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丙寅) 일주의 분석
봄과 여름의 조합으로 생동감이 느껴진다. 일주가 양의 속성으로 힘이 있으면서 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병화가 인목의 도움으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한자는 그 글자마다 철학적 함의가 있는 뜻의 문자이다. 병(丙)은 자루나 손잡이를 의미하는 병(柄)으로 나무가 열매의 꼭지를 붙잡고 있음을 뜻한다. 글자를 해독하면 내(內)자 위에 일(一)을 가하여 만들어졌다. 가지(一)에 매달린 풋 열매(內)가 따뜻한 에너지를 흡수하여 생장함을 의미한다.
인(寅)은 씨앗이 터져 싹이 밖으로 옮겨져 나오는 것으로 양기가 자라 하늘 위로 올라가려는 형상이다. 글자로 보면 날카로워진 양기가 잠긴 문(門) 위로 나가려고 한다. 인목은 병화의 기가 새롭게 태어나는 곳이다. 장생지로 바쁘게 움직이고 왕래가 빈번한 곳이라고 하여 역마라고 한다. 인(寅)은 무서운 호랑이다. 안에 병화가 암장되어 있어 위로 힘차게 치솟는 성질을 지녔다. 사주 구조가 조화롭다면 권력의 집단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자연계의 기운은 변화에 의해 이루어지며 계절의 변화는 음기와 양기의 진퇴에 의해 생겨난다. 병화는 목이 있어야 기르는 공덕이 있다. 없으면 노력의 대가가 부족하다. 병화가 세력이 지나치면 음양의 조화가 급속히 무너져 수 기운이 반드시 필요하다. 계수는 조후를 이루나 병화를 해칠 우려가 있다. 임수를 만나고 갑목이 있으면 수화 기제(水火旣濟)를 이뤄 성공의 기폭제가 된다. 토가 많으면 기운을 빼앗기고 빛이 막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금이 많으면 상모(相侮) 현상이 일어나 자신을 극하는 병화를 오히려 깔보거나 능멸한다.
외형적인 모습의 사주에는 천간과 지지만 있다. 그러나 땅은 형질을 가지므로 지지 속에는 다양한 천간들이 들어 있다. 이때 지지 속에 감춰져 있는 천간을 지장간이라 한다. 병인 일주 속에는 무병갑(戊丙甲)이라는 오행이 복합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육친적으로 무토는 식신, 병화는 비견, 갑목은 편인으로 이들은 상호 대립하면서 상호 의존하는 관계이다. 특성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식신은 창의적으로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는 능력이다. 비견은 자립심과 추진력을 뜻한다. 편인은 전문화된 기술과 예체능 분야의 재능이 탁월하다. 하지만 구속받고 통제받는 것을 싫어한다. 정신세계의 직관력과 자유로운 영혼의 기질을 조화롭게 승화시킨다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병화는 태양처럼 우주만물을 따뜻하게 하여 생명력을 부여한다. 사방으로 훤히 밝혀주는 속성으로 밝은 성격을 지녀 성공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까닭에 화려함을 좋아하고 불같은 성질의 소유자가 많다. 지지에서 인목이 힘을 보태줘 신속한 상황판단능력을 갖추게 된다. 병화가 지지의 편인과 공생관계로 기본적인 학문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직업적으로는 전기, 전자, 광고, 기획, 법무, 세무, 의료, 조명과 관련된 일, 언론, 방송, 화공분야에 어울린다.
일주는 사주의 통합적 중심자이다. 특정한 패턴으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주재자의 역할을 한다. 병인 일주도 해마다 바퀴 돌듯이 돌아오는 세운에 의해 수많은 변화를 겪는다. 이런 맥락에서 육친의 관계로 한정하여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변화과정을 예측할 수 있다. 예컨대 해(亥)가 온다면 인해(寅亥) 합으로 편인과 편관의 만남이 이뤄진다. 조직사회와 인연을 맺는다. 취업이나 시험 준비생들에게는 희망의 징조이다. 하지만 공망으로 2% 마이너스 요인을 감수해야 한다. 여명에서 편관은 남자다. 일지 배우자궁에서 끌어당기므로 애인과 사랑이 싹터 긴밀한 관계가 된다. 남명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 출산 운이다.
자(子)가 도래하면 인목에게 자양분 역할을 한다. 편인과 정관이 조화롭게 화합하여 직장인은 승진이나 결재권이 올라간다. 취업이나 시험 준비생들에게는 합격통보의 소식이 온다. 여명에서 정관은 남자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 결혼운으로 작용한다. 축(丑)은 상관으로 대척점에 있는 정관을 피곤하게 한다. 직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잘릴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여명은 남편과 갈등의 조짐이 싹튼다. 사(巳)는 인사형(寅巳刑)으로 물러설 수 없는 강한 세력끼리 충돌을 일으켜 피해가 따른다. 사고나 건강의 적신호다. 비견으로 반대편에 있는 재성을 두들겨 패 금전 손질이 발생한다. 신강한 사주라면 인간관계 갈등을 겪는다. 신약 하면 자신감이 생겨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뭔가를 도모하려고 한다.
삼합은 오행의 기세가 변화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오(午)는 반합으로 편인과 겁재가 필요에 의해 뭉친다. 인(寅)의 고유한 성질이 일시적으로 오(午)로 변해 일간에게 힘을 보태준다. 불기운이 강해져 반대편에 있는 재성을 강하게 파괴시킨다. 에너지가 강한 사주라면 부부간에 싸움의 발단으로 작용한다. 미(未)는 상관이다. 나무가 힘차게 자랄 수 있도록 햇볕과 토양을 제공하지만 양적으로 치우친 사주라면 뜨거워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반대로 음적으로 치우쳤다면 조후적으로 반가운 글자이다. 그러나 정관을 위축시키므로 직장인은 각별히 몸조심해야 한다.
인(寅)이 신(申)을 만나면 외부에서 오는 세력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편인과 편재의 상반된 기운끼리 치열한 다툼으로 인해 금전손실이 따른다. 혹여 부동산이 안 팔려 고통을 겪고 있다면 매수자가 나타나 쉽게 팔린다. 남명에서 편재는 여자다. 이성적인 친구가 생겨 뜨거운 사랑을 한다. 사업가는 제품이 잘 팔려 히트를 치지만 문서를 건드리므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유(酉)는 정재이다. 남명은 천을귀인으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 한 해가 된다. 하지만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는 원진살로 내적 조화를 흐트러뜨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영업자는 기대 이상으로 매출이 올라 현금 융통성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술(戌)이 오면 합으로 끌어당겨 뭔가를 계획하려고 하지만 오(午)가 없어 마음만 있지 견인되지 않는다. 덧붙여 식신인 술토가 공망으로 자기의 역할을 하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일주 분석은 임상적 지식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개한 것이다. 일주라는 개별적인 존재에 대한 통찰로서 경험적 축적에서 얻은 결과이다. 명리학의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면 문제 해결 능력의 기초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객관성의 원칙을 전제로 하였다. 어쨌거나 일주를 대상으로 논리적으로 탐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유기체적으로 사주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주 간명에서 국소적 관점보다는 전체적 관점을 지향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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