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乙巳) 일주의 해석
을목은 초목이다. 봄에는 만물이 껍데기를 벗고 스스로 비집고 나오는 것이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넝쿨이요 들판의 잡초로 생명력이 강하면서 끈기가 있다. 갑목에 비하면 옆으로 자라나는 성질로 유연하면서 부드럽다. 화는 밝고 빛나며 위로 상승하고 확산하려고 한다. 화의 속성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려고 하여 타인의 관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을사 일주는 봄과 여름의 조합으로 여린 나무가 발도 없이 누비는 뱀을 만난 모양이다.
사주팔자는 간지를 통하여 표현한다. 간지는 더 이상 하나의 글자가 아니다. 천지자연과 인간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포용하는 우주적 위상을 가진 부호인 것이다. 지지는 하나의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2~3개의 에너지가 겹쳐져 있다. 사화 안에는 하늘의 기운인 무경병(戊庚丙)이 암장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성질을 가진다. 십신으로 보면 무토는 정재, 경금은 정관, 병화는 상관을 의미한다. 일주는 사주의 핵심이자 본체이다. 한 사람의 인생 항로를 전망하는 데 보다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일주라는 공간에는 많은 정보들이 함축되어 있다. 더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을 추론할 수 있도록 논거를 제공해준다.
여명은 배우자 궁에 상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정관인 남편을 옥죄여 힘들게 하는 양상이다. 갈등구조로 불리한 조건이다. 신살로는 고란살에 해당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남편이 2% 부족하거나 병약하여 이혼이나 생사 이별이 따를 수 있다. 혼자 힘으로 생활을 이어가게 되는 고독한 팔자가 되기 쉽다. 그만큼 부부 사이가 불안하다는 징조다. 결혼은 되도록 늦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일찍 한다면 재혼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을 개운하려면 남자가 많이 근무하는 곳이나 남자들을 상대하는 직업에 종사하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사중의 경금이 정관이다. 다른 간지에 정관이 드러나 있다면 은밀하게 숨겨놓은 애인이 될 수 있다. 십이운성으로 장생지면서 욕지에 빠져 있는 상관 속의 정관이다. 남자 덕이 없다는 시그널이다. 사교성이 뛰어난 연하애인을 만날 확률이 있다. 일간이 을경(乙庚) 합으로 끌어당기므로 은밀하게 사랑하고 싶은 욕구가 물밀 듯이 일어난다. 일지가 상관 목욕(沐浴)에 역마로 분주하게 활동하면서 유흥문화를 즐기다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불같이 타오르지만 상관이 극으로 쪼그라들게 해 쉽게 꺼져버리는 단점을 안고 있다. 그것도 말로 피곤하게 하여 질리게 하는 스타일이다. 사중의 경금이 무토 정재를 설기하므로 화려한 말솜씨에 속아 돈까지 빼앗길 수 있다.
을사 일주는 식재관이 함께 있어 일찍부터 연애운이 온다. 달콤한 사랑에 쉽게 빠져드는 유형으로 자칫하면 돈의 유혹에 속아 넘어가는 공산이 크다. 게다가 정재가 욕지에 들어가 낭비가 심하고 돈이 잘 모이지 않고 흩어져 버린다. 일간과 경금이 합으로 견인하여 정관의 특성이 잘 나타난다. 그것도 자식인 상관 안에 정관이 장생으로 세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만남이 빠르다는 신호이다. 나체 도화로 애정표현을 잘해 혼전임신을 할 확률이 높다. 여명에서 상관은 자녀가 된다. 배우자 궁에 앉아 있어 출산 후부터는 자녀에게 애정이 더 가고 남편과는 심리적으로 멀어진다. 이혼을 하더라도 강한 모성애로 자녀를 키워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남명에서 정재는 부인이다. 다른 간지에 정재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부인으로 맞이해야 한다. 을목이 무토에게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데 척박한 땅이다. 그것도 사화 안에 있어 뜨거운 기운으로 나무가 자랄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런 까닭에 무토를 좋아하지 않아 정재의 성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만큼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수 기운으로 열기를 식혀 기름진 땅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부실한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사주가 조열 되어 일그러졌다면 국제결혼도 가능하다. 남명에서 정관은 자녀가 된다. 상관 안에 정재와 정관이 공존하고 있다. 정재를 애인으로 본다면 바람을 피우다 남몰래 자식을 숨겨 놓고 만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을사 일주는 목화 통명이면서 상관으로 두뇌회전이 빠르면서 재주가 많다. 학문과 직업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관귀학관(官貴學官)에다 금여(金與)의 영향이 더해져 살아가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주 구조가 조화롭다면 학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풀밭의 뱀을 보아 양기가 넘쳐 욱하는 성질이 있다. 결단력과 추진력이 부족해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결점을 안고 있다. 승부근성을 길러야 한다. 상관이 정관을 힘들게 하므로 직업 변동이 많음을 예고한다.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하극상 기질로 자신을 절제하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못한다.
을목의 화초가 사화의 햇빛을 받으니 가꾸고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 사교적이면서 대인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상관은 대부분 자유 분망하면서 제멋대로 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단점은 변덕이 심하고 쉽게 싫증을 느껴 꾸준하게 밀고 나가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지장간에 상관과 정관이 같이 있으면 서로 싸워 일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약해 보여도 타인의 조언을 구속받는 것으로 생각해 무척이나 싫어한다. 상관이 을목의 기운을 빼앗아 상관의 기질이 강하게 발동하므로 꾸준히 밀고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끈기를 가지고 선택과 집중으로 한 우물만 판다면 남다른 재능을 타고나 성공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주팔자 중에 오직 일주만을 중심으로 해서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본 것이다. 나 자신의 인생 항로를 찾기 위한 항해술을 익힐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주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주팔자의 심오한 진리 세계를 살피려면 이론을 먼저 습득하고 임상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체험을 해야 자기에게 맞는 학문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남에게 의지하는 허깨비 인생을 사는 것과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주만으로 한계가 있다. 사주팔자를 보고 정밀하게 짜인 프로그램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한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며 평온한 삶을 영위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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