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丁丑) 일주의 특성 분석
병화는 만물을 키우고 성장시키는 에너지로 발산하는 빛에 가깝다면 정화는 음기를 약간 흡수하여 내면화한 불로서 만물을 태우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축토는 얼어 있는 땅으로 체감으로 느끼는 가장 추운 시기이다.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하여 인월(寅月)에 싹을 틔우게 될 씨앗을 숙성하는 토이다. 정축 일주는 뜨거운 열기와 습한 냉기의 결합으로 조화롭지 못하지만 대낮에 열심히 일하는 소의 형상을 떠오르게 한다. 꽁꽁 언 땅을 곡괭이로 파헤쳐 거름을 듬뿍 줘야 알찬수확을 거둘 수 있다.
지장간의 계신기(癸辛己)가 의미하듯이 단단하게(辛金) 얼어붙은 물이(癸水) 잔뜩 농축(己土)되어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 일주에 있는 오행들은 서로 간에 의존적이면서 상보적인 관계로 음양과 오행은 하나의 감응 체계 속에 연계되어 있다. 일간에 대입하면 식재관(食財官)의 구조이다. 3편(偏)을 가진 유일한 일주로 창의적인 영감을 지니고 있다. 따뜻한 봄기운을 기다리는 처지이지만 편관, 편재, 식신이 있어 기본적인 의식주는 해결된다. 소처럼 열심히 쟁기질하고 일구면 먹고사는 데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주이다.
정축 일주는 섣달 긴긴밤을 고뇌하며 자신을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형상이다. 일주의 욕구가 1차적으로 표현되는 곳이 식신이다. 정화가 반대의 성질인 한냉한 축토를 통해 자신의 기운을 배출하려고 한다. 식신은 에너지를 빼주면서 유통시키는데 따스한 정화에 비해 축토는 얼어붙어 있어 자연스럽게 배설이 안 된다. 음양 차착으로 이성으로부터 관심을 끌어 자칫 잘못하면 깊숙이 빠져들 수 있다. 성적인 쾌락을 억제해야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고 부부간에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정축 일주는 평상시에는 화롯불처럼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폭발하여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여 흥분하기 쉬운 성격으로 백호살의 작용력이 더해져 다혈질적으로 변할 수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이 중요하다. 자신이 모든 일처리를 해야 직성이 풀리지만 물 위에 떠 있는 등불로 심지가 약해 추진력이 약하다. 결단력까지 부족해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한 결점을 안고 있다. 적극적인 사고로 변해야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정축 일주는 지장간에 편재가 있어 내면 깊숙이 재물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화개를 감안하면 돈을 펑펑 쓰는 스타일보다 구두쇠로 인색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는 아낌없이 쓴다. 재물 그릇은 크지 않지만 식신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만들고 편재의 시장을 통해 판매하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된다. 다만 에너지가 약한 일주라 창업하는데 이리 제고 저리 제다 보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사업을 하더라도 지구력과 인내심이 부족해 쉽게 포기하는 성격을 고쳐야 한다.
여명에서 편관은 남편이다. 부득이 정관이 없다면 계수를 남편으로 맞이해야 한다. 십이운성으로 축토는 묘지이다. 무덤으로 들어가는 격이라 이혼이나 사별을 암시하고 있다. 배우자 선택이 나름 까다롭지만 입묘의 해로움을 실감하게 된다. 뜨거운 사랑을 하더라도 유효기간이 짧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싫증을 빨리 낸다. 밖에서는 남들에게 점잖고 매너 좋은 사람이지만 집에서는 괴팍한 성질로 변해 가슴을 후벼 파는 말로 상처를 준다. 급하고 여린 성격 탓이다. 경험에 의하면 부성 입묘(夫星入墓)가 되면 재물이나 남편의 건강 중 하나가 빠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일지가 식신으로 여명은 배우자를 내치는 성향이 있다. 지장간의 계수는 남편이고 기토는 자녀이다. 축토가 계수를 극으로 옥죄이려 하지만 신금이 에너지를 소통시켜주므로 직접적으로 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편관이 식신 안에 있어 바람직한 구조는 아니다. 여명은 식신을 자녀로 보고 남명은 계수를 아들로 본다. 식신과 편관이 입묘 현상으로 육친의 관계가 조화롭지 못한 결점을 안고 있다. 자녀 탓하지 말고 내 탓으로 돌려야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여명은 형충운을 만나 툭 건드리면 충돌로 인해 자식과 갈등을 겪거나 근심 걱정이 생긴다.
배우자가 거주하는 공간에 식신 장모가 있어 보살펴드리거나 모시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정화가 축토에게 에너지를 빼앗겨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상태이다. 장모와 사위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명에서 신금은 편재로 여자이다. 주도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인해 기가 센 마누라에게 의사결정권을 넘겨줘야 한다. 더구나 음양의 짝도 맞지 않아 오순도순 살기에는 애초부터 무리다.
재생관(財生官)으로 직장생활도 가능하다. 편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성공을 거두려면 일간에게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인성과 비겁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줄 때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도 하고 통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사회에 들어가도 통솔력이 부족해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타고난 기질을 살려 자신에게 맞는 리더십으로 조직에 스며들어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은 일주로 범위를 한정하여 개략적으로 특성을 살펴본 것이다. 사주 분석은 일간을 중심으로 다른 간지와 대입하여 운명의 패턴을 추론해 낸다. 일주만 가지고 간명하는 것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예측방법이 아니다. 원국과 대운 간의 상관관계를 보고 다차원적으로 운명의 설계도를 해독해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실용적인 학문으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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