 축토에 뿌리를 둔 관살이 관고(官庫)가 된다. 남편의 신상에 이상이 오고 하는 일들이 답답해진다. 남자는 자식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 수 있다. 몹시 추운 한겨울에 있으므로 수 기운으로 치우쳐 중화를 잃어버린 사주는 깜깜한 암흑 속으로 빠져든다.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따뜻한 기운이 들어와 음지에서 양지로 바꿔줘야 한다. 사주의 각 육친들은 안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힘에 의해(강한 육친) 분해되고 바스러지고 무참히 깨진다. 그래서 중화가 중요하다.

 

축토 안에 계신기(癸辛己)라는 하늘의 기운이 숨어 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입자들로 구성되어 상호보완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룬다. 재관인(財官印)이 만나 네트워크를 이루어 창업을 도모하지만 축토 편재가 십이운성으로 쇠지(衰地)에 들어가 기운이 쇠락해져 가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기존에 사업하고 있는 사람은 확장보다는 지키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편재에 이끌려 섣불리 도전하면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게 된다. 남명에서 편재는 부인 외 여자로 본다. 바람을 피우다 축토 안에 편관이 내장되어 자식까지 잉태시킬 수 있다. 계수 편인의 영향으로 한시적으로 즐기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고도 한다. 대체적으로 을목 일간이 신약하면 우유부단하고 무른 성품들이 많아 잔소리도 많이 하고 마음에 상처 주는 말을 하여 부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처 주는 행위가 얼마나 나쁜지도 모르고 상처 입을 사람의 기분 따위는 고려하지도 않아 아들처럼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을목(乙木) 일간이 계해(癸亥)를 만나면 십신으로 편인과 정인이 된다. 신약한 사주는 생을 받아 좋아진다. 화다목약(火多木弱)일 때는 열기를 제거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되어 아주 좋다. 수 기운이 강한 사주는 엄마나 문서 때문에 흉하게 작용한다. 건강도 잃게 된다. 인체의 어떤 장부나 그 장부와 관련되는 기관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은 그 장부에 해당하는 오행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에서 수 기운은 뼈 속의 골수를 생성시키는데 이러한 작용이 신장과 방광에서 이루어진다. 신부전증, 방광염, 중이염, 요통, 골다공증, 허리나 생식기 등에 문제가 온다. 여기에다가 장부의 기운이란 상생상극의 영향을 받으므로 수의 기운이 너무 강하면 수극화(水剋火)로 심장과 소장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 심혈관 질환을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편인 운에는 정신적으로 심경에 변화가 생겨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하여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목 기운에 문제가 있으면 쓸데없는 공상과 공포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신약한 명은 상사나 윗사람의 도움을 받아 즐거움을 누리는 일이 종종 있다. 직장인은 변동이나 이동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업무상 과실로 질책을 받을 수 있다. 사업가는 영업부진을 겪거나 종업원의 횡령으로 손실을 당하여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편인은 효신으로 밥그릇을 빼기거나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여명은 식상을 옥죄므로 자녀 때문에 걱정할 일들이 생긴다. 대운까지 편인 운이면 마음고생이 상당하다. 학생은 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은 천간과 지지가 인수로 절호의 찬스이다. 해수 안에 무갑임(戊甲壬)이 내재되어 천간의 계수와 무토가 만나 합을 이뤄 아파트나 부동산 매매를 원하는 사람은 거래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다만 갑목 겁재가 방해꾼으로 작용한다. 해수의 역마성과 인수가 맞물려 집을 구입해 이사도 많이 간다.

 

사주명리는 미래에 일어날 길흉에 대한 판단과 예측을 통해 그 사람에게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상담해주는 학문이다. 현대사회에서는 하나의 사회문화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상당수 사람들은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결정을 할 때 자문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실용적인 학문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방법은 을목 일간이 계수와 조합을 이루는 간지를 만났을 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육친만 가지고 단순하게 파악한 것이다. 실증적 분석결과에 대한 바람직한 사주해석의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사주팔자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위험요인을 줄이고 변화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