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戊辰) 일주의 특성
음양과 오행이 더욱 세분화된 것이 하늘의 기운으로서 십간을 말한다. 무(戊)는 극히 무성해진 시기로 무(茂) 자를 의미하며 무(貿)의 뜻도 내포하고 있다. 즉 생장이 다하여 양이 음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성정은 그 기운이 단단하고 무거우며 목 ․ 화 ․ 금 ․ 수의 중앙에 위치하여 조화와 균형을 잡아주고 통제한다. 만물을 기르고 배양하며 지속적으로 뭉치려 하는 기운의 속성으로 포용력이 있다. 주체적이고 아량이 넓으며 신의를 중시하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이려는 고집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십이지지의 주기성은 자연의 한열 순환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완벽한 시스템이다. 그중에서 진월은 봄이 끝나는 달이다. 봄에서 여름으로의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해 지장간의 중기에 계수의 냉기가 존재하며 더워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다음에 오는 계절이 사오미(巳午未)로 불기운이다. 화는 발산하는 최종단계로 변화되지만 폭발과 같은 현상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꽃샘추위가 나타난다. 특히 십 년마다 돌아오는 대운에서 진토 운이 도래하면 인생의 변곡점으로서 많은 변화의 조짐들이 폭넓게 발생한다.
사주를 구성하고 있는 음양오행은 각자의 고유한 패턴을 가진다. 육친론은 음양오행의 상생상극의 원리를 기초로 하여 전개된 이론이다. 사주팔자의 주체인 일간을 중심으로 나머지 간지와 대조하여 생극의 관계를 헤아려 거기서 파생된 힘의 성격을 근거로 속성을 파악한다. 무진 일주는 하늘과 지상이 같은 비슷한 기운이지만 그 안에는 을목(乙木), 계수(癸水), 무토(戊土)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들은 일간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마음과 의식상태까지도 영향을 미치며 운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토 일간이 을목을 보면 정관이다. 남명에서 정관은 사랑하는 자녀이다. 계수가 을목 나무에게 자양분의 역할을 하므로 마음껏 자랄 수 있는 터전이 된다. 부모가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실망시키지 않은 자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여명에서 정관은 음양의 짝이 맞는 남편이다. 십이운성으로 을목의 남편이 진토를 보면 관대로 힘이 있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영양가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자랑하고 싶도록 명함이 좋은 사람은 아니나 가정에 충실하므로 실속이 있다. 내실은 없고 외형만 화려한 사람보다는 낫다는 뜻이다. 무토 일간이 계수를 보면 정재이다. 무계(戊癸) 합으로 끌어당겨 견인하고 있다. 남명에서는 정재를 부인을 보는데 경쟁자인 비견들에게 마누라를 빼앗길까 두려워 꽁꽁 숨겨놓은 형태이다. 하지만 십이운성으로 계수가 진토를 보면 양지(養地)에 해당한다. 잉태된 아기가 뱃속에서 점점 자라나는 형상으로 힘이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걸음 더 들어가 새로운 시각에서 보면 내면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반대로 계수가 일간의 무토를 보면 정관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비견들에게 둘러싸여 마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드물지만 이러한 경우가 가끔 있다. 진토 안에 있는 정재는 남의 여자로 볼 수 있다. 무토 일간이 남몰래 사랑하거나 홀로 된 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신호이다. 진토는 비견이다. 반대편에 있는 계수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강제적인 방법으로 재물을 분탕질한다. 형제인 비견들이 암암리에 돈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암시도 된다.
조직의 관점에서 이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을목인 정관과 계수인 정재의 조합으로 재생관(財生官)을 이루고 있다. 인수가 온다면 큰 조직사회는 아니지만 나름 건실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은 된다. 눈높이를 낮춰 번듯한 직장만 찾지 않는다면 내실 있는 회사는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유념해야 할 점은 정재의 속성으로 인해 알뜰살뜰 저축하면서 살아야지 주식이나 투기를 좋아하면 비견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어 이들이 패가망신으로 이끌게 된다.
이러한 분석은 일주를 토대로 보편성의 원리로 추론해가는 귀납적인 방법이다. 명리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다면 지극히 단순화시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였다. 간명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들은 배제하고 오직 육친과 십이운성 이론만 가지고 통변 하였다. 이것은 구체적이고 정밀한 부분들이 빠져있어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모순이나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고정관념과 전통 이론에 묶이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서 통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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