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당 다래헌/일주론

갑진(甲辰) 일주의 특성

청화거사 2017. 12. 26. 12:06

갑진(甲辰) 일주의 특성

 

목은 자연의 대표 생명 원소로서 산소에 해당한다. 자연계를 대표하는 식물이므로 목이 있는 곳에 모든 생명체가 살고 있다. 나무가 살지 못하는 곳에는 동물도 생존할 수 없다. 토는 질소에 해당한다. 만물을 소생시키고 새 생명의 싹을 틔워서 길러내고 육성 보호한다. 진토 안에는 을목과 계수가 있어 풀이 있는 습한 늪지의 형상이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토이다. 갑진 일주는 양간으로 조합된 청룡 백호의 상이다. 갑목이 좋아하는 흙을 보고 있으니 뿌리를 튼튼하게 내릴 수 있어 편재의 기질이 강하게 나타난다.

 

사주는 삼라만상의 자연현상을 오행이라는 글자와 연결고리로 압축시켜 놓은 집합체이다. 다양한 정보를 풀 수 있는 암호로서 진토 안에는 을계무(乙癸戊)가 들어있다. 일간에 대비하면 을목은 겁재, 계수는 정인, 무토는 편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지장간의 제한된 영역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지만 내부적으로 음양의 짝을 찾아 은밀하게 움직인다. 인간사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나 내면을 알아보는데 유용한 도구로서 마음속의 생각, 욕망, 감정 등을 추론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준다.

 

갑진 일주는 편재가 관대(冠帶)로 재물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돈 버는 재주도 뛰어나다. 을목은 갑목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자양분을 제공해주는 계수는 반기므로 정인의 성정이 더 크게 나타난다. 진술축미의 고장지(庫藏地)를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돈이 들어오면 어지간해서는 쉽게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진토는 변화를 상징하는 용처럼 변화무쌍한 시기이다. 운명의 변곡점으로서 이변 현상의 전조나 조짐이 일어난다. 재물을 모으는 재주는 비상하지만 솟구쳐 오르려는 나무와 용의 기질로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가 실수로 좌절을 맛볼 수 있다.

 

갑진은 봄으로 만물이 생장하는 시기이다. 갑목이 을목과 계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구조로 결속력이 강해 마음먹은 대로 일이 잘 진행된다. 대체로 재물복이나 건강이 양호한 편에 속한다. 비겁의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기회를 잡으려는 들썩임으로 가득해야 자신의 뜻을 이룰 수 있다. 사주 구조가 잘 짜여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편재의 속성으로 투기성 사업에 관심이 많아 인생을 한방에 역전시키려고 한다. 지장간의 편재와 정인이 합으로 식상을 생성시켜 지속적인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자연의 일정한 주기성에 의해 진토가 수시로 변화를 일으켜 모순이나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갑진 일주는 편재가 자극하므로 사교적이면서 배포가 크고 공간 활용능력이 뛰어나다. 갑목의 어진 성품으로 좋은 일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편이다. 정인이 있어 더불어 함께하는 나눔과 베풂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계수는 정인으로 엄마를 의미한다. 양지에 임하여 타인에게 자상하면서 봉사정신을 지니고 있다. 코드가 잘 맞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백호에 놓여 모친이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정인은 학문성을 말한다. 무계(戊癸)합으로 견인하여 식상을 생성시키려고 한다. 공부를 해도 학문적 성취보다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에 흥미를 더 느낀다.

 

갑진 일주는 계수와 을목에 의지하면서도 자기 뿌리 역할을 하는 진토를 극하므로 남명은 은근히 부친과 처를 무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남명에서 진토는 처가 된다. 부득이하게 진토 편재를 부인으로 맞이한다면 살가운 사이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자신에게 생명수 역할을 해 부부 사이는 나쁘지 않다. 지장간의 무토가 을목 정관을 보고 있다. 뭇 남성을 남모르게 그리워해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다는 조짐이다. 여명은 갑목이 무토를 극으로 옥죄어 쪼그라들게 해 시부모와 시댁 식구를 얕잡아 보는 습성이 있다. 시어머니와 갈등의 원인이 된다. 사주에 편재가 많으면 시어머니를 많이 모신다는 뜻으로 두 번 이상 시집을 가기도 한다. 일지가 백호로 배우자 궁이 화를 입을 수 있다는 암시도 된다.

 

지장간에 있는 을목은 겁재이다. 형제와 친구를 의미한다. 일간에게 반갑지 않지만 십이운성으로 관대로 승부욕이 남다르면서 투기성을 가지고 있다. 잠재적 경쟁자가 숨어 있다. 운이 좋을 때는 우호적인 관계지만 운이 나쁠 때는 금전관계로 인해 음해 모함을 당할 수 있다. 그만큼 무토 편재를 노리고 있다. 만약에 동업을 한다면 갑목이 절대로 손해 보지 않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공산이 크다. 을목 관대가 쇠궁에 놓여 힘들게 사는 형제로 인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 배우자 궁에서 겁재와 편재가 공생한다는 것은 마누라 몰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유흥문화에 빠져 마음고생을 시킬 수 있다는 시그널이다.

 

갑진 일주는 무토 편재가 계수 정인과 암합을 하고 있다. 임대사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여 재산을 증식시키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무토가 을목을 보면 정관이다. 경매나 공매, 주식투자에 관심이 쏠린다. 을목을 그리워하므로 건축, 목재, 의류, 교육, 장식, 인테리어, 출판사업을 할 공산이 크다. 진토의 영향으로 건설, 부동산, 농산물, 식품, 외식업, 숙박에 어울린다. 갑목이 진토 위에 앉아 있다. 쇠지(衰地)이다. 최정상의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는 시기로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으로 노련하다. 노쇠해져 가지만 잘 나갈 때 생각으로 앞으로 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 모른다. 거기에다 쓸데없는 고집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을 냉철히 되돌아봐야 한다.

 

갑진 일주는 정신과 물질이 조화를 이루는 가치를 지향해야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지나치게 편재의 속성을 따라 물질에 치우친다면 정신이 피폐해지고 재물의 노예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돈과 여자로 인하여 재난을 당하고 화를 입을 수 있다. 바람직한 건 옳은 일이면 가시밭길도 가고 옳지 않다면 황금 비단길도 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진토는 위로 솟구쳐 올라가느냐 아니면 추락하느냐 인생의 전환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그만큼 변동 폭이 심해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진토 안에 정인이 암장되어 조절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성찰의 단초를 제공해 주어 그나마 다행이다.

 

사주팔자는 인간으로 하여금 삼라만상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이 생기도록 음양오행이라는 유전자 속에 운명의 프로그램을 정밀하게 짜 놓았다.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보물 창고처럼 운명의 설계도를 정밀히 해독하는 것은 기쁨이자 생존의 유용한 도구가 된다. 이러한 성분들을 가지고 생극제화 원리와 여러 변수들을 조합하여 신비로운 비밀을 판독해 내야 한다. 그러나 사주팔자에 의한 운명의 시나리오는 사람에 따라서 그 발현 정도가 달라진다. 이처럼 복잡 미묘한 전생의 성적표를 분석해 내려며 일주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사주 전체를 보고 현생의 계획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힘겨운 인생길에 청량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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