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大人)이 되자
귀함으로는 벼슬하지 않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 없고,
부유함으로는 욕심 부리지 않는 것보다 더 부유한 것이 없다.
강함으로는 다투지 않는 것보다 더 강한 것이 없고,
현명함으로는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것이 없다.
貴莫貴於不爵。富莫富於不欲。强莫强於不爭。靈莫靈於不知。
귀막귀어부작。 부막부어불욕。 강막강어부쟁。 령막령어부지。
<해설>
토정(土亭) 이지함(李之菡, 1517~1578) 선생은 조선 중기의 관료 학자이지만, 세상에는 기인(奇人)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괴상한 행동과 예언, 술수에 대한 일화가 많이 전해지는데, 복서(卜筮)에 뛰어나다는 소문이 나서 운수를 보아 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아예 〈토정비결(土亭秘訣)〉이란 책까지 만들었다는군요. 최근까지도 우리 어르신들께서 연초가 되면 새해의 운세를 알아본다며 으레 뒤적이곤 하던 바로 그 토정비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위의 글도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벼슬하지 않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 없고, 욕심 부리지 않는 것보다 더 부유한 것이 없으며, 다투지 않는 것보다 더 강한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것이 없다니, 어찌 보면 허무한 말장난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무슨 심오한 진리가 들어 있는 선문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대인(大人)’ 혹은 ‘대인배’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간혹 봅니다. ‘대인’이란 말을 국어사전에서는,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 또는 큰일을 해내거나 위대한 사람.’으로 정의해 놓고 있군요. 위의 토정 선생 말씀에 따라 ‘대인’을 풀이하자면 세상의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상, 세상의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배포, 이해득실의 다툼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자리에 우뚝 설 수 있는 의연함, 세속적인 지식에 무지한 듯하면서도 세상의 이치와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과 현명함, 이러한 덕목들이 갖추어진 사람이야말로 ‘대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좁은 세상에서 작은 이익을 놓고 복닥거리며 싸우는 시시한 인생 말고,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권력에 휘둘리지도 않으며, 그 모든 것들을 훌쩍 뛰어넘어 여유롭게 내려다 볼 수 있는 자유인, 이런 ‘대인배적인’ 삶을 한번쯤 꿈꾸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물론 그것을 단번에 이루기야 어렵겠지만, 그런 사람이 한번 되어보자는 꿈을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대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인 비슷하게 될 수는 있지 않을까요? "나는 대인이다." 하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대인배처럼 한세상 살아보았으면 합니다. 자료 : 조경구(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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