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인생학/아름다운 시

佳人(미인)

청화거사 2012. 5. 19. 16:56

佳人(미인) 


                                               杜甫


絶代有佳人        절대 가인이 있어
幽居在空谷          빈 계곡에 숨어 사네.

自云良家子        스스로 말하길 양가집 자식으로
零落依草木        영락해 수풀에서 지낸답니다.

關中昔喪亂        지난 번 관중에 난리가 있을 때
兄弟遭殺戮        형제들은 죽임을 당했어요.

官高何足論        관직이 높을수록 무슨 소용이 있어요.
不得收骨肉        골육조차 거두지 못했는걸요.

世情惡衰歇        세상 인정이란 몰락한 거 싫어하고
萬事隨轉燭        세상 일이 바람 따라 촛불 흔들리듯 하지요.

夫婿輕薄兒        남편은 경박한 사람이었고
新人美如玉        새 여자는 옥 같이 아름다웠지요.

合昏 尙知時       합혼화도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        원앙도 혼자 자기 않건만

但見新人笑        새 여자의 웃음만 보고 있으니
那聞舊人哭        옛 사람의 울음 어떻게 듣겠어요.

在山泉水濁        산에 있어야 샘물이 맑은 법이지
出山泉水濁        산에 나가면 샘물은 탁해진다네.

侍婢賣珠廻        여종이 구슬 팔아 돌아오고
牽蘿補茅屋        덩굴 가져와 집을 수리해 산다.

摘花不揷髮        꽃 꺾어 머리에 꽂지 않고
釆柏動盈掬        측백잎 따 언제나 두 손 가득할 뿐

天寒翠袖薄        날 추워져 푸른 옷 얇은데
日暮倚修竹        저물녘에 긴 대나무에 기대어 있네




<通譯>

그대는 절세미인인데 산골짜기 속에 숨어 산다. 그대는 말한다.
저는 양가집 여자인데, 불행을 만나 신세가 영락해 다만 수풀 속에 몸을 맡기고 있어요.

지난 번 관중 일대가 병난을 만나, 제 형제들이 모두 피살당했으니 벼슬이 높은 집안이라 한들 또 어찌할 수 있겠어요.

변고를 만나 골육조차 수습해 묻을 방도가 없었지요.

인정이란 대체로 쇠퇴해 무너지는 것을 싫어하고, 세상사 변화가 많은 것은 바람 따라 흔들리는 촛불과 같아요.

제 집안의 경박한 남편은 또 새 여자를 데려와 저를 버렸답니다.

합환화도 저녁이 되면 꽃잎을 움츠려 합칠 줄 알고 원앙도 짝을 이루면 혼자 자지 않는데 남편은 새 여자가 웃고 기뻐하는 걸 보고만 있으니 어떻게 제가 울고 있는 것을 듣겠어요?
샘물은 산에 있어야 맑지 산을 나가면 혼탁해져 버리니, 생활을 위해서 여종은 주옥을 저당 잡히고 간혹 초가집이 무너지면 푸른 넝쿨을 가져와 고친다.
그대 다시는 꽃 꺾어 머리에 꽂지 못하고 항상 측백나무 이파리만 가득 따온다.

날이 추워 푸른 옷을 홑겹이라 얇을 텐데 해지는 황혼녘 긴 대나무에 기대어 있으니 그대의 곧고 굳은 절개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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